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휴식은 멈춤과 회복이 있어요"
단순히 스트레스 받는 일을 멈추는 것이 휴식이 아니에요. 진짜 휴식은 ‘멈춤’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의 ‘회복’까지 포함하는 활동이거든요.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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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잘 쉬었다’며 개운함을 느낀 적이 언제인가? 딱 하루만이라도 푹 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일을 손에서 놓기 어려운가? 모처럼의 휴식 시간을 전자기기를 들여다보는 데 허비하고 있는가?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면, 지금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휴식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은영 교수는 현대인이 경쟁이 심한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사느라 쉬는 법을 잊었다고 진단한다. 이에 질 좋은 에너지를 충전하는 ‘진짜 휴식’ 방법을 제안하고자, 효과적인 휴식 방법을 체계적으로 집약한 책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를 펴냈다.


 

어떤 계기로 ‘휴식’에 관한 책을 쓰시게 되었나요?

우울과 불안, 무기력과 같은 문제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분들로 진료실이 언제나 문전성시입니다. 진료를 보고 싶어도 2~3개월 대기해야 할 정도로요. 과로하면서 지쳐가는데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며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고, 특별한 이유 없이 지치고 무기력하다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죠. 하지만 사실 잘 쉬고, 잘 자고, 잘 먹는 것만으로 상당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 정신과에서 특별한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안고 오시는데요. 실은 ‘휴식’, ‘놀이’처럼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감각과 감정을 불어넣고, 기본적인 자기돌봄을 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상태가 회복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죠.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분이 아주 많았어요. 저한테 “정말 쉬어도 될까요? 어떻게 쉴까요?”라며 묻기도 하셨죠. ‘도저히 시간이 없다’, ‘쉬려고 하면 불안해진다’거나 ‘쉴 자격이 없다’면서 죄책감을 느낀다는 분도 많이 계셨고요.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까지 올 정도로 지치기 전에 스스로 활력을 되찾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진짜 휴식’의 방법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현대인들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쉬는 법도 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쟁과 바쁨이 만연한 시대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질 좋은 휴식’, ‘즐거운 놀이’ 경험이 부족한 채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들도 늘 바쁘잖아요. 그래서 다들 어쩔 수 없이 편안하게 이완하거나 마음 놓고 즐거움을 만끽하는 경험이 부족한 채로 성장하는 거죠. 그러면 성인이 되어서도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긴장을 풀어야 할 때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기분이 울적하고 의욕이 떨어질 때 무엇을 해야 내가 즐거움과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려워요. 특히 성취지향적인 분들은 늘 일을 우선해서 휴식은 나중으로 넘기다 보니 휴식에 관한 경험을 쌓기가 더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무리 쉬어도 개운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데요. 효과적으로 피로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진짜 휴식’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진료실에서 잠시 쉬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하면 진료받는 분 대부분이 좋아하시고 많은 위안을 받으세요. 그리고 쉬어보겠다고 말씀하시죠. 그런데 다음 진료 때 어떻게 쉬었는지 물어보면, ‘아무것도 안 했어요’라고 하며 일을 며칠 중단했다거나, 게임을 한다거나 누워서 유튜브, SNS를 봤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단순히 스트레스 받는 일을 멈추는 것이 휴식이 아니에요. 진짜 휴식은 ‘멈춤’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의 ‘회복’까지 포함하는 활동이거든요. 만약에 내가 누워서 SNS를 한두 시간 했을 때 몸은 이완될 수 있지만 마음이 더 산만해지고 후회나 조급함과 같은 불편한 감정이 든다면, SNS 활동은 휴식이라고 하기 어렵겠죠. 휴식 후에 그 활동이 몸과 마음에 어떤 효과를 남기는지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 바로 ‘맞춤형 휴식’을 제안한다는 점입니다. 모두에게 효과적인 휴식보다 나에게 꼭 맞는 휴식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실은 제가 과로하는 경향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풀고 쉬어보려고 다른 사람들이 좋다는 온갖 휴식 방법, 취미를 많이 시도했어요. 식물 가꾸기, 아로마테라피, 그림, 가야금이나 피아노 같은 악기 연주, 요가나 명상 등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활동을 하면서 더 피로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게 진료를 받는 분들 중에서도 ‘남들이 추천하는 것을 해봤는데 다 효과가 없다’라며 본인이 쉬지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분이 많았고요. 그 이유가 자신이 지금 왜 지쳐 있는지, 어떤 종류의 긍정적인 감각이 필요한지, 무엇을 통해 내게 필요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지 잘 알지 못해서예요. 저는 사실 멈춤과 깊은 이완과 고요함이 필요했는데 악기를 배우거나 무리해서 심야 영화를 보러가는 식으로 피로에 대처했죠. 반대로 즐거움과 활력, 몰입을 느낄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분이 가만히 누워서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본다면 휴식의 효과가 없겠죠.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내게 필요한 감각을 줄 수 있는 맞춤형 휴식이 필요해요.  

 

워낙 경쟁률이 높은 사회에서 살다 보니 ‘쉬려고 해도 마음이 불편해서 못 쉬겠다’라고 하는 분들도 많죠.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을까요?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분들은 결과나 성취를 중시하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마음’을 돌보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기에 항상 긴장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지내기 쉽고요.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몰라서 또 다른 일을 벌여 그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분도 있고요. ‘바쁨’을 숭상하고 ‘쉬는 것’을 게으르다고 평가하는 양육 환경이나 직장 내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탓일 수도 있죠. 

먼저 ‘쉬려고 할 때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면, 아주 훌륭하신 겁니다. 그 다음에는 그 불안한 마음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면 더 좋아요. 내가 무엇 때문에 잘 쉬지 못하는지 깊이 알게 되면, 이전처럼 하던 대로 휩쓸리듯 살아가는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휴식하고 좀 더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신 겁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몸과 마음이 지친 요즘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많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으로 먼저 ‘만성피로’가 있어요. 잠을 자고 자기 나름대로 쉬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고, 잔병치레도 많아집니다. 이유 없이 두통이나 근육통, 관절통이 생기기도 하고,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우울이나 불안, 짜증, 충동 조절의 어려움처럼 정서적인 문제로도 많이 오십니다. 이런 분들은 출근하면서 괜히 눈물이 나고, 가족들에게 짜증이 늘고, 화를 참기 어려워하거나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려 하는 경향이 있어요. 또, 어떤 분들은 ‘대인 기피가 생겼다’고 하세요. 이분들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 줄고 냉소적으로 변해서 인간관계 갈등이 심해지기도 하고 자신에 대해서도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이런 증상들은 대표적인 번아웃 증상이기도 합니다.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회복한다고 해도, 어려운 일을 만나면 다시 지치기 마련이죠. 삶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장기적 휴식’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상에서 긍정적인 감각과 감정을 불러오는 경험을 늘리면 도움이 됩니다. 긍정적인 감각은 ‘깊은 이완’, ‘따뜻함’, ‘고요함’, ‘편안함’과 같은 낮은 각성의 감각부터 ‘기쁨’, ‘짜릿한 흥분’, ‘행복함’, ‘신남’과 같은 높은 각성의 감각까지 다양해요. 내가 극도로 긴장했을 때 잠시나마 이완할 수 있고, 무기력하고 지쳤을 때 높은 각성의 활동으로 활력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맞춤형 휴식입니다. 이렇게 평상시에 긍정적인 감각을 느끼는 순간을 늘리면 삶의 위기를 견디는 능력도, 위기를 겪은 후 마음을 회복하는 능력도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런데 긍정적인 경험이 꼭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해외여행이나 ‘호캉스’, 골프 같은 고급 취미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 몇 분이라도 내가 이미 가진 자원을 이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산책을 하더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보고, 새소리와 바람 소리, 따뜻한 바람과 빛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몰입함으로써 따스함과 평온함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죠. 새로운 방식으로 일상을 편안하게 하고 휴식의 감각을 일깨우는 다양한 방법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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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