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북스타그래머 ‘최초딩’의 에세이 『내 마음을 믿는 일』이 마음시선에서 출간됐다. 국내 대형출판사에서 출판 마케터로 치열하게 일하며 좋아하는 책을 알리는 한편, 사랑하는 부모님의 건강 악화를 옆에서 지켜보며 보살펴야 했던 약 3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슬프고 힘든 시간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글로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았고,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듯한 날들이었지만 자신을 지탱해주는 많은 것을 깨닫는 날들이기도 했다고 밝힌다. 이 책은 그 소중한 시간을 써내려간 솔직하고 따뜻한 기록이다.
두 번째 책 출간을 축하드려요. 생각보다 빨리 두 번째 책이 나왔어요. 책을 읽어보니 그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신 것 같아요.
네,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는데 삶에 큰 변화가 있었어요. 저를 세상에 낳아주신 아버지를 떠나보냈고, 제 인생에서 마지막 회사라고 생각했을 만큼 애정이 깊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제가 힘들더라도 조금 더 버텼다면 어쩌면 그만두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는 자신을 지켜야 제 옆의 소중한 사람들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언젠가’라고 막연히 머릿속에만 꿈꾸었던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네요. 이런 것을 생각하면, 삶은 파도 같아요. 바다에 앉아 있으면 파도는 해변에 앉은 이에게 다가왔다가 물러가죠. 그리고 다시 다가왔다가 물러가길 반복해요.
그런 변화를 겪어서 그런지, 이번 책은 첫 책보다 좀 더 깊은 내면을 담아낸 것 같아요. 성숙해진 느낌도 들고요.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믿는 일’이라는 제목이 다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내 마음을 믿는 일’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의 삶은 늘 다짐과 반복, 그리고 번복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이 질문에도 ‘뭔가 대단한 답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말하다 보니 자꾸만 작아지네요. (웃음) 그럼에도 나는 좋은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주문을 걸고, 다시 도전하는 것으로 번복하는 것. 그것이 저의 기본적인 마음가짐 같아요.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매일 운동을 반복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저는 간혹, 살아가며 전혀 상처를 받지 않는 것보다 크고 작은 상처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받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상처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일. 저에겐 마음을 믿는 것이 그런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책 표지가 아주 눈에 띄는데요. 노란 배경에 복숭아가 하나 놓여 있어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처음에 출판사에서 표지 시안을 여러 장 보여주셨는데, 전부 좋더라고요. 무엇으로 해도 다 좋았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웃음) 그중에서 하나를 꼽는 것이 힘들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복숭아에 유독 시선이 가더라고요. 복숭아 중에도 ‘딱봉(딱딱한 복숭아)’과 ‘물봉(물렁한 복숭아)’이 있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잖아요. 이 복숭아도 그렇게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을 믿는 일이니까. 아직 내 마음에 확신이 없는 사람에겐 물렁한 복숭아처럼 보일 수도 있고, 내 마음에 확신이 가득 찬 사람에게는 딱딱한 복숭아로 보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물렁한 복숭아든 딱딱한 복숭아든 그 안에는 모두 단단한 씨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만의 단단함이 있음을 비유해준다고 생각했어요.
『내 마음을 믿는 일』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세요.
모든 이야기가 저이기에 어느 하나를 특별히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네요. (웃음) 그래도 하나 꼽자면 182쪽에 실린 ‘첫 만남과 첫 이별’이란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어요. 이 에피소드는 첫 번째 책에 실으려고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언젠가 제 이야기를 좀 더 깊게 할 수 있을 때가 온다면 책에 넣고 싶었는데, 마침 편집자님도 이 원고를 좋아해주셔서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원고를 넣고 싶다고 조심스레 얘기했을 때,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첫 상실의 슬픔을 알려준 ‘나비’가 지금도 어디선가 맑게 웃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작가님의 글에서는 언제나 ‘사람’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데요. 이번 책에서도 ‘나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변화된 경험으로 우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북스타그래머로서 꾸준히 책을 추천해주고 계신데, 2022년을 시작하면서 독자들이 읽고 변화할 수 있는 책을 한 권 추천해주시겠어요?
물론 당연히 제가 쓴 두 권의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지만, 그건 너무 속이 보이는 것 같고요. (웃음) 오은 시인의 산문집 『다독임』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늘 결심과 다짐을 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을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무리한 계획과 열정 때문에 지치기도 쉽죠. 그럴 때면 위로가 필요한 법인데 주위에서 위로받을 곳이 없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눈으로 읽지만, 마음으로 다독여주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에요. 여러분의 2022년이 항상 따뜻하길 바라며 추천합니다.
그동안 서점 MD와 출판 마케터로 일하셨고, 책을 두 권 낸 작가인데다 현재는 책방까지 운영하고 계시네요. 책과 관련해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도 드물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책과 관련해 이렇게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드물 것 같아요. 일단 지금은, 다시 출판 마케터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언젠가 다시 좀 더 큰 책방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인생은 늘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알 수 없지만, 제가 아는 것은 저는 앞으로도 늘, 책과 함께할 거라는 점이에요.
책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202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북(book)도 많이 읽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믿고, 단단한 한 해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최원석 언젠가 어버이날에 태어났다. 일기 쓰는 것을 싫어하지만, 삶을 기록하고 그 삶에 응원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기장이라는 은밀한 공간을 벗어나 SNS에 꾸준히 일상을 기록한다. 책을 좋아하지 않은 채로 서점 직원이 되었다가 운명처럼 책을 사랑하게 되었고, 출판사 마케터를 거쳐 현재는 작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예민하기에 인간관계에서 쉽게 상처받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 마음 한편으로는 사람의 선의를 믿고 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온기 가득한 세상을 꿈꾼다. ▶ 인스타그램 : @choi_cho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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