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는 흔히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역사로 꼽힌다. 그러나 실제 일상에서 조선 왕조의흐름을 꿰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선은 518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우리는 대개 영화나 드라마에 비치는 대표적인 사건이나 문화로 조선을 이해한다. 그러나 건국 초의 조선과 세조 때의 조선, 구한말의 조선이 모두 다른 만큼 조선의 역사는 단편적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조선시대는 다른 시기에 비해 현재 대한민국이 비추어볼 점이 많은 과거이기에 건국부터 망국까지의 역사를 한 흐름으로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는 조선 왕조 500년을 365개의 이야기로 한 권에 담은 책이다. 조선 27명의 왕을 골자로 빼놓을 수 없는 조선사 속 주요 사건과 핵심 인물, 나라를 뒤바꾼 제도는 물론 숨겨져 있던 이야기들과 흥미로운 설화들을 시간순으로 지루하지 않게 수록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이자 역사 기행문 작가로서도 행보를 넓히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365가지의 흥미로운 조선사를 읽다 보면 조선의 역사가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해되는 것은 물론, 피 튀기는 왕실의 이야기와 더불어 조선시대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대한민국 곳곳의 오랜 전설과 민중들의 이야기가 눈앞에 생생히 펼쳐질 것이다.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와,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이번 조선사 책을 내신 소감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작가 유정호입니다. 현재 역사 교사로서 교단에 있으면서 역사서를 출간하는 작가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처음 책을 낼 때만 해도 작가라는 말이 참 어색했는데, 4권의 책을 내다 보니 어느덧 이 말이 익숙해지네요. 지금은 교사라는 말만큼이나 작가라는 호칭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출간한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는 하루에 한 장씩 부담 없이 읽다 보면 조선 역사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는 책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 역사를 읽어볼 수 있으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물, 왕의 계보 등으로 365개의 다양한 조선사 속 주제를 다루었기에, 독자 여러분께서는 책장의 마지막을 덮는 순간 조선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독자 여러분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를 통해 독자분들께서 우리나라의 역사에 자부심을 느끼시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사라고 하면 고조선부터 현대사까지 시대별로 그 역사를 나눌 수 있을 텐데요, 그 중에서도 우리가 ‘조선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역사 5천 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왕조가 세워졌고, 또 사라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우리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고 있으면서 동시에 친숙한 왕조는 바로 ‘조선’일 것입니다. 조선은 시기적으로 현재와 제일 가깝기도 하지만,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훌륭한 기록물을 많이 남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요? 그 자료가 워낙 방대하게 남아 있다 보니 조선의 역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개괄적인 내용만으로는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왕과 관료들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미묘한 관계와 심리 등을 파악해야만 비로소 조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이토록 힘든 것이라면, 누군가 “굳이 조선을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은 “YES”입니다. 조선을 살아갔던 선조들의 삶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너무도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조선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해답지를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이의 말에서 “역사에도 유행이 있어 새로운 사건과 인물이 매번 새롭게 등장”한다고 하셨는데요. 요즘의 역사는 어떤 추세인지, 또 이 책에 수록된 조선의 역사 중에서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새롭게 주목받게 된 사건이나 인물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역사에도 유행이 있다는 말은 현재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똑같은 역사라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대표적으로 광해군에 대한 해석이 그렇습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광해군은 어머니를 내쫓고 형과 동생을 죽인 폭군이었습니다. 요즘 말로 ‘인간 쓰레기’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의 역사에서 광해군은 선조의 시기와 질투를 이겨낸, 백성을 위한 왕이 되었고, 청과 후금 사이에서 균형 있는 외교를 벌인 훌륭한 군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소통의 부재 문제와 함께 그가 진짜 백성을 위한 정책을 폈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분명 광해군의 행동은 하나인데, 시대에 따라 하나의 행동도 각기 다르게 해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것이 시대가 원하는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최근 우리는 소통과 협치를 이 시대의 당면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존과는 또 다른 광해군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전부터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행에 관계없이 더욱 중요해지는 역사적 사건도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조선의 역사적 사건은 무엇인지와 왜 그것이 더욱 중요해지는지 알고 싶습니다.
조선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는 한글 창제가 아닐까요? 너무 특별할 것 없는 답변인가요. 그러나 한글 창제는 우리의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고, 우리 민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최고의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는 수천년을 한자로 생각과 그 뜻을 적었습니다. 물론 여러 정복 왕조가 중국 문화에 흡수되지 않고자 독자적인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한자의 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모방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한글은 달랐습니다. 한글은 한자와는 완전히 다른 문자이면서 가장 완벽했습니다. 그리고 한글을 우주 만물의 원리를 담은 글자이기도 합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적자면 끝이 없겠지만, 저는 이것 하나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1세기는 기존에 없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창의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생각지도 못한 창의력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한글 창제에서 비롯되지는 않았을까요?
책 속에서 조선사 속 사건이나 인물 외에도 역사적인 장소들을 더러 소개해주셨어요. 정조와 정약용의 합작인 수원 화성부터 예부터 난을 피하는 좋은 장소라 알려졌던 십승지, 경복궁부터 운현궁까지의 궁궐들 등이 그러한데요. 역사 기행문 책을 냈던 적이 있으신 만큼 작가님께서는 이 책에 나온 역사적 장소들 중 독자분들이 가장 먼저 가보시길 추천하는 장소가 있을까요?
감사하게도 『방구석 역사여행』 때 많은 독자분의 사랑을 받았었는데요, 이 자리를 빌려 책을 읽어주셨던 모든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사실 주변 분들이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분들의 여행 스타일을 알지 못하기에 난감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역사적인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경복궁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경복궁이 규모가 작으며 자금성을 모방한 건축물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저는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역사를 알면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경복궁은 중국 자금성보다 먼저 건축되었고, 인위적인 것만 담은 자금성과는 달리 주변의 산을 비롯한 자연을 궁궐의 일부로 삼은 자연 친화적인 궁궐입니다. 또한 위정자들의 잘못을 되새기면서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모습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발전해갈 대한민국을 꿈꿀 수 있는 장소가 경복궁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어서 빨리 끝나서 독자 여러분과 같이 경복궁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일 1페이지씩 읽어간다는 책의 특성상 365가지 이야기로 조선사를 매듭지어야 했기에 미처 담지 못했거나 담았음에도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책을 기획할 때는 365개의 주제를 선정하는 일이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조선은 엄청난 역사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막상 책을 집필하기 위해 책상에 앉는 순간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쓰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선사를 서술하는 데 꼭 필요하면서도 흥미와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만 수개월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고민하고 고심한 결과 다양한 주제로 조선의 많은 부분을 담은 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종과 순종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고종과 순종 때의 역사 비중을 늘리면 전체 균형이 안 맞을 것 같고, 그렇다고 다루지 않기에는 꼭 필요한 내용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고종과 순종의 이야기를 다룬 책으로 독자분들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일 1페이지 조선사 365』가 완성되는 순간 저도 모르게 “괜찮다” 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제 느낌이 틀리지 않았는지, 출간 며칠 만에 책이 YES24 역사 부문 베스트 1위와 국내서 베스트 150위 안에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독자분들에게 이 책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에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이 날로 커져만 갑니다. ”보다 더 꼼꼼하게 확인할 걸.”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은 없나.” 등 불안한 생각이 하루에도 여러 번 머리속을 맴돕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자신도 있습니다. 분명 이 책은 조선의 역사에 관심 있고, 조선사를 알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부하니까요. 이 책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사랑하실 분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어주실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유정호 학생들에게 딱딱하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역사가 아닌, 쉽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는 역사를 가르치고자 노력하는 역사 교사. 네이버 밴드와 브런치 등 여러 SNS를 통해서도 독자들과 역사와 여행 관련 소통을 나누고 있다. 교육 현장 속 역사의 안내자로서 우리에게 역사가 왜 필요한지를 알리고, 역사가 우리 일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2018년에는 『작은 행복을 담은 여행』을 출간했고, 『이다지도 확실한 이론완성 한국사 근현대사』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2019년에는 『족집게 한국사』를 출간했고, 〈단대신문〉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하루 1분 역사게임 세계사편』 『하루 1분 역사게임 한국사편』을 감수했다. 2020년에는 『방구석 역사여행』을 출간하며 역사 교사이자 역사 기행 작가로서도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이메일 u842@daum.net ▶ 브런치 brunch.co.kr/@u842 ▶ 네이버 밴드 band.us/@u842 ▶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yujungho77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