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 시민으로서 꼭 알아야 할 환경 용어는 무엇일까? 농업과 기후 변화를 엮은 『탄소로운 식탁』의 저자, 윤지로 기자가 꼼꼼하게 알려줬다.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눈길이나 흙길을 걸을 때 발자국이 남는 것처럼 제품도 원료를 채취해 생산·유통되고, 사용 후 버려지는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라는 발자취를 남긴다. 이를 이산화 탄소의 양으로 계산한 걸 탄소 발자국이라고 한다.
→ 설렁탕 한 그릇의 탄소 발자국이 10kg이나 된다고?
넷 제로(net zero): 탄소 중립
이산화 탄소를 포함한 6대 온실가스가 더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태. 탄소 중립과도 같은 말이다. 예를 들면 '소의 입을 막아도 나오는 트림'까지 '신박한 기술'로 흡수해서 순배출량, 즉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 정부가 2050년에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국제 사회에 약속했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약 10년 뒤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일지 국가별로 정한 감축 목표. 2021년에 처음으로 각국이 2030년 감축 목표를 유엔에 제출했고, 5의 배수의 해(2025년, 2030년...)에 향후 감축 목표를 내도록 했다. '2050 넷 제로' 목표만 있다면 다들 숙제를 미루는 마음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계속 미룰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중간 목표를 세우게 한 것.
→ 우리나라 NDC는 2030년에 2018년보다 온실가스를 40% 덜 배출하는 거야.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영어 약칭
알쏭달쏭한 이름을 가진 이 기관의 업무는 전 세계 수많은 과학자가 6~8년마다 기후 변화 연구 결과 중 옥석을 골라 '여러분, 이게 학계 정설이랍니다.'라고 하는 보고서를 펴내는 것이다. 유엔의 각종 기후 변화 협약이 이 IPCC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 IPCC는 2018년 보고서에서 '인류 생존을 위해 2050년에 넷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어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재생 에너지 100%
기업이 물건을 만들 때 100% 재생 에너지만 쓰겠다는 선언. 자발적 캠페인이지만 애플, 샤넬, 스타벅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기업이 줄줄이 가입했기 때문에 기업들 사이에는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RE100에 동참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 기업들이 RE100을 이행하려면 재생 에너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할 거야.
그린 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
사실은 친환경이 아니거나 심지어 환경에 해를 입히면서 그럴싸한 광고나 홍보 전략으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이미지를 '세탁'하는 걸 말한다.
→ 친환경 제품이라면서 이렇게 과대 포장을 하다니... 이거 그린 워싱 아니야?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 녹색 분류 체계
기업들이 저마다 '친환경', '그린', '녹색'이라고 홍보하는 활동 중에 "무엇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인지 가르마를 타주마"하고 만든 구체적인 기준을 말한다. 유럽 연합(EU)의 기준은 EU-택소노미, 한국의 기준은 K-택소노미라고 한다.
→ 택소노미를 잘 만들면 그린 워싱을 막을 수 있어.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
유럽 연합이 추진 중인 제도로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철강, 시멘트 등)이 EU로 수입될 때 제조 과정에서 나온 탄소량만큼 일종의 '관세'를 물리는 걸 말한다. 2025년부터 시행될 예정. 줄여서 '탄소 국경 조정', '탄소 국경세' 혹은 '시뱀', '시밤' 등으로 읽는다.
→ CBAM이 시행되면 한국 기업이 EU에 수출할 때 비용이 확 늘어나는 것 아니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 사회, 지배 구조
지금까지 기업 경영이 매출, 이익처럼 재무제표에 드러나는 정보로 시장에서 평가받았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환경 영향, 사회적 책임, 지배 구조 같은 비재무 정보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미에서 등장한 용어.
→ 앞으로 ESG 정보도 재무제표처럼 공시가 의무화된다고 하네요.
에너지 믹스(energy mix): 에너지 전원 혼합
어떤 나라든 석탄, 가스, 원전, 태양광, 풍력, 수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적절히 섞어서 전기를 만든다. 전기를 생산할 때 어떤 에너지원을 얼마큼 썼는지 구성비를 뜻하는 말이다.
→ 2030년 에너지 믹스를 보면 원전이 32.8%, 신재생 에너지가 21.5%가 될 전망이야.
블루 카본(blue carbon)
바다나 연안, 습지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화석 연료를 태워 내뿜는 탄소가 블랙 카본(black carbon)이라면, 블루 카본은 블랙 카본을 빨아들이는 고마운 존재. 나무나 토양이 흡수하는 그린 카본(green carbon)도 있다.
→ 블루 카본이 열대 우림보다 10배나 빨리 공기 중 탄소를 빨아들인다고 해요.
플로깅(plogging) / 비치코밍(beachcombing)
플로깅은 조깅하면서, 비치코밍은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여가를 즐기면서 동시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 중. 플로깅의 한국식 표현인 '줍깅'도 많이 쓰는 용어다.
→ 이번 주말에 뚝섬에서 플로깅 행사를 한다는데 같이 갈래?
인류세(Anthropocene, 人類世)
우리는 지금 '신생대 제4기 홀로세(Holocene)'를 살고 있지만 인류가 기후와 생태계를 급격히 변화시켰으니 홀로세의 뒤를 잇는 인류세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서 나왔다. 학계에서 공식 인정된 용어는 아니지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된다.
→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이렇게 많이 버리다니... 오죽하면 인류세라는 말까지 나왔겠어?
*윤지로 기후변화기자상 대상, 기후변화언론인상, 대한민국녹색기후상을 받은 〈세계일보〉 환경 전문 기자. 지구 온도를 1℃를 낮출 수 있는 한 끼 식사에 대한 대안을 담은 책 『탄소로운 식탁』을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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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로(환경 전문 기자)
기후변화기자상 대상, 기후변화언론인상, 대한민국녹색기후상을 받은 〈세계일보〉 환경 전문 기자. 지구 온도를 1℃를 낮출 수 있는 한 끼 식사에 대한 대안을 담은 책 『탄소로운 식탁』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