[필경사 바틀비]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고립과 소외, 산업화된 일터의 본질과 계급투쟁, 노동운동, 형제애, 정신질환, 허무주의, 메시아론 등 다양한 논의에 사용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선, 낯설지만 강렬하면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자체가 주는 감동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 옳을 것이다.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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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중단편 가운데 단연 수작으로 꼽히는 『필경사 바틀비』. 멜빌은 당시 미국 금융경제의 중심에 있던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타협적인 화자(변호사)와 비타협적인 주인공(바틀비)을 대비시키고,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는 독특한 어구의 반복을 통해 이 짧은 글 안에 문학성과 사회성, 철학성을 폭넓게 담아냈다. 이 작품은 미국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교양서로도 널리 읽히고 있다. 또한 들뢰즈나 아감벤, 지젝, 네그리 같은 현대 철학자들은 바틀비의 소극적 저항과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을 실마리로 삼아 후기근대사회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길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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