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나 ‘일체유심조’와 같은 불교 용어. 그리고 나훈아 노래 ‘갈무리’ 가사 중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 이런지 몰라 꼬집어 말할 순 없어도 서러운 맘 나도 몰라’까지. 어쩌면 우주 탄생의 신비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람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탐구해온 심리학은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뇌과학의 도움으로 마음과 뇌 작동 방식에 관한 지식이 쌓였습니다. 비단 현대 뇌과학과 심리학만이 아닙니다. 저마다 다른 문명에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해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자와 노자, 붓다와 소크라테스가 그들이겠죠. 고전에서부터 현대 심리학까지, 우리의 마음과 뇌를 이해하는 데 도움 주는 책을 소개합니다.
폴커 키츠, 마누엘 투쉬 저 / 김희상 역 | 포레스트북스
2022년 봄, 지금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철저히 실용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복잡한 이론이나 생소한 개념이 아니라, 일상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다양한 실수를 소개하고 심리학적 개념으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왜 자신의 감정을 읽기 어려운지, 똑똑해 보이는 사람조차 어떻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얻는 방법은 무엇인지, 원하는 연봉을 얻어내는 요령 등등에 관해 소개합니다.
우리가 쓰는 ‘느낀다’는 말은 사실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느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품은 ‘생각’, 곧 주변 사람들을 보는 자신의 ‘판단’을 표현할 따름이다. 예를 들어 ‘내가 느끼기에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라는 말은 사실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내 머릿속의 생각(판단)이다. _(18쪽)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길을 잃고 헤매는 이가 있다』
곽금주 저 | 한스미디어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가 8년 만에 발표한 책입니다. 이 책 역시 일상 심리학을 표방합니다. 특히 곽금주 교수가 초점을 맞춘 대상은 대한민국 20대입니다. 이 책은 대학생들과 소통하며 요즘 젊은 세대의 고민과 대한민국 사회 분위기를 다룹니다. 진로, 사랑, 결혼, 세대 갈등, 벌떼 심리 등등에 관해 다양한 실화와 심리 실험을 소개하고 우리 사회에 깔린 불안과 대면할 수 있도록 따뜻한 글을 실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후회는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시도했다 실패한 것보다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에 더 많은후회가 따른다. 해내지 못할까봐 두렵더라도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굴러가게 마련이다. 그 과정이 힘들더라도 완성하려는 힘이 목표를 향해 끌고 가게 되어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유능감도 점차 생겨난다. _(140쪽)
애나 렘키 저 / 김두완 역 | 흐름출판
도파민은 인간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인간의 쾌락과 고통에 관여합니다. 약물, 술, 도박 등 중독문제에서도 핵심인 신경전달물질인데요. 에나 렘키는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의지, 도덕성의 결핍이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인 도파민에서 찾았습니다. 특히나 중독성 물질이 도처에 놓인 현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중독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과도한 스마트폰, SNS 사용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과학은 모든 쾌락에는 대가가 따르고, 거기에 따르는 고통은 그 원인이 된 쾌락보다 더 오래 가며 강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운 자극에 오랫동안 반복해서 노출되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감소하고, 쾌락을 경험하는 우리의 기준점은 높아진다. 우리는 순간적이고 영원한 기억을 뇌리에 새기기 때문에 쾌락과 고통의 교훈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 그러한 기억이 해마에 남아서 평생 가는 것이다. _(87쪽)
최종엽 저 | 유노북스
동아시아 2,500년을 이끌어온 '논어'를 지금 대한민국 50대를 위해 다시 읽어냅니다. 인의예지와같은 전통적인 유교 개념에 충실하면서도 50대 중년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현실 문제에 공자의 가르침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직장 생활, 가족, 자산, 배움, 취미 등 50대가 마주한 여러 문제를 푸는 방법은 결국 ‘마음가짐’이고, 그 마음가짐이 구체화된 행동일 터입니다.
원망과 핑계가 사람의 본성에 가까울 수는 있어도 삶의 필수 요소는 아닙니다. 누구를 원망하고어떤 것에 핑계를 대는 건 쉬운 방법입니다. 쉬운 방법으로 인생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_(155~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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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