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가 출간됐다.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자신의 어두운 기억 속으로 들어간 엄마 '주영'이 기억의 여정에서 마주한 놀라운 비밀을 그린 타임 슬립 판타지로,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는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 그렇게 했을 텐데', 혹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가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과거로 돌아가 그 시간을 다시 살아낸다면, 우리는 후회 없는 내일을 맞을 수 있을까? 우리가 놓친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삶과 가족, 진정한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의 양은애 작가를 만나 보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책을 내셨어요. 첫 책인 만큼 준비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요. 책을 낸 기분이 어떠신가요? 독자들의 반응도 좀 찾아보셨나요?
항상 시나리오만 써 오다가 처음으로 소설을 써 보는 경험이 낯설고 어떤 면에선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부족한 부분으로 전전긍긍한 날도 있었고요. 그래도 좋은 기회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며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시나리오와 달리 소설은 글 자체가 책으로 구체화가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처음엔 지인들의 반응도 물어보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유연해졌습니다. 부족한 글임에도 좋은 평가가 많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전에는 시나리오를 꾸준히 써 오셨군요! 그럼 소설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를 처음 구상하신 건 언제인가요? 소설을 쓰면서 특히 더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저희 아이가 어릴 때, 문화생활로 어린이 영화나 어린이 뮤지컬을 보러 간 적이 종종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관람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보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어린이들도 즐겁게 볼 수 있으면서 같이 온 성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아마 첫 구상의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에선 장면 위주의 사건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았다면, 소설은 인물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주인공인 '주영'의 갈등과 고민을 깊게 파고들게 되었습니다. 시나리오로 쓸 때는 모녀지간인 주영과 수인의 이야기가 메인이었다면, 소설화할 때는 그전에 부각하지 못했던 기중과 주영의 부녀 관계를 보다 더 세밀히 다룰 수 있었습니다. 그게 소설화를 진행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업이었습니다.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을 받으셨어요. <태양의 후예>, <궁극의 아이> 등 워낙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배출한 공모전이다 보니, 수상했을 때 많은 관심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수상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스토리 공모전 중 규모가 가장 큰 공모전이기도 했고요. 지망생들에겐 꿈의 무대이기도 했던 공모전이라 당선 소식을 처음에 들었을 땐 정말 얼떨떨하더라고요. 당선 연락 받은 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버스를 기다리며 가족들에게 당선 소식을 전하던 그때의 소음과 온도, 습도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소설 초반에 엄마 주영과 딸 수인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걸 읽으면서 육아가 버거운 엄마 입장이 많이 공감되었어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딸이 그동안 외로웠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을 것 같고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공감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작가의 말'에 '어른아이들'을 위해 썼다고도 하셨고요.
어릴 때 본 어른들은 참 성숙하고 대단한 인물이었는데, 막상 어른이 된 스스로를 보았을 때 한없이 모자라고 부족한 인물이더라고요.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성장'이란 아이들만의 몫이 아니고, 어른 또한 계속 성장해 나간다는 것을요.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에는 나름의 결핍을 안고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육아가 서툰 엄마 주영과, 엄마의 사랑이 고픈 외로운 아이 수인, 딸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게 늘 미안한 아버지 기중, 그리고 인간과의 교류를 바라는 도깨비 벼리까지...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이 캐릭터들을 만드셨나요?
아무래도 창작하는 과정에서 저의 내면에 있던 고민들을 담아 캐릭터를 만들게 되는 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받고 싶었던 애정,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던 마음, 부모가 된 후 느꼈던 한계까지... 모르는 것은 글로 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더더욱 스스로를 깊게 들여다보면서 캐릭터들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에 '과거로 되돌아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어요.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 같은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작가님은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고등학생 때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하루 종일 영화만 보고 지내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걱정도 없고 해맑게 친구들과 놀면서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앞으로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과거 한 지점을 고른다면 순수하게 즐기면서 지내던 그때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린 시절의 상처에 여전히 발목이 잡힌 채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은 충분히 크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들'을 언급하시면서, 작가님 역시 '내 안의 어른아이를 마주하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하셨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어른아이들, 그리고 앞으로 그런 어른으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저에겐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고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제가 살아오며 겪은 다양한 시련 속에서도 저 믿음이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저를 많이 지탱해 주었거든요. 여러분들도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거나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걱정하지 마시고, 지금 현재 여러분의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온기를 믿으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양은애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시나리오를 써 왔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즐기며 자랐고, 지금은 아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다. 내 아이에게 남기고 싶은 좋은 책을 쓰는 삶을 꿈꾸며 소설과 동화를 쓰고 있다. 2021년 『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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