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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조국 교수 “2012년 진보 진영이 집권하려면…” - 『조국, 대한민국에 고하다』①

2012년 대선, ‘진보집권 플랜’으로 패배주의와 냉소를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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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국(46), 그의 행보가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트위터에 올리는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에 기사감이 되고 있고, 2011년 현재,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정계가 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국(46), 그의 행보가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트위터에 올리는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에 기사감이 되고 있고, 2011년 현재,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정계가 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조국 교수는 지난 2010년 3월,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라는 극보수 단체가 발표한 ‘친북, 반국가 인사 100인’에 포함됐고, 이어 5월에는 보수 언론인 <동아일보> 창간 9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발표한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꼽혔다. 그가 속한 ‘친북, 반국가인사’이자 ‘행동하는 지성인’이라는 범주는 그의 활동이 현 한국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부산 출신, 본업은 법학과 교수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2000~2005), 국가위원회위원(2007~2010)으로 활동하며 연구와 사회참여를 성실히 병행해온 그가 지난 해부터 언론과 정계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조국 교수와 오연호 기자가 한국 사회의 굵직한 현안을 논한 『진보집권플랜』을 신호탄으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그를 경계하고 있는 보수 언론 <동아일보> 마저도 “사회 현안에 대해 주저하지 않는 분명한 발언은 그가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호기심을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진보가 밥 먹여주냐’는 오랜 비아냥에 그는 ‘진보가 밥 먹여준다’고 주장하며, 진보로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합리적이고 납득가능한 ‘진보의 맛’은 꽤나 매력적이다.

현 정권이 답답하지만, 다섯 개로 분열돼 이합집산 되어 있는 진보진영에서도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답답해만 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장에 뜨겁게 반응했다. 촛불 집회 때 모두가 어울려 한바탕 꿈을 꾸고 움직였듯이, 조국 교수는 다시 한번 그 활기찬 정치 연대의 판을 마련해보고자 한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조국, 대한민국에 고하다』라는 책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조국 교수를 만났다.



진보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전도사가 돼야


언론이 교수님 움직임이나 말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위터에 올린 글은 늘 기사감인데요. 이런 소란스러움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이전까지 페이스 북을 하다가, 『진보집권플랜』 책을 내고 작년 11월에 트위터를 처음 시작했어요. 페이스북은 긴 이야기니까 아는 분들끼리 논의를 깊게 하고, 트윗은 그걸 압축해서 올리고 있는 셈이에요. 그럼 RT되서 돌아다니죠. 처음에 트위터는 나와 맞지 않는 매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전파하는 데는 훨씬 효과적인 것 같아요.”

며칠 전에 교수님께서 좋아하는 저자에게 싸인 받았다고 트윗한 것 조차 뉴스로 뜨더군요.(웃음)

“그런 점은 부담스럽죠. 그러나 특별히 그런 데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제 갈길 가는 데 바빠서요.(웃음)”

이와 관련해서 이전에 한 말씀이 떠오르네요. ‘SNS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20, 30대 마음에 불을 질러야 한다’고 하셨어요. 교수님도 지금 진보라는 가치에 불을 붙이고 계시고요.

“제 친구 표현으로는…… 부흥회 전도사가 되야 한다.(웃음) 진보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전도사, 기도 발이 잘 받는 전도사가 돼야겠죠.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진 않지만, 그런 역할을 하려고 해요. 책을 집필하거나 소셜 네트워크를 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고요. 대중에게 진보의 가치를 전달하고, 전체 진보의 도가니가 끓게 하는 것. 그걸 제 역할로 삼고 있어요.”

그렇게 도가니를 끓이는 데에는 감동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 같아요. 혹자는 교수님의 책을 두고 균형 있고 합리적인 모범답안이지만, 훅 끓어오르게 하는 감동이 덜하다고 평하기도 하는데요.

“모범답안도 결국 답이거든요. 그 말에 기분 상하지 않아요. 모범답안이 있다고 해서 그 정책이 실현되진 않습니다. 실현되는 일에는 별도의 조직과 운동이 필요한 거죠. 그걸 누가 할 거냐는 문제가 뒤따를 테고, 이는 정치인, 정당, 시민사회 등등이 해야 할 몫인 거죠. 저 개인이 혼자 해결할 몫은 아니죠. 모범답안은 제시했는데, 왜 이후의 행동을 하지 않느냐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모범답안을 실현할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하자,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모두를 끓어오르게 할 그 감동은 어디서 빚어낼 수 있다고 보시나요?

“정당은 정파적 이익이 아니라, 진보의 가치와 대의에 기초한 통합을 이뤄내야 합니다. 강자가 양보하고, 치열한 경쟁이 있는 속에서 감동이 만들어지죠. 정당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일을 압박하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또 감동이 만들어집니다. 이 일에는 일년 이상이 남았습니다. 제 책은 그런 감동을 만들기 위한 전초단계입니다. 청사진이죠. 사람들이 이제 어떻게 움직일지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보진영의 연합 본격화, 보수세력의 견제… 승부가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2010년, 조국 교수님의 『진보집권플랜』을 가동한 이후 언론, 정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계십니다. 이전에도 연구와 참여는 계속해오셨는데, 유독 요즘 부각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 동안 진보진영 내에서도 상당수가 ‘안될 거야. 2010년 어려울 거야’하는 비관, 부정의 정조 속에 있었다고 봅니다. 『진보집권플랜』으로 진보진영 정치인, 시민대중이 2012년을 전망할 때 갖고 있던 패배주의, 냉소주의를 뒤엎은 거죠. ‘우리가 집권할 수 있다. 집권 하려면 이래야 한다.’고 문제를 던지고, 사고 방식을 바꾸자고 말한 겁니다. 그 점에 대중들이 열광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같은 경우도 자신 만만하게 상태에 있다가, 그런 계획을 얘기한다고 하니까 책을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거죠. 그래서 조중동의 핵심적인 주필, 주간이 이에 대해 칼럼까지 쓰게 된 거고요. 지금은 승부 자체가 흥미진진하게 됐습니다. 느슨하게 진행되던 진보/보수 사이의 정책, 가치 대립이 긴장감 있게 돌아가고 있고, 경쟁이 재미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덕분에 진보집권에 관한 얘기가 수면위로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연대를 논의하는 자리도 많이 마련되고, 진보정당의 움직임도 많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이점이 『진보집권플랜』이 거둔 의미 있는 성과겠지요?

“물론이죠. 진보진영에게 연합의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얘기했는데, 그 문제가 지금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위원회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심상정씨가 ‘집권을 위해서는 민주당과 통합된 진보정당 사이에 연합정부가 이뤄져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형태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시점에 연합정치에 대한 화두를 강하게 던졌고, 이 문제가 정치권에서 수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조국, 대한민국에 고하다』라는 사회비평집이 나왔습니다. 『진보집권플랜』의 논의를 좀더 풍부하고 직설적으로 그려낸 책입니다.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짚어주신다면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진보/보수는 ‘수구꼴통’이다, ‘친북좌빨’이다 서로 욕설만 교환하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은 수구꼴통의 낙인, 기득권 옹호집단, 냉전 옹호집단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한국의 보수가 합리적 보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면, 진보진영은 과거 민주화 과정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당시 투쟁의 영향으로 그때의 관념에서 해방되지 못했습니다. 진보진영이 현재 대중이 갖고 있는 꿈과 고통, 감수성을 체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민생문제에 구체적이고 생생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정치 투쟁적인 경향을 보이는 건 곤란하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는 자본에 관한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기본권을 통해 권력자를 심판합니다. 교체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신이 속해있는 직장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시장권력, 자본권력은 정치와 달리 바뀌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시장권력이 바뀌어야 할까요?

세 번째는 사회 문화영역으로, 일상 생활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진보의 가치를 실현할지 고민한 것입니다. 누구나 완전히 진보적 가치를 체현하며 살기는 어렵습니다. 비록 겉은 붉고 속은 하얀 사과라 할지라도 토마토를 지향하면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면, 우리 삶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를 하려고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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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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