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여성의 언어로 직조한 공동체의 기억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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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페미니스트이자 자유 의지로 광장에 선 여성, 안이희옥의 연작소설 『안젤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안이희옥은 그간 공들여 써낸 7편의 소설에서 노년에 접어든 독신 여성의 삶과 기억을 펼쳐 낸다.
작중 화자인 '안젤라'는 퇴직한 뒤 신도시 한구석에 살고 있다. 평생 노동한 대가로 병과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끓어오르는 정의감 때문에 수시로 광장에 선다. 양심과 원칙을 지켜 온 안젤라의 곁에는 암으로 투병하고, 아이를 잃고, 화재 사고를 겪고, 옛사랑을 다시 만나고, 한글을 배워 나가는 이웃들이 함께한다. 이런 일상의 경험담에 군부 독재 시절의 국가 폭력이, 남성 권력에 짓눌려 지워져 버린 여성들이, 낙태와 생명 윤리, 치매와 사회 복지 제도의 상관관계가 깃든다.
'안젤라'는 일상과 역사를 넘나들며 사람의 뼈와 살처럼 구분할 수 없는 여성 공동체의 체험을 기록해 낸다. 사회 참여의 기억을 씨줄로, 가난한 노년의 삶을 날줄로 삼아 여성 서사를 직조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통념과 겨루어 내는 이 엉뚱하고 명랑한 목소리는 새로운 노년 서사를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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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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