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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오늘을 위해 죽음이 전하는 질문들

『죽음이 물었다』 아나 아란치스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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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현실에 안주하고 삶을 허비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집니다. 자신에게는 무한대의 내일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고 주변 사람들과 지속적인 추억을 만드는 것 또한 잊기 쉽습니다. (2023.04.05)


의학의 발전,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이전보다 늘어난 인간의 수명. 그러나 길어진 삶이 반드시 행복한 인생을 약속하진 않는다. 이제는 가치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삶에 대한 고민과 아주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그리고 여기, 『죽음이 물었다』의 저자 '아나 아란치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그 누구보다도 많이 인간의 마지막을 목도한 사람, 그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은 과연 무엇일까?



『죽음이 물었다』를 읽어보니, 이 책이 무엇보다도 생생하게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한 주제로 책을 쓰시게 된 동기와 집필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삶과 죽음이 자연 주기의 일부라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된 것입니다. 또한, 삶과 죽음이라는 모든 생명의 운명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죠. 『죽음이 물었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장려하고 독자들이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 삶의 목적, 그리고 매일의 시간을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도록 격려합니다. 

아울러 독자 스스로 자신의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도록 기회를 제공합니다. 궁극적으로 『죽음이 물었다』는 모든 형태의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진정한 희망을 내 삶에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이것을 깨닫는 가운데 삶이 지닌 본질적인 불확실성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주어진 삶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죠. 그리고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완화 의료는 아직까지 일반 독자들에겐 생소한 개념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완화 의료'란 무엇인지 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완화 의료 전문가로 헌신하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 역시 궁금합니다.

완화 의료는 심각한 질병의 증상, 고통,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문 의료 분야입니다. 환자는 물론 환자의 가족이 겪을 고통마저도 존중하면서, 인간 존엄성의 원칙에 입각해 치료를 진행하는 접근법입니다. 이런 이유로 완화 의료는 의사만이 아니라 간호사, 사회 복지사 및 기타 전문가를 포함한 의료 전문가 팀에 의해 제공되는 복합적인 의료 서비스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 심각한 질병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믿기 때문에 완화 치료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완화 의료가 한 사람의 삶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그것이 환자의 복지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셨을 겁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신지, 이 시간을 거치며 작가님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네, 의사로서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죽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꽤 오랫동안 치료해 온 말기 환자의 죽음이었습니다. 그 환자는 최고의 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 환자의 죽음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환자 및 환자의 가족들과 제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탓에 환자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고통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이 환자의 죽음은 제 인생을 몇 가지 측면에서 크게 바꿔놓았습니다.

첫째, 환자들과 가족 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대해 더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한자와 그 곁의 사람들을 더욱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의 처지와 고통을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가능한 한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고, 환자들이 남은 시간을 좀 더 충실하게 보낼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을 것입니다. 투병 중인 가족을 돌보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질병과 싸우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지지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삶의 마지막에 선 사람들을 돌보는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지치는 일입니다. 그래서 환자의 보호자들에게는 공감과 지지와 격려가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든 병을 견디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이해합니다. 좌절감과 무력감, 그리고 공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런 마음이 들수록 당신 자신을 잘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자신에게 죽음이 결코 닥치지 않을 것처럼 살아갑니다. 작가님께서 보시기에, 삶의 마지막을 잊고 지내다가 사람들이 끝내 인생에서 놓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진심으로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인생을 최대한 누리며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그중 한 가지 이유가 바로 죽음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현실에 안주하고, 삶을 허비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집니다. 자신에게는 무한대의 내일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고 주변 사람들과 지속적인 추억을 만드는 것 또한 잊기 쉽습니다. 또한, 나중에 후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인생의 끝을 잊어버린 사람들은 소중한 시간을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쓰지 못하고, 그저 허비해버리고 맙니다.

그렇다면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삶과 죽음이 신비롭지만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순환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구도 삶과 죽음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삶의 순간순간마다 삶과 죽음을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 살아 가는 것뿐입니다. 모든 인간의 삶과 죽음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고, 성공이든 실패든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배우고, 상황에 상관없이 매일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 하여금 '삶'이라는 여행에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멋진 영감을 줄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이 물었다』를 만나보게 될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릴게요.

제 책이 한국에서 출판되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삶과 죽음이라는 복잡한 주제에 대한 제 생각과 경험을 한국의 독자들과 나눌 수 있게 된다니 영광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많은 독자가 삶의 매 순간을 감사하고 고난을 포용하며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자기 성장을 위해 노력하도록 격려하는 데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삶과 죽음이라는, 어쩌면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독자분들께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물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나 아란치스(Ana Claudia Quintana Arantes)

브라질 완화 의료 최고 권위자. 상파울루주립대학병원에서 노인 의학으로 레지던트 과정을 수련했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완화 의료를 전공했다. 20여 년째 저작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완화 의료가 올바르게 인식되도록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죽음이 물었다
죽음이 물었다
아나 아란치스 저 | 민승남 역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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