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재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어릴 적에는 보통 아이들처럼 만화책 보는 재미에 빠져 살았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책과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편이었으나 고등학교 1학년 때 문학에 조예가 깊은 친구들을 만나 문학 작품 읽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시와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조금씩 독서의 폭을 넓혀 가기 시작했지요. 교과서 공부와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런 세계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리곤 했습니다.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책을 읽는다는 건 나의 세계에서 너의 세계로 넘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는 책을 쓴 사람뿐 아니라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나아가 책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걸 텐데요. 그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고, 그 말들을 받아안으며 내가 가진 좁은 인식의 틀이 깨져나가는 걸 느끼곤 합니다. 세상에는 결이 다른 무수한 말들이 있고, 그런 말들을 모아놓은 게 책이라고 할 때, 독서는 결국 겹겹이 둘러쳐진 말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 그 말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 되겠지요. 그건 또 그 말들의 주인공인 너를 만나는 길이기도 할 테고요.
요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글을 쓰는 사람이니만큼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언어 사회학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 사람들이 언어를 다루는 방식 등에 대해 두루 살펴보고 싶습니다. 정치든 경제든 인간이 하는 사회 활동의 대부분이 언어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언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언어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관심의 연장선에서 최근에 나온 신지영 교수의 『언어의 줄다리기』 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작 『청소년을 위한 시쓰기 공부』 와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청소년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시에 대해 들려주는 책을 썼는데요. 시집을 사서 읽는 독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시가 가진 힘은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 사라지지도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좋은 시집을 곁에 두고 한두 편씩이라도 틈틈이 읽는 습관을 가져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