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정리
평소 자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것을 했나 돌이켜보면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본 적이 없습니다. 버킷리스트 작성이 그런 점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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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진 작가

좋은습관연구소가 제안하는 15번째 좋은 습관은 버킷리스트를 매년 써보는 습관이다. 영화 <버킷리스트>를 보게 되면 뒤늦게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두 주인공이 나온다. 만약 이들이 죽기 몇 달 전이 아니라 평소에 좀 더 자주 버킷리스트를 써보았다면 어땠을까? 이들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최호진 작가가 쓴 『결국엔, 자기 발견』은 버킷리스트 쓰기를 먼저 경험한 작가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작가는 금융권에서 근무하다 직장 생활의 번아웃을 겪다 버킷리스트를 쓰게 되면서 회사 생활을 힘들어한 이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위한 일인지 알게 되는 과정이 실감나게 기록되어 있다.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결국엔, 자기 발견』을 쓴 최호진이라고 합니다. 두 아들을 둔 평범한 40대 아빠고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다가 최근 버킷리스트를 이용한 교육 회사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책 쓰기가 쉽지 않을 텐데, 벌써 두 권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로그의 힘인 것 같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게 됐고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겨 글쓰기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김민식 PD님의 책 『매일 아침 써봤니』를 보고 나서부터는 매일 아침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출근 전 1시간, 퇴근 후 1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했던 것이 꾸준히 쌓여서 책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버킷리스트 쓰기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우선, 제가 소개하는 버킷리스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버킷리스트와는 다릅니다. 1년 뒤에 죽는다고 가정하고 1년 안에 하고 싶은 일을 무려 100개나 써보는 것인데요. 기간도 제한적이고 써야 할 개수도 많다 보니 쓰는 일이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짜내고 짜내면서 나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난 그동안 무엇을 좋아했던 사람인지, 어떤 장면에서 난 행복했지 이런 생각도 다시 하게 됩니다.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성장을 위해 책을 읽고 강의를 다니고 멘토를 만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씩 실천하면서 일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덕분에 회사 생활을 할 때도 누구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버킷리스트를 떠올리면 다들 평소에 해보지 못하는 어떤 것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과연 이것들을 써본다고 해서, ‘자기 발견’이 가능한가요? 평소에 해보지 못한 것들인 만큼 오히려 엉뚱한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엉뚱한 결과가 자기 자신이 진짜 바라고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게 자기발견 아닐까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취향 정도의 발견이라도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뭐든 한 번에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버킷리스트를 쓰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쓰고 나서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요?

버킷리스트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실행에 대해서는 크게 염두에 두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하고 싶은 일을 쓰는 데 장애가 될 수 있기에 편안하게 써보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100개를 다 쓰고 나서 꼭 해야 하는 일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리’입니다. 즉, 내가 실행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 그 차이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좀 더 정확한 자기 발견으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책을 보다 보니, 일의 의미도 삶의 의미도 모두 찾으셨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조금은 철학적인 질문이 될 수 있을 텐데 작가님에게 일의 의미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지난 몇 년간 “행복”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제 자신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어요. 돈이 많았으면 좋겠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별 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행복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니 저의 경우 “성취, 효능감, 같이”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자신이 계획한 일들을 하나씩 이루면서 느끼는 효능감이 행복을 결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언제 제가 행복한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되물으며 지낼 겁니다. 왜냐면 행복을 생각하는 기준은 계속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저에게 일의 의미이자 동시에 삶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보다 보면, 퇴사라는 키워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 생각하는데,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오히려 일 밖에서 먼저 의미를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딴짓”을 해 보는 것이지요. 회사 밖에서 사람들과 만나 독서 모임도 해보고, 새로운 취미 활동도 해보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회사 밖에서 삶의 에너지를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기한 건 그렇게 얻은 에너지가 회사 생활이나 업무로도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에너지가 회사 일을 조금은 가볍게 대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가볍게 대한다는 의미는 매출에 대한 스트레스 대신, 매출을 위해 고객과의 소통을 어떻게 할까 같은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육아 등의 문제로 한동안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가,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새로운 직업을 가지려고 하는 경력 단절 여성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에게도 버킷리스트 쓰기가 도움이 되나요?

워크숍을 진행할 때 한 40대 여성분께서 “한 번도 이런 걸 고민해 본 적이 없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모성애가 강하거나 희생정신이 높은 여성분일수록 자신을 감추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처음으로 자기 스스로에 대해 돌아볼 수 있어 계기를 주는 게 버킷리스트입니다.

대학생들이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어떤 일을 할까?”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이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혹은 잘할지 알지 못하고, 막상 안다고 해도 취업 문이 열리기도 어렵고, 그렇다 보니 그냥 공무원이나 평판 좋은 기업을 묻지마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가님은 이런 취준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힘든 취업 현실에서 기성세대가 뭐라고 말씀드리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듭니다. 다만 현실적인 고민과 별도로 내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애써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당장 내 직업으로 연결하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언젠가 펼쳐볼 계기가 있을 거라 믿고요.

이미 자신이 어떤 꿈을 갖고 있고, 어떤 준비와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을 읽거나 버킷리스트를 쓸 필요가 없지 않나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는 분들이더라도 어쩌면 그것은 사회가 만들어낸 고정 관념에 따른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기대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목표나 확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은 “의심”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꿈이란 계속 바뀝니다. 내 환경·나이에 따라 계속 변경됩니다. 그러니 자기 발견은 멈출 수 없는 일이고요.

버킷리스트를 활용한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한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직장인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니어분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 취준생분들 등과 버킷리스트 쓰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평소 자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내가 어떤 것을 했나 돌이켜보면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본 적이 없습니다. 버킷리스트 작성이 그런 점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새해를 맞아 이 책을 참고삼아 꼭 버킷리스트 쓰기를 한번 해보셨으면 합니다. 




*최호진

작가는 임원을 꿈꿨던 금융맨이었다. 원래 아나운서를 꿈꿨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금융권으로 취업을 했다. 금융 그룹에 있으면서 카드, 은행, 지주 회사 등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재무, 퇴직연금, 광고, 디지털 등 다양한 업무를 섭렵했다. 소위 회사에서 잘나간다고 인정을 받던 중, 갑자기 찾아온 번아웃으로 2019년 1월 돌연 휴직을 한다. 휴직 즈음 작가는 버킷리스트 쓰기를 경험한다.

앞으로 살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1년 동안 하고 싶은 일 100가지를 써보는 것이었다. 작가는 버킷리스트 쓰기를 통해 왜 회사 생활에 번아웃이 왔는지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어떤 일을 소망하는지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이제 일의 의미는 물론이고, 삶의 의미도 명확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모두는 버킷리스트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지금도 매년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자기 발견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휴직 기간의 경험을 모아 『퇴사 말고 휴직』이라는 책을 썼으며, 현재는 버킷리스트 워크숍을 운영하며 다른 사람의 자기 발견을 돕고 있다.




 
        결국엔, 자기 발견     
      
결국엔, 자기 발견
        
최호진 저
        
좋은습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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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