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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왕 찐천재〉 화제의 역사학자 김재원 인터뷰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김재원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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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수많은 인과 관계의 총합입니다. 제가 소개한 역사적 사건과 사건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결국 인과인 것 같아요. (2022.06.13)

김재원 저자

최근 몇 년 사이 역사 콘텐츠를 전하는 에듀테이너가 많이 등장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역사학자가 바로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 출연 중인 김재원이다. 

홍진경의 역사 선생님인 그가 출연한 영상을 보면 유독 ‘역알못’들의 고해성사가 빼곡한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역사를 싫어하던 내가 빠져들고 있다”, “웃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기억하고 있다”, “학창 시절에 국사를 이렇게 배웠더라면….”

역사학자 김재원의 역사 강의에는 어떤 힘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걸까? 그의 신간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의 출간 소식과 함께 그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보자.



최근 몇 년 사이에 유튜브를 비롯하여 다양한 매체에서 역사 콘텐츠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작가님께서도 다양한 채널에서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역사에 대해 소개해주고 계신데, 작가님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저는 소위 말하는 ‘역사 덕후’는 아니었습니다. 딱히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을 많이 읽거나, 공부했던 것도 아니었고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접한 책 한 권으로 인해 역사, 정확히는 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바로 박노자 선생님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열거하는 것이 아닌 과거를 향해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는 책이었어요. 그때부터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싶다고 느꼈고, 결국 역사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질문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는데요, 역사 콘텐츠는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역사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역사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험을 위해 배워온 ‘한국사’라는 과목이 솔직히 재미있는 과목은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한국사가 수학이나 과학처럼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인 것도 아니고, 문학이나 철학처럼 사유의 폭을 넓혀주는 학습 방법을 사용하지도 않으니까요. 과거에 일어났던 사실관계들을 시대순으로 나열한 공부가 어떻게 재미있겠어요. 하지만 과거의 이야기가 단지 과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 오늘의 나와도 연결 지점이 있다는 점이 역사의 흥미로운 지점인데요, 바로 여기서부터 역사 교육이 다시 세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역사 강의를 본 분들께서 유독 “역사 강의가 정말 쉽고 재미있다”, “역사를 이렇게 배웠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평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야기의 힘’ 때문인 것 같아요. 교과서는 어쩔 수 없이 공정한 시험을 위한 도구로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위해 국가에서 허락한 사실관계를 일정한 형식에 맞게 나열해야만 합니다. 이건 바꿀 수 없어요. 법이니까요. 그렇게 역사를 처음 접했다면 제 강의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제까지 특정 ‘사실’이 대체 왜 교과서에 실렸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는데, 저는 바로 그 “왜?”라는 부분을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거든요. 제 강의는 그저 교과서 밖에서 교과서 안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콘텐츠가 다양해졌지만, 고대부터 현대사까지 다루는 통사 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그러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작가님께서 이 책을 통해 한국사 전반을 다룬 이유는 무엇이신지요? 

연구자로서 통사 책을 쓰기로 마음먹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굉장히 어렵고 방대한 작업이지요. 그리고 보통 연구자들은 자신이 전공한 것 이외의 시대나 주제에 대해 다루는 것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겸양과 겸손이 학계와 대중 사이의 거리를 더욱 벌리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는 학계의 축적된 연구성과를 정리해서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책이 그런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 권에 다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사실 중에서도 이 책에 소개된 사건들을 선정하신 기준이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목차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떤 사건은 굉장히 뻔하기도 하고, 어떤 사건은 생뚱맞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제가 주제를 선정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해당 시기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역사’였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하거나, 가장 필요한 역사라는 건 없어요. 그저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역사 주제를 꼽았을 뿐이지요.

역사란 어쩌면 과거에 일어난 사실일 뿐이잖아요. 그런데 현재를 사는 우리가 왜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할까요? 역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과거를 통해 좁게는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내가 속한 집단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굉장히 근원적인 학문인 거죠. 철학적이기도 하고요. 거기서부터 출발해 넓게는 사회와 국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사도 인문학이고, 인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잖아요.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인간에 대한 이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왜?’라는 질문과 ‘정말?’이라는 의심도 함께요. 역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그런 혜안을 주는 학문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를 가장 재미있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순서대로 찬찬히 읽어 주세요. 역사는 수많은 인과 관계의 총합입니다. 제가 소개한 역사적 사건과 사건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결국 인과인 것 같아요. 게다가 수천 년의 역사를 한 권으로 속도감 있게 쓴 책이니 작은 인과 관계를 놓치면 전체 스토리의 흐름이 깨질 수 있어요. 흐름을 제대로 잡아야 이해도 빠르잖아요. 한 글자, 한 문장 곱씹으면서 읽다 보면 한반도 땅에서 벌어진 수천 년의 역사가 손에 잡히실 거라 확신합니다.



*김재원
 
역사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쉽지만 가볍지 않고, 재미있지만 잊히지 않는 한국사 콘텐츠를 만들고자 끊임없이 고민하는 역사학자. 고려대학교에서 한국사학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를 수료했고,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백석예술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4·19 혁명을 묻는 십대에게』, 『한뼘 한국사(공저)』, 『만인만색 역사공작단(공저)』 등이 있고, TV조선 〈킹스맨〉, 채널A 〈천일야史〉,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엠장기획〉, 팟캐스트 〈만인만색 역사공작단〉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역사란 교과서 안에 갇힌 학문이 아닌 오늘의 나와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전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김재원 저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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