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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제목의 일본 베스트셀러, 어떤 내용일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저자 스미노 요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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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주제로 삼고 썼습니다. 주인공과 사쿠라는 정반대의 사람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닮고 싶다고 생각하죠. 그런 점에서 주제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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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ru Sumino 2015 / Futabasha Publishers Ltd. Illustration loundraw

 

맹장수술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던 남학생 ‘나’는 대기실 의자에서 동급생 사쿠라의 비밀일기 ‘공병문고’를 발견한다. ‘공병문고’에는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았다는 비밀이 적혀 있었다. 주위 친구들과의 일상이 깨질까 두려워 사쿠라는 이 사실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밝히지 못한다.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 빠져들어 교실에서 자진 고립된 채 살아가는 주인공은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면서 사쿠라와 잠정적인 친구 계약을 맺는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처음에는 파격적인 타이틀로 눈길을 끌었으나, 결말이 정해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문체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필력,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평가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6년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오른 소설이자, 각종 출판 집계에서도 1,2위를 기록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오구리 슌이 주인공을 맡아 2017년 여름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른 작품으로는 『또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밤의 괴물』이 있다.


순식간에 유명해져 한국까지 책이 소개된 스미노 요루 작가의 기분은 어떤지, <채널예스>에서 물어보았다.

 

이번 소설은 <소설가가 되자>사이트에 먼저 투고하셨던 작품입니다. 처음 올릴 때 어떤 생각이었나요?


원래 이 소설은 <덴게키 소설 대상>이라는 공모전에 투고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공모전에서 정한 것보다 분량이 너무 많아져서 내는 게 불가능하게 되었죠. 그래서 다른 곳에도 투고는 해봤는데 결과가 별로였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버리기는 싫었습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좋으니까 꼭 한 사람만이라도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충격적인 제목인데요. 제목에 영감을 받은 순간이 있나요? 주로 제목을 먼저 쓰고 스토리가 따라오는 방식으로 글을 쓰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어쨌든 눈에 띄는 강렬한 타이틀을 붙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타이틀이 먼저 생각난 후에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죠. 다른 작품(*현재 일본 내에서 총 네 권의 작품을 발매한 상황)들은 전혀 다른 순서로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왜 하필 장기 중 췌장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췌장’(*일본어로는 스이조우すいぞう)이라는 발음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뭘 하는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기관이었기 때문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사람과 접촉이 없는 남자아이, 마냥 활발하고 사교적이지만 불치병에 걸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입니다. 극단을 대비시킨 이유가 있다면요?


주인공인 남자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해, 그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여자아이를 써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정반대의 모습에서 서로 자극받아 성장하는 것이 설득력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남자 주인공이 책을 좋아하고 소설을 많이 읽습니다. 작가님 본인의 모습이 어느 정도 투영된 건가요?


아닙니다. 주인공은 실제 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입니다. 전 책을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닙니다. 전업작가가 되기 전에는 연간 독서량이 겨우 20권 정도였으니까요.


10대 청춘 로맨스 소설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캐릭터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성숙하고 성장해나간다는 성장 서사에 관심이 있으신지요?


소설에서는 시작 부분과 끝 부분에 등장인물들의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성장 서사는 소설에 있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숯불구이를 먹으면서 췌장에 관해 말하는 등 ‘먹는다’는 장치가 많이 나옵니다. 특히 초반 숯불구이는 재밌으면서도 속이 불편해지는데요.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건 의도적인 장치인가요?


제가 ‘사람’보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이야기에 많이 등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의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나는 지금까지의 선택 속에서 나 스스로 변화하는 것을 선택한 것(246쪽)”이라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책의 주제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이 생각한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사람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을 주제로 삼고 썼습니다. 주인공과 사쿠라는 정반대의 사람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닮고 싶다고 생각하죠. 그런 점에서 주제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한국에 와 보신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책이 먼저 한국에 나온 기분은 어떤가요?


저도 한국에 가보고 싶네요. 가서 맛있는 한국 요리를 먹어 보고 싶습니다.


독자분들이 책을 어떻게 읽어줬으면 하나요?


어렵고 심각한 것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이나 웹툰, 다른 만화책만큼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스미노요루작가프로필.jpg

스미노 요루 SNS 프로필 사진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한국어판 서문


한국 독자분께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지금, 이 책을 펼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자 스미노 요루라고 합니다. 이번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번역되면서 한국 독자 여러분께 저의 졸작을 선보이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저 자신은 아직 한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저보다 제가 쓴 책이 먼저 한국에 간다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 서문을 소설을 읽기 전에 보실지 아니면 읽은 다음에 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스토리에 앞서 우선 제목에서 어떤 상상을 하셨을까요. 일본에서는 이 책이 출간되고 일 년 반쯤이 지났지만 저는 새삼 이 제목이 불쾌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매우 어둡지요. 다만 이 스토리를 다 읽은 다음에는 제목에 대한 이미지가 여러분 마음속에서 크게 변화한다면 좋겠습니다. 그러기를 바라면서 쓴 소설이니까요.


이 이야기의 무대는 일본입니다. 한국은 언어도 문화도 습성도 문제의식도 일본과는 모두 다르겠지요. 하지만 서로 다른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이 이 소설을 마음에 들어해주신다면 더욱 더 흐뭇할 것 같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자란 두 사람입니다. 그들이 서로 친해져가듯이 여러분이 이 소설과 함께해주신다면 저로서는 더할 수 없이 큰 기쁨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책을 펼쳐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부디 좋은 만남이 되시기를 빕니다.

 

스미노 요루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스미노 요루 저/양윤옥 역 | 소미미디어
먼지 뿌연 도서실, 낡은 책장에 꽂힌 서적들의 순번, 조용히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익숙한 것에서만 위안을 찾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나는 병원에서 낡은 소파 구석에 놓인 공책 한 권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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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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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저/<양윤옥> 역12,4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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