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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변함없는 것, 우리 부부의 의리”

『늘 그렇듯,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삶을 바꾼 일상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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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그맨이라, 워낙 생각 없고 낙천적이라(웃음) 똑같은 일이 있어도 그 일을 행복하고 재미있게 생각하거든요. 다른 분들도 어떤 일을 조금만 더 재미있게 생각하면 삶 자체가 재미있어지고 즐거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2017.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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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만 팔로워의 개그맨 김재우 인스타그램, 시작은 201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제로 ‘쉬어지고’ 있던 날들.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상처가 컸던 때였다. 아내 조유리는 그런 남편에게 배낭을 사주며 말한다. “이왕 쉬는 거 쉬는 것처럼 쉬어.”라고. 김재우는 그 배낭을 메고 전국을 여행했다. 다니며, 마치 그림일기처럼,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이야기를 올렸다. 이것이 김재우 ‘럽스타그램’의 시작이다.


게시물이 올라올 때마다 수백 개의 댓글과 수만 개의 ‘좋아요’가 달리는 그의 인스타그램을 본 몇몇 출판사에서 책 출간을 제의했을 때 김재우는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해 번번이 거절했었다. 그것을 지켜본 조유리가 함께 써보자고 제안했고, 『늘 그렇듯,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는 부부가 다시 쓰는 일기처럼, 한 번 더 하는 프러포즈처럼 책이 되었다. 주구장창 카레만 먹게 되는 신혼의 이야기들, 고양이와의 동거 생활, 여행의 순간, 부부싸움과 가족에 대한 애틋함 등 평범한 누구나의 일상이 유쾌하고 재치 있는 개그맨의 언어로 펼쳐진다. 이로써 삶이 바뀌었다는 김재우. 그는 자신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인세 전액 기부라는 방법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도 아내와의 작은 일상을 올린다. ‘#그게바로 #남자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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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함께 쓴다면 괜찮을 것 같아


‘이 책은 아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게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라고 적었어요.

 

김재우: 여러 출판사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었어요. 번번이 거절을 했는데요. 아내에게까지 연락이 간 거예요. 김재우 씨를 설득해줄 수 있느냐고요. 그것도 끝내 거절을 했더니 아내가 “내가 차라리 오빠 쓰는 걸 도와서 같이 쓰면 어떨까?”라고 한 거예요. 원래 아내의 꿈이 작가이기도 했으니까요. 아내의 말을 듣고 그 다음 제의를 해온 출판사에는 승낙을 해서 쓰게 됐어요.

 

아내 분의 꿈이 원래 작가였다고요?


김재우: 네, 여행 작가가 꿈이었어요.


조유리: 책 읽는 것이나 쓰는 것 워낙 좋아해서 언젠가는 쓰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있었어요. 책 내는 걸 계속 거절을 하더니 제가 같이 해보자고 하니까 생각을 바꾸더라고요.

 

애초에 출판을 거절한 이유는요?


김재우: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책은 누군가가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이잖아요. 제 글은 누군가가 돈을 주고 읽을 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돈을 지불할 정도의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같이 쓰자고 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그동안 아내의 글을 봐왔잖아요. 아내의 글은 돈을 내고 볼 만하거든요.(웃음) 그래, 당신이 함께 쓴다면 괜찮을 것 같아, 이렇게 결심을 한 거죠.


조유리: 인스타그램 자체는 신랑만의 얘기지만 둘의 얘기는 같이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책에 묶인 아내의 글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김재우: 아내가 가끔 쪽지도 써주고요. 편지를 되게 많이 써주는데요. 저는 열 살 이후로 운 적이 없거든요. 찢어지고, 다쳐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던 냉혈한이었는데 아내가 쓴 글을 보면 눈물이 나려고 할 때가 있어요. 아내의 글을 보고 그런 제 가슴이 움직인 걸 보면 글에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사실 저처럼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감정이 무뎌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사람의 마음이 움직였다면 좋은 글이 맞는 것 같아요. 아내의 글은 엄청 따뜻한 글이에요. 그게 책에 잘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아내 조유리 저자가 이 책을 ‘다시 한 번 쓰는 프러포즈 편지’라고 한 대목이 있거든요. 조유리 저자는 쓰면서 어떠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조유리: 원래는 이렇게 많이 쓸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그냥 첨삭하는 식으로 조금만 넣으려고 했는데요. 몇 개 써서 “내가 생각한 건 이런 거야”라고 신랑을 보여줬더니 좋아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정말 끼어들기를 하려고 했던 건데요. 어쩌다보니 공동저자가 되었어요.(웃음)

 

짧게 쓰려던 글이 길어진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


조유리: 신랑의 글이 사랑을 많이 받잖아요. 거기에 제 글이 들어가면 원래 사랑 받는 신랑의 글이 흐려질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재미있게 받아치는 정도로 써야지, 했었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예요. 그 중에 신랑이 좋아하는 것도, 공감하는 것도 있었고요. 물론 “뭐야?” 이런 것도 있지만요.(웃음)

 

롭게 고백하는 느낌도 있었을까요?


조유리: 신랑이 보는 분들한테 쓴다면 저는 신랑한테 쓴 게 많아요. 하고 싶었던 얘기를 말로 하면 너무 부담스럽거나 민망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마음을 글로 쓰면 조금 더 가닿지 않을까 생각해서 쓴 글들이 좀 있어요.

 

김재우 저자는 아내의 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이 뭐예요?


김재우: 사실 제가 아내의 글 중에 가장 좋아하는 글은 이 책 안에는 없어요. 제가 프러포즈를 하고 제가 받은 편지에 울었거든요.(웃음) 그 편지가 사실은 제일 감동적이고요. 책에 담긴 아내의 글 중에는 홍콩에서 아내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대목이 에요. 그때 제가 한 눈에 반해서 따라다닐 때거든요. 당시에 아내는 그걸 몰랐죠. 그냥 저런 사람이 있구나, 했었을 거예요. 제가 이렇게 스토커처럼 보고 있었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에요. 그때는 아내와 말도 거의 안 섞어볼 때였거든요. 저는 공항에서 놀고 있었는데 아내는 그렇게 기도를 하고 왔다는 글을 보니까 새롭더라고요. 같은 시각, 같은 곳에 있었는데 그렇게 달랐구나 싶어서요. 그랬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글로 자세히 보니 새로웠어요.

 

함께 하는 책 작업도 처음인데 새롭게 알게 된 면도 있나요? 쓰면서 어땠나요?


김재우: 쓰는 내내 정말 재미있었어요. 제가 아내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앞에 썼지만 책을 쓴 이유는 딱 하나거든요. 아내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요. 그것 때문에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재미있었죠. 이 사람에게 뭔가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드니까요. 설거지도 많이 안 하고(웃음), 고양이 똥도 좀 덜 치우고요. 쓰면서는 제가 좀 많이 부려먹었죠. “어? 그럼 안 쓴다?” 이렇게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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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음의 상처


김재우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잡아낸다는 점일 텐데요. 두 분의 진짜 일상이 궁금해요. 책과 많이 닮아 있나요?


조유리: 신랑의 첫인상은 ‘남자다움’이었어요. 운동하는 사람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감성적인 부분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생각보다 생각도 깊고, 소소한 면도 있어요. 저는 그냥 지나치는 것들도 신랑은 깊게 생각하거나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해요. 인스타그램에 쓴 걸 보면 저도 깜짝 놀랄 때가 많거든요.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싶죠. 주변에 글을 좋아하거나 책 좋아하는 분들을 정말 많이 보는데요. 신랑은 심지어 책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에요.(웃음) 그런데도 쓴 글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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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별로 #정리를 #해놓는것 #그게바로 #세계카레전집의길 #지옥의문 2016년 10월 23일

 

 

두 분 결혼 소식 기사에 달린 악플 때문에 아내 분이 마음 쓰고 있을 때 남편 분이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겠다고 안심을 시켜요. 어려운 순간을 맞는 김재우 저자의 태도가 엿보였어요.


조유리: 신랑은 기본적으로 엄청 긍정적이에요. 반면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거든요.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그 일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는 면이 있어요. 신랑은 다르죠. 그 당시에도 신랑이 저에게 어쩔 수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일이다, 별 일 아니다, 그러니까 신경을 끊자,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댓글도 아예 보지 말자고요. 사실 저야 평범한 회사원이니까 이런 게 어떤 식인지 몰랐죠. 그런데 악플을 딱 보고 나니까 많이 놀랍더라고요. 아직도 기억나는 게 몇 개 있어요. 5년이 넘었는데 말이에요. 지금은 재미있는 에피소드인데요.(웃음) 막상 그때는 ‘뭐야, 이런 사람도 다 있네’라고 생각하면서도 밤에 잠이 안 오더라고요. 그때 신랑이 큰 힘이 됐죠.

 

김재우 저자는 원래 그런 일이 있을 때 담담하게 넘어가는 편인 건가요? 아니면 아내를 위해서 의연한 척 한 걸까요?


김재우: 사실 저는 너무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잘못한 게 없이 나쁜 이야기를 되게 많이 들어야 했어요. 그렇게 생겼거든요, 사실. 저 사람 옛날에 문제 저지르지 않았나? 그게 제 이미지 중 하나였어요. 데뷔 15년 동안 사고 친 적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런데 제 얼굴이 사고 치게 생긴 상이에요.(웃음)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거야 개그맨으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저를 좋아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그 전까지는 정말 아무렇지 않았고, 생각도 깊은 편이 아니라 괜찮았는데요. 아내가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저도 충격을 받았죠. 솔직히 기자 분과 마주 앉아 인터뷰를 하는 게 8년 만에 처음이거든요. 일체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았어요. 저는 상관이 없는데 저로 인해 아끼는 가족들이 욕을 먹으니까요. 지켜야 할 사람이 생기니까 다르더라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 극복해내지는 못한 상황이에요.

 

그런 시기가 있었군요.


김재우: 진짜 마음의 상처는 아무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상처가 엄청났거든요. 돈은 못 벌어도 되는데요. 누군가는 나를 기다렸으면 좋겠다고 늘 기대를 했었어요. 그런데 그 기대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고요. 인스타그램도 원래 가입은 했었지만 굳이 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아예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아내와의 이야기를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더니 우리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그게 참 좋아요.

 

역시 그러한 직업에 대한 고민도 엿보여요. 이를 아내 분이 많이 이해를 해주시잖아요.


김재우: 5개월 내내 쉰 적도 있어요. ‘쉬어진’ 거죠. 제가 쉰 게 아니고요. 그런데 아내는 단 한 번도 “오빠, 왜 일 안 해?”라는 말을 안 했어요. 왜 돈 안 벌어오느냐는 말을 단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아요. 유일하게 아내한테 한 번도 못 들어본 이야기예요.


조유리: 결혼하고 바로 경제권을 제가 가졌거든요.(웃음) 그러니까 제가 조절이 가능했어요. 계획이 가능하니까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 그랬다면 그런 얘기를 했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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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말하는 의리


일상을 기록하는 것, 어떤 좋은 점도 있었을까요?


김재우: 일상을 하나씩 기록하면서 저희 인생이 조금 바뀐 것 같아요. 삶이 바뀐 것 같은데요. 일단은 일도 조금 더 왕성하게 하게 됐고요. 인스타그램은 아내 때문에 시작한 거거든요. 제가 너무 놀고 있으니까 아내가 배낭, 양말을 딱 주면서 “이왕 쉬는 거 쉬는 것처럼 쉬어, 오빠 가고 싶은 데 다 다녀와.”라고 한 거죠. 그 배낭을 메고 여행을 다니면서 인스타그램을 한 거예요. 부산도 갔다가, 전라도도 갔다가, 대구도 갔다가, 하면서 그림일기처럼 쓴 거죠. 그런 몇 년 동안의 시간을 거쳐 삶이 조금씩 바뀐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연예인으로서 기가 꺾였었어요. 너무 일이 안 들어오니까요. 인스타그램을 하고 난 뒤에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졌죠. 이제는 제 모습을 봐주시는 거잖아요. 정말 그건 돈으로도 못 사는 거거든요. 그게 너무 좋아요. 오늘 있던 사인회에서도 그래서 오신 분들 한 분, 한 분 다 사진을 찍었거든요. 한 분도 빠짐없이 찍은 이유도 감사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인지 아내에 대한 남다른 애틋함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김재우: 그건 세상 모든 남편들이 같은 마음 아닐까요? 그런 마음을 얘기하면 ‘멍청이, 그걸 자랑이라고 하고 있냐’라면서 비웃을 것 같은데요.(웃음) 다 그런 거죠.

 

‘럽스타그램’의 대명사잖아요.(웃음)


김재우: 아이고, 대부분 아내 디스예요.(웃음)


조유리: 만약 인스타그램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한 거였으면 공감 안 해주셨을 것 같아요. 사실은 인스타그램에 보여준 것보다 실제로 더 잘 챙겨주기도 하고요.

 

결혼 전과 후, 남편이 지금까지 몇 년 동안 전혀 변한 게 없는 건가요? 


조유리: 신랑이 처음부터 그 얘기를 했어요. 지금 해주는 것보다 더 잘해줄 수는 없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해주는 것보다 못해주진 않을 거다, 라고요. 그 얘기를 처음 사귈 때부터 했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뭐야, 더 잘해줘야지’(웃음) 이런 생각도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니까요. 신랑은 처음 그때랑 거의 같아요. 책에도 썼는데 ‘우정’, ‘의리’ 같은 얘기를 여자 친구한테 하니까 황당하기도 했거든요. 제가 친구나 후배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까 이 사람이 말하는 의리가 뭔지 알게 되더라고요. 그때만 잘해주는 게 아니라 변함없는 것, 그게 이 사람이 말하는 의리였던 거예요. 저도 살면서 그게 무엇인지를 배웠죠. 

 

만난 지 2년쯤 된 어느 날, 오빠는 “결혼하면 서로에게 꼭 의리 지켜야 해.”라고 말해서 정말 화를 냈어요. 내가 무슨 남동생이나 친구도 아닌데 남녀 사이에 무슨 의리 같은 소리냐며 화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결혼한 지금, 문득 그때의 의리에 대해 생각합니다. 함께한 지 8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전화를 자주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불평하면서도 해 주는 것, 다른 일보다도 나를 먼저 생각해 주는 것, 이 모든 것이 그가 생각하는 ‘의리’더라고요.(53쪽)

 

사회생활 하면서 존경스러운 분들 많이 만나잖아요. 똑똑하거나 사회적으로 명성 있는 분들 많이 만나는데요. 인격적인 부분이나 사람을 대하는 면에 있어서 사실 가장 많이 배우는 사람은 남편이에요. 잘해줘야지, 하는 생각도 하고요.

 

이런 말씀 들으면 정말 좋으시겠어요.


김재우: 아우, 창피해 죽겠어요. 이런 대화를 서로 안 하니까요.(웃음) 매일 장난만 쳤죠. 하지만 굳이 말 안 해도 알 수밖에 없어요. 아내는 저를 너무 많이 바꿔놓았어요. 자신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잖아요. 제가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누구를 만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죠. 저는 너무 인격적으로 볼품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니까 아내한테 잘할 수밖에 없어요.

 

아내를 만나고 어떤 면이 변했다고 생각하세요?


김재우: 예전의 저를 생각하면 진짜 아찔해요. 물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잘못하고 산 적은 없지만요.(웃음)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음주를 하거나 이러지는 않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단점들이 있었어요. 그 단점들을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데요. 만약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면 변하지 않았겠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닮는 법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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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재미있게 생각하면


책 인세의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에요. 이 아이디어는 어느 분의 것인가요?


김재우: 아내도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고요.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늘 마음속으로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살진 못했죠. 아내가 배낭을 사주면서 했던 말이, 기를 살려주려고 했던 말이겠지만, “오빠는 분명히 다시 일어날 거다. 그때는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살자.”는 거였어요. 그 이후에 처음 한 기부가 저의 첫 광고로 받은 수익금이었어요. 그때부터 시작을 했고요. 마냥 마음속에 갖고 있던 생각을 이제야 실천하기 시작한 거예요. 저희가 힘들 때 얘기했던 거니까 그건 지키고 싶은 마음이에요. 기분도 정말 좋고요.


조유리: 그래도 둘 다 일을 하니까요. 게다가 기부를 하고 나니까 좋았어요. 많은 분들이 고맙다고 말씀도 해주시고요. 또 저희 책 편집자 분이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셔서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를 하신 거예요. 그런 것을 보면서 우리도 기부하길 잘했구나 생각했어요.


김재우: 저희가 인세 기부를 안 했다면 여러분들이 이렇게 책을 사주시지도 않았을 거예요. 또 안 했다면 우리 통장에 얼마 들어온다, 정도로 밖에는 못 보는 거잖아요. 그런데 기부를 하니까 몇 명의 아이들을 수술 시킬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니까 좋아요. 첫 광고 수익금을 기부했을 때도 몇 명의 아이들이 방학 기간에 밥을 먹었다, 라는 내용이 오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는 보람이 있었죠. 가치가 달랐어요. 지금도 딱 그런 마음이에요.

 

서로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소에 못했던 쑥스러운 말을 해보면 어떨까요?  


조유리: 신랑이 좋으면 늘 저도 좋아요.


김재우: 아내가 저를 잘 가르쳐줘서 고맙죠.  

 

조유리 저자의 말은 제목에 담은 말과 같네요.


조유리: 그 말을 신랑이 되게 많이 하거든요. 연애하던 시절에도 늘 하던 말이에요. 데이트할 때 “뭐 먹을까?” 하면 대개는 그냥 “너 먹고 싶은 거 먹어.”라고 하잖아요. 저희도 선택을 늘 제가 하니까 처음엔 좋다가도 힘든 거예요. 그래서 “오빠가 좀 해!”라고 했더니 말을 예쁘게 하더라고요. “네가 좋아하고, 맛있다고 하는 거면 나도 좋아.” 이렇게요.(웃음)


김재우: 상대의 마음을 조종하는 거죠.(웃음)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잖아요. 이렇게 말하면 화내기도 애매해져요. 이 말은 사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와 다를 게 없어요. 

 

독자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재우: 많은 분들이 제 인스타그램을 좋아해주시는 이유는 저희가 잘 살아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랑 똑같이 사네, 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냥 똑같이 사는 이야기를 개그맨인 제가 조금 더 재미있게 푼 것밖에 없어요. 저희가 누구보다 더 잘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저는 개그맨이라, 워낙 생각 없고 낙천적이라(웃음) 똑같은 일이 있어도 그 일을 행복하고 재미있게 생각하거든요. 다른 분들도 어떤 일을 조금만 더 재미있게 생각하면 삶 자체가 재미있어지고 즐거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똑같은 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생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생각하고요. 이 책은 그런 책이에요. 재미있게 생각하는 방법을 전해드릴 수 있는 그런 책이니까요. 만약 인생이 우울하다는 생각이 들면 편하게 한 번 보셨으면 좋겠어요.


조유리: 저는 사랑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던 사람이에요. 현실주의자라서요. 그러다가 만난 사람이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또 내가 행복해서 본인도 행복해지는 사람이고요. 그러니까 누구라도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만나셨을 때 알아보고 꽉 잡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웃음) 그게 이 책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던 것 같아요.


 

 

늘 그렇듯,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김재우, 조유리 저 | 넥서스BOOKS
김재우는 수많은 강연에서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주는’ 그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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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늘 그렇듯,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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