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서 생활 탐구
[요즘 독서 생활 탐구] 푸더바, 마이너한 소재를 메이저하게 소개하기
비주류 서브컬처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큐레이션 매거진 푸더바의 운영자 신차일 서면 인터뷰.
글: 이참슬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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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서 생활 탐구

우리는 요즘 책을 통해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요? 온갖 종류의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변함없이 책을 읽고, 책을 통해 연결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유한 방식으로 독자를 만나고 있는 뉴스레터, SNS, 출판사와 서점, 북페어 운영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읽다보면 정신이 피폐해지는~' '책장에 있으면 도망치세요' 시리즈, 이외 각종 독서 밈으로 유명한 서브컬처 매거진 푸더바는 비주류 콘텐츠의 감수성을 재치 있게 풀어내며 힙스터들이 ‘남몰래’ 열광하는 채널로 발돋움했습니다. 시, 만화,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큐레이션 하면서 독보적인 세계관을 만들어 내고 있는 푸더바의 이야기를 서면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운영하는 계정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서브컬쳐 매거진 푸더바(@ptb_mag)를 운영 중인 신차일이라고 합니다. 

 

서브컬처 매거진이라는 콘셉트로 대표적인 대중 소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갖추었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비주류의 감수성과 취향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데는 무엇보다 구독자들과의 관계가 중요했을 것 같아요.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고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가뜩이나 마이너한 소재를 소개하는데, 똑똑한척 하면 저 같아도 보기 싫을 것 같거든요. 최대한 재수 없지 않게끔 친근한 방식으로, 말하자면 마이너한 소재를 메이저하게 표현하는데 가장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소재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진입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흰색 배경과 검은색 폰트, 다양한 밈들이 그러한 방식의 일환입니다.

 

푸더바에서는 소설, 시, 만화뿐만 아니라 패션, 음악, 트렌드 등 폭넓게 다뤄요. 차일 님 취향의 본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 본진은 사실 시입니다. 현재 국어국문학과를 재학 중이기도 하고, 시인이 꿈이기도 했거든요. 하하. 옛날에는 시 콘텐츠를 꽤 많이 올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 독보적인 어떤 분(?)이 계셔서 잘 안 올리고 있지만요. 참고로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김산 시인입니다!

 

사람들이 푸더바 채널에 호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친근함이 아닐까요? 중학교 발표 숙제 때 만들 것 같은 파워포인트 스타일 디자인이 너무 어이없으면서도 재밌잖아요. 흔히 요즘 말하는 대유쾌마운틴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팬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개인 디스코드가 하나 있는데 거기서 팬들과 통화하면서 게임하는 게 제 일상이거든요. 그렇게 친해진 덕분에 제가 어떤 행사를 열었을 때 고정적으로 와주는 고마운 팬들도 생겼고요.

 

푸더바 매거진 콘텐츠


최근에는 서울 리딩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 에세이 『푸싱 더 바운더리』 출간 등 보다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어요. 앞으로 푸더바 채널은 어떤 정체성과 목표를 가지고 꾸려갈 계획인가요?

실은 요즘에 좀 더 독자와 팔로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끔 채널 리뉴얼을 준비 중이에요. 기존의 매거진 느낌보단 친한 친구가 들려주는 서브컬쳐 느낌으로 생각 중입니다. 지금보다 외부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팬들과도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게끔 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 목표입니다. 제 행보를 기대해주십시오!

 

푸더바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2024년에 SBS 8시 뉴스에 출연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때 지하철 타면서 생방송으로 보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핸드폰 배터리가 다 돼서 못 볼 뻔했거든요. 다행히 옆에 있던 분 노트북을 빌려서 본방사수는 했습니다. 아직도 그 영상만 보면 그때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갓 스무 살을 벗어났던 나이라 아무 경험도 없었던지라, 벌벌 떨면서 인터뷰했던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그립네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텍스트힙' 열풍을 중심으로 독서에 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애서가이자 도서 분야 인플루언서로서 체감하는 독자들의 변화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작년에는 그저 읽는다는 행위에 만족했다면, 이번 해에는 활용하려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책을 가지고 놀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달까요. 한창 유행했던 ‘책꾸’나 제가 채널에 자주 올리는 ‘독서밈’ 같은 것도 그것이겠죠. 독서라는 취미가 좀 더 문화적인 흐름에 탑승한 느낌이라 아주 기분 좋은 요즘입니다.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온라인은 시공간적 제약이 없어 보다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가끔가다 “헉,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같은 깨달음을 주는 댓글도 종종 보이기도 하고요. 반면에 오프라인은 다양하진 않지만, 보다 깊은 생각을 나눌 수 있었어요. 이를테면 제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든지, 책을 읽고 느꼈던 개인의 경험들을 허울없이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취향의 책을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독자들을 직접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책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은 다른 경험과 무엇이 다른가요?

제가 게시물로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소개했는데, 그걸 보고 책을 구매한 팔로워분이 후기를 남겨주신 적이 있어요. 너무 좋게 잘 읽었다는 평이 가득했던 기억이 나요. 이건 정말 다른 차원의 뿌듯함인 것 같아요. 창작물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지만, 그 창작물을 소개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그 영향의 시작이잖아요? 그 생각이 더 좋은 책을 찾게 하고, 포스팅하게 하는 동력이 돼요. 맛있는 게 있으면 누군가에게 이걸 먹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런 생각이에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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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싱 더 바운더리

<푸더바(신차일)>

출판사 | 자크드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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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슬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