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작동화 대상 수상 작가 김영주의 SF 환경 판타지 동화
매력적인 캐릭터와 상상력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고의 날개 2』가 기다리던 이야기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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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작가

매력적인 캐릭터와 상상력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고의 날개 2』가 기다리던 이야기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신지구 왕국과 아르테미움의 관계는 계속해서 위태로워지고, 아리 공주를 위협하는 안티 비크는 점점 거리를 좁혀 온다.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마고는 호위 기사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답답함, 레토에 대한 알 수 없는 마음 등 처음 느끼는 감정들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새도 없이 아리가 실종되고, 마고는 아리를 찾아 헤매며 숨겨진 진실을 서서히 알게 되는데... 마고는 안티 비크의 배후를 밝히고, 아리를 무사히 구해 낼 수 있을까?



이번에 집필하신 『마고의 날개 2』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마고의 날개는 SF 판타지 동화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러니까 지구가 멸망한 후의 세상을 그리고 있지요. 그때는 과학이 엄청 발달해서 인간의 유전자에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 섞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자연을 이기지는 못해요. 결국 지구는 온난화로 인해 물에 잠기고, 인간들은 지구를 버리고 달로 이주합니다. 하지만 자연의 회복력은 놀라워서 지구에 남겨진 생명체들은 기어코 생명을 이어갑니다. 

새로운 지구에는 남겨진 인간들과 실험체의 후손들이 퍼져나가게 되죠. 그게 바로 날개가 달린 비크족과 날개가 없는 웜족입니다. 『마고의 날개 2』는 지구 멸망 후 몇천 년이 지난 신지구에서 마주친 비크족과 웜족, 그리고 달로 이주한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SF적인 배경을 깔고, 그곳에 사는 새로운 인류에게 날개와 마력을 주어 판타지 요소를 같이 넣었죠. 공주와 성, 기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고딕 소설의 요소도 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를 마음껏 섞어서 이야기를 썼습니다. 저로서도 새로운 도전이었죠.

생물학을 전공하고 학위를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공이 집필하실 때 구상이나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생물학을 전공했으니, 처음 구상할 때 다른 분보다는 편하지 않을까요? 자료를 많이 찾아볼 필요가 없거든요. 하지만 생물학을 전공했다고 과학 지식의 정확성에 너무 집착하면 글을 구상하고 쓰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요. 제 작품 중에서 과학적인 설정이 들어간 책은 『엄마 이름은 T-165』『30킬로미터』『Z 캠프』 그리고 『마고의 날개 2』가 있어요. 과학적인 사실이 중요한 글에서는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구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 이름은 T-165』에 나오는 실험실 풍경은 제 경험에서 나온 것이고, 모든 과학적 사실을 정확하게 표현했죠. 하지만 『Z 캠프』나 『마고의 날개 2』에서는 과학적인 사실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떼어 와서 구상했어요. 나머지는 허구 내지는 상상이에요. 『마고의 날개 2』에서 유전자를 섞어 완전히 다른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현대의 과학으로는 불가능하죠. 하지만 어쩌면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도 모르잖아요? 불과 몇십 년 전에는 동물복제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가능한 것처럼 말이에요.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이것저것 상상하는 과정은 언제나 즐겁답니다.

『마고의 날개 2』는 세계관이 뚜렷하고, 비크족과 아르테미안, 웜족이라는 종족이 등장하는데요. 이러한 구체적이고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멸망한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다가 이왕 세상이 바뀌었는데 지금의 인간과 다른 인류가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태어난 것이 비크족인 마고였어요. '물이 가득한 곳에서 살 수 있으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라는 상상을 하며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날개가 있어야겠구나. 물 가까운 곳에서 사는 양서류의 특징이 있으면 더 좋겠어!' 하고요. 그래서 그 모든 능력을 고루 갖춘 보다 진화된 인간의 형태를 떠올린 것이지요. 

처음 구상할 때에 마고의 날개는 새의 날개였어요. 그런데 새의 날개를 가지면 꼭 천사 같잖아요. 너무 인간미가 없다는 생각에 잠자리 날개로 바꿨죠. 일단, 비크족을 정하고 나니 그다음은 쉬웠어요. 『마고의 날개 2』에서 마고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데, 그 세상은 차별이 없는 세상이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차별이 존재한다는 말이 되잖아요. 그래서 날개를 가지지 못하고 사회에서 소외되는 종족인 웜족을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보셨지만 사실 판타지로 표현했을 뿐, 지금의 사회를 그대로 표현한 것입니다. 피부색, 민족, 종교,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이유로 차별하고 차별받는 세상을 글로 옮긴 것이지요.

가장 애정이 가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저는 마고와 아리가 좋아요. 마고는 제 이상형에 가까운 인물이랍니다. 외모나 성격, 능력 모두 제가 되고 싶은 인물에 가까워요. 짧은 단발머리, 뛰어난 검술 실력, 똑똑하고 똑 부러진 성격. 여러모로 제가 바라는 모습을 꽉꽉 채워 넣은 인물이죠. 그런 마고가 글 안에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아리는 아픈 손가락 같은 인물이라 자꾸 눈길이 갔어요. 처음부터 아리의 운명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글의 끝이 다가올수록 안타까웠어요. 어쩌면 『마고의 날개 2』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 가장 심지가 깊고 단단한 인물이지 않을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고생 모르고 자라 마냥 철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내 커다란 짐을 짊어지고 살아온 인물입니다. 그래서 아리가 가장 마음이 쓰였습니다.

집필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체력이 약한 게 가장 힘들었어요. 쓸 이야기는 머릿속에 모두 들어 있는데 앉아서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아주 조금씩 조금씩 써야 해서 완성하기까지 오래 걸렸지요.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휘발되지 않게 하려고 틈틈이 메모하고 얼개를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히 썼지요. 떠오르는 문장, 대사, 냄새, 색깔 그런 것 전부요. 평소에 운동을 좀 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이 책에 드러나 있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예요. 한 가지는 차별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대한 이야기지요. 차별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드렸으니 다른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들이 있고, 그들이 바라는 우리의 모습이 있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그들의 기대에 맞추고 싶은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사랑받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사랑받는 거죠.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사랑받아야 우리는 행복해지니까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리 사랑받아도 행복하지 않아요. 『마고의 날개 2』는 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스승과 국왕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던 마고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자기의 능력을 감추며 살아야 하는 것도 갑갑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해 힘들었죠. 하지만 여러 가지를 보고 듣고 배우면서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한 걸음 성장하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죠. 여러분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마고의 날개 2』는 새로운 세계를 열며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마고와 친구들이 만들어 갈, 작가님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요?

마고의 친구들이 만들어나갈 세상은 아마 차별이 없는 세상이지 않을까요. 날개가 있든 없든, 신지구인이든 아르테미안이든 그런 것 때문에 서로를 미워하고 깔보지 않는 세상이요. 마고는 차별로 인한 미움 때문에 가족인 아리를 잃죠. 하나도 차별 때문에 나쁜 선택을 하고 친구인 아리를 잃어버려요. 모두 마음이 아프도록 차별이란 걸 실감해요. 그러니 그 아이들이 원하는 새로운 세상은 차별 때문에 무언가를 잃어버리지 않는 세상이겠죠. 그런 세상이 오겠냐고요? 아주 어렵겠죠.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 주위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겠냐고요. 예를 들면 친구와의 관계요. 사는 곳, 입는 것, 성격, 외모 그런 사소한 것으로 편 가르고 따돌리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다 보면 조금은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김영주

가톨릭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지금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마고의 날개 2
마고의 날개 2
김영주 글 | 화요 그림
이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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