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화두는 '회사 내 MZ 팀원을 지켜라!'다. 지금은 신입 입사자 절반 이상이 2년 안에 퇴사하는 대퇴사의 시대, 당당히 조용한 사직을 이야기하는 팀원이 실무자로 일하는 시대다. 고된 취준 분투를 마쳤음에도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미련 없이 탈주하는 이들, 개인의 라이프가 더 중요하다고 당당히 이야기하는 이들과 도대체 어떻게 팀으로 일해야 할까? 『무조건 통하는 피드백, 강점 말하기』는 그 해답을 '피드백'에서 찾았다. 국내 유일 20대 연구 기업, 재직자 행복도 TOP 10 <대학내일>의 인재성장팀 팀장인 저자는 이 시대 리더들에게 새로운 관점의 리더십, 꼭 필요한 팀장의 과업으로 '강점 피드백'을 제시한다.
독자분들에게 작가님의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려요.
저는 치열하게 MZ세대 인사이트를 파고드는 조직 <대학내일>의 인재성장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낮에는 인재성장팀에서 존경하는 동료들의 성장을 돕고, 밤에는 소파에 앉아 조직 문화와 강점에 대해 글을 쓰고 강연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소개할 때 많이들 신기해하시는 몇 가지가 있어요. 1) 일단 요즘 보기 드문 첫 직장 13년 근속자라는 점, 2) 일을 치킨만큼 좋아한다는 점 3) 마케팅 기획자를 10년 하다가 별안간 HRD로 직무를 전환했다는 점이요.
『무조건 통하는 피드백, 강점 말하기』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요즘 세대들은 뭘 하라고 하면 "제가요? 이걸요? 왜요?"가 자동으로 나오고, 그걸 듣는 리더들은 죽을 맛이라고들 하죠. 저도 처음엔 요즘 세대들은 조직의 성과보다 자신의 성장과 안위만 중시한다는 생각이 팽배했어요. 그런데, 일하다 보니 그게 아닌 거예요. 팀에 저보다 열다섯 살 어린 신입 사원이 있는데요. 그분 일하는 거 보면 이순신 장군이 따로 없어요. 조직에 헌신하고 동료를 끔찍이 아끼는데 일은 또 얼마나 잘하게요. 그런 '요즘 세대'들이 주변에 참 많았어요. 궁금했죠.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드나. 왜 우리 조직에는 유난히 그런 이들이 많을까? 그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을 탁 쳤어요.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게 바로 '강점 말하기'였어요. 유난히 몰입하고 헌신하는 이들은 그들이 '가장 자기답게' 일하게 돕는 리더와 함께 있더라고요. 조직의 미션을 팀원에게 '내리는' 게 아니라 팀원이 가장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이어주는' 리더요. 그 핵심이 바로 '강점 말하기'였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잠깐 다녀보지 뭐' 싶었던 조직에서 13년째 꽤 즐겁게 일하고 있는 이유도 같았고요. 그걸 깨닫고 나니 옆자리 팀장님들에게 할 말이 샘솟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요즘 리더들의 고민 하나가 '꼰대 소리' 들을까 봐 피드백하는 것이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피드백을 안 하면 일이 산으로 가고, 성과는 요원해지니 딜레마일 수 밖에요. 그런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분명 '아하!' 싶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요즘 팀원들의 마음과 팀의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강점 말하기'라는 확신이요.
책에 "강점은 엑셀이나 PPT, 디자인과 같은 특정 스킬이 아니라 '패턴'이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이 책에서 말하는 강점 관점이 무엇인지, 이를 피드백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자, 머릿속에 그림을 하나씩 그려보죠. 저 앞에 깃발을 하나 꽂아요. 그리고 지금 선 곳에서 깃발까지 각자의 바퀴를 굴려서 가볼 겁니다. 여기서 깃발은 조직의 목표예요. 그리고 각자 굴리는 바퀴는 각자의 성과 내는 패턴이라고 해보죠. 중요한 건 바퀴가 하나가 아니라는 거에요. 직경 1m짜리 대형 바퀴도 있고 1mm짜리 작은 바퀴도 있어요. 여러분. 저 깃발까지 빠르게 가기 위해서 (팀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여러분은 이 중 어떤 바퀴를 굴려야 할까요?
바로 각자가 가진 가장 큰 바퀴를 굴려야 합니다.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신도 그 속도가 신나는 그 바퀴요. 그게 바로 여러분의 '강점'입니다. 유난히 쉽게 성과가 나고 나도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나만의 커다란 바퀴요. 좀 더 예를 들어볼게요. 저의 커다란 바퀴는 '속도'입니다. 앞뒤 재지 않고 일단 하면서 방법을 찾는 불도저 타입이죠. 근데 제 팀원 A의 속도 바퀴는 굉장히 작아요. 대신 그의 커다란 바퀴는 '계획'이에요. 디테일하게 미리 계획을 세우고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죠. 또 그 옆자리 팀원 B의 커다란 바퀴는 '지적'이에요. 업무하며 개선이 필요한 지점을 기가 막히게 찾아요. 반면 그의 '계획'이나 '속도' 바퀴는 아주 작죠.
저는 빠르게 추진하며 '속도' 바퀴를 굴릴 때 가장 성과가 잘 나고 즐거워요. A는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차근차근 수행할 때, B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걸 해결할 수 있을 때 그럴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일하지 않아요. 조직과 리더가 '정해준' 바퀴를 굴리죠. 보통 리더들은 자신과 같은 큰 바퀴를 가진 팀원들을 '일잘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게 되면 '계획'으로 성과 내는 A에게 '속도' 바퀴를 굴리는 미션을 줘요. '지적'으로 빛나는 B에게 '계획'을 강요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성과도 나지 않는 작은 바퀴를 굴리다 보면 결국 번아웃과 퇴사의 고속도로를 타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는 거죠. '강점 말하기'는 그 다름을 인정하고, 팀원이 '자기답게' 일하게 도와주는 스킬입니다. 물론 팀원들에게만 좋은 건 아닙니다. 자기 강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팀을 위해 열심히 쓰는 팀원은 팀장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테니까요.
(*책에서는 태니지먼트 진단을 활용해 각자의 큰 바퀴, 강점을 8가지로 분류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해주세요.)
책에서 펼쳐지는 작가님의 경험담, 강점을 만나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강점 관점'의 위력을 느꼈던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책에도 썼지만, 어렸을 때부터 엄청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윤경아, 넌 너무 조급해"였어요. 맞는 말이었어요.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드는 경주마 같은 성격이었거든요.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주눅 들었고, 고쳐야 할 단점이라고 곱씹었어요. 그러다 보니 신나게 뛰어들곤 하던 일에도 주저주저하게 됐고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저의 리더는 그 말을 다르게 했더라고요. 제가 일을 치킨만큼이나 좋아하게 된 것도, 별안간 HRD로 직무를 전환한 것도, 13년째 한 조직에 머물고 있는 것도 다 리더의 바로 이 말 때문이었죠. "윤경아, 너는 추진력이 강해. 그 추진력이 일을 기어이 되게 만들게 한다."
이 말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일단 열등감과 콤플렉스에서 꽤 자유로워졌어요. 전 예전부터 '예리한 사람'이 정말 부러웠거든요. 문제점을 날카롭게 캐치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증명하는 사람들이요. 그런 동료들을 보면 '난 뭐지'하며 자괴감에 빠졌죠. 그런데 제 강점을 정확히 인지하고부턴 더 이상 남의 떡이 부럽지 않았어요. 제 떡이 있단 걸 알았으니까요. 대신 나와 다른 떡, 나와 다른 강점을 가진 동료들에게 SOS를 치기 시작했어요. 내가 이게 부족하단 걸 아니까 그걸 가진 이들의 도움이 절실해진 거죠. 물론, 그들에게는 없는 제 강점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아, 회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만과 갈등도 줄어들었어요. 예를 들어 저의 '조급함'은 실은 '추진력'이었잖아요. 그 이후로 저와는 다른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에 대한 불만을 동전의 양면처럼 그 사람의 강점으로 찾아보게 되었거든요. 재밌는 건 내가 상대의 단점을 강점으로 봐주잖아요? 그 시선이 쌓이고 쌓이면 그도 나를 그렇게 봐준다는 겁니다. 그게 요즘 조직 문화의 화두인 '심리적 안정감'의 토대이기도 하고요. 나답게 일할 수 있다는 믿음이요.
MZ 팀원과 소통할 때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요즘 세대들을 오해하지 않는 거요. 그들은 언론에 나오는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왜 그런 생각들 하시잖아요. '요즘 애들은 업무보다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딴짓이나 열심히 하지 뭐.' 오해입니다. 그들은 조직에 헌신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닙니다. 더 이상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거죠.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겁니다. '요즘 애들은 급한 일로 전화하면 메일로 남겨달란 말이나 하고 말이야.' 오해입니다. 자기 편한 대로 커뮤니케이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실수할까 봐 두려운 거죠. 메일이나 메신저는 준비할 수 있지만 전화는 그렇지 않아요. 실패와 실수에 대한 불안감이 그들의 폰포비아를 만든 거라고 생각하면 그들을 보는 관점 역시 달라질 것 같아요. '요즘 애들은 피드백 좀 하면 얼굴 싹 굳기나 하지.' 오해입니다.
요즘 세대는 피드백 받는 것에 어느 때보다 진심인 세대입니다. 성장하고 싶으니까요. 저희 옆 팀의 어떤 팀원은 연말을 맞아 동료들에게 단체 메일을 보냈어요. 올해 자신을 리뷰해달라면서요. 근데 만약 여러분의 팀원이 피드백을 듣고 표정이 굳는다면요. 그건 그 피드백이 리더의 '기분'에서 출발했거나, 그 기준이 납득할 수 없어서 일 수 있어요. 그 피드백을 하는 리더에게 팀원을 위한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죠. 팀원들의 굳은 표정이 반복된다면 한 번 고민해봐야 해요. '나는 진짜 팀원을 위해서 피드백한 것인지'를요. 그거 아시나요? 15년 전에도 우리 선배들은 우리를 딱 그렇게 오해했었다는 거?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요즘 시대에 맞는 뉴타입 리더십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 한 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팀원들이 '나답게' 일하며 '우리다운' 성과를 내게 돕는 리더십." 팀원들이 각자의 큰 바퀴를 신나게 굴려 하나의 깃발로 돌진하는 그림이요!
마지막으로 독자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웹툰 <송곳>에 이런 말이 나와요.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이 아니라 좋은 사람의 말을 들어.' 같은 말을 해도 '나를 좋아하고, 신뢰하는 리더'가 하는 말과 '나에게 관심 없는' 리더가 하는 말은 분명 다르게 들려요. 그 유명한 짤이 있잖아요. 한겨울에 냉면 먹자고 제의한 2명의 리더요. 첫 번째 리더가 냉면 이야기 꺼내자 뒤에서 계절 감각을 탓했던 이들이 두 번째 리더가 같은 의견을 내자 "오랜만에 좋죠!"했다는 거요. 사람의 뇌는 그렇게 설계되었다고 해요. 이 사람의 말을 듣고 이를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에 너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니까 아예 그 말을 듣기도 전에 그 사람만 보고 어느 정도 판단을 내려버리게끔요.
그게 바로 '신뢰'의 힘이겠죠. 이 '강점 말하기'는요. 리더들이 요즘 세대들에게 '나는 너의 성장과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해'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스킬입니다. 평생 지적받아온 나의 조급함을 추진력이라 부르며 박수 쳐주는 리더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오래 함께하고 싶은 리더'가 되고픈 욕심이 있는 리더라면 이 책이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윤경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국내 유일 20대 연구 기업인 대학내일의 인재성장팀 팀장이자 태니지먼트 공인 강점 퍼실리테이터로서 존경하는 동료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2021년부터 MZ세대가 몰입하는 조직문화, 모두가 탁월해질 수 있는 '강점 말하기'를 강연과 글로 풀어내고 있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