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울려 퍼지는 노래가 노랫말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이미 아이들부터 어른들에까지 익숙한 노래지만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으로 펼쳐진 순간, 노랫말의 의미에 다시 집중하게 만든다. 반짝이는 거리와 떠들썩한 분위기, 멋진 선물을 기대하는 부푼 마음들로 가득한 크리스마스. 그 풍경들 속에서 발견한 진정한 축복의 의미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난 11월에 2022 대한민국 대중문화 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받으셨어요. 가수로 활동을 시작하신 지 벌써 30년이 넘으셨는데, 꾸준히 활동하면서 다양한 도전을 해 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큰 상을 받으신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정말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어요. 저한테 이렇게 큰 상을 주신 관계자 분들께 감사했고,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상을 받은 지금보다 날이 가면 갈수록 이 상에 대한 무게가 더 커질 것 같아요. 오래오래 감사한 마음과 책임감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처음 이 노래로 노랫말 그림책을 출간해 보자는 제안을 받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은 원래 1996년에 제 5집 앨범에 실려 있던 곡이에요. 임상아 씨랑 함께 불렀고, 그때는 제목이 '크리스마스이브'였어요. 그 곡에 제목과 가사를 바꿔서 2004년 키즈 팝 1집을 내면서 다시 실은 곡이었죠. 그런데 이 곡은 사실 거의 제 노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여러 가지 의미로요.(웃음) 이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많은 분들에게 각자의 소중한 기억과 함께 간직되는 곡이 된 것 같아요.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의 기억, 가족들과의 기억, 친구들과의 기억 등등이요.
또, 의외로 이 곡이 제가 만든 노래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몇 년 전에 지인의 딸이 유치원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고 악보를 가져왔더래요. 그런데 그 악보 위쪽에 '외국곡'으로 적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작자 미상의 오래된 외국곡이거나 예전부터 있던 크리스마스 캐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때마다 그냥 웃어 넘겨요. 어쨌든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노래가 된 거라고 생각하면 좋은 일이죠.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클래식이 되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은 나오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였죠. 그리고 어느새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디서라도 울려 퍼지는 대표 시즌송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만드실 당시에는 예상하셨을까요?
노래가 인기를 얻고 이만큼 사랑받을 거라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다른 곡들도 마찬가지예요. 지금까지 앨범을 계속 내오면서 '이 앨범이 잘됐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은 가지지만, '이 노래가 얼마만큼 히트할 거야, 잘 될 거야'라는 그런 예상은 못하는 것 같아요.
늘 크리스마스 시즌에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통해서 보니 가사의 의미에 온전히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무심코 들을 때는 몰랐는데, 설렘이나 성스러움 같은 익숙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아니라, '크고 깊은 사랑'에 대한 가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기다림'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고요. 만드실 때 노래를 통해 담고자 했던 것이나 전달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크리스마스는 원래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날이잖아요. 사실 예수 그리스도의 진짜 생일이 언제인지는 모르죠. 여러 성경학자들의 의견과 신학적인 이유로 크리스마스를 12월 25일로 정해서 기념하는 건데, 가장 중요한 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인 것 같아요. 사람들의 죄를 대신 사해 주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그 이유는 결국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요. 그걸 노래에 담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그 사랑을 기억하면서 우리도 서로에게 따뜻함을 전하면 좋겠다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의 의미예요.
책에서는 노랫말과 함께 그림 고유의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그림책으로 재탄생한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은 어떠셨나요? 또, 그림책의 장면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혹은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는다면요?
그림책의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 혼자서 쓸쓸해 보였던 소년이 여러 만남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는 과정이 담겨 있잖아요. 소년도 누군가에게 따뜻함이 되어 주고, 또 따뜻한 마음을 받게 되는 이야기가 좋았어요. 그리고 배경도 아름다웠어요. 독일이나 스위스의 작은 마을 속에 있는 것 같았어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잠든 장면이에요. 창가에는 낮에 만났던 아기 고양이가 엄마 고양이와 함께 잠든 소년을 찾아오죠. 마치 오늘 만난 친구를 엄마에게 소개해 주는 것처럼 귀여운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방 한 켠에 아이의 코트가 걸려 있어요. 저한테도 같은 모양의 코트가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입으셨던 걸 저한테 물려주셨던 건데 오래 입고 다녔어요. 컬러는 남색이라 그림과는 달랐지만 이 코트가 딱 보이는 순간 제 어린 시절 겨울이 떠올랐어요.
가수 활동은 물론, 공연, 방송, 라디오 DJ 등 최근에도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키즈 팝 앨범을 또 내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계획은 늘 있어요. 키즈 팝 1, 2집은 아빠로서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만든 거였어요. 앞으로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제가 할아버지가 된다면, 그때는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더 좋은 곡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을 그림책으로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신다면?
일 년 365일, 매일이 축복이면 좋겠지만 특히 크리스마스에는 모두에게 축복이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가 떠들썩하게 놀고 즐기는 날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예수님이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오신 날이라는 원래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이길 바라요. 그 의미를 기억한다면 우리도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하고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날이 되지 않을까요?
*김현철 (글) 홍익대학교 전자제어공학과를 졸업하였다. 1989년 1집 <춘천 가는 기차>로 데뷔하여 9장의 정규앨범과 다수의 디지털 싱글 앨범, 영화, 드라마, 뮤지컬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 작업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 인기 가수다. 가수 활동 이외에도 가수 이소라 등의 음반을 프로듀싱하여 히트시킨 유능한 제작자이기도 하다. MBC FM '밤의 디스크쇼', '김현철의 오후의 발견'의 DJ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서울예술대학 및 동덕여대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현재 후너스 크리에이티브의 대표 이사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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