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연인들의 천국 - 화개길과 화개1길
정독도서관 입구에서 삼청동 파출소에 이르는 좁은 골목인 화개길과 ‘세계장신구박물관’에서 위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인 화개1길. 화개길은 액세서리, 옷, 커피를 파는 조그만 가게들로 꽉 들어찼다. 주로 데이트하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인 일본 여성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원래는 주민을 상대하던 쌀집에서조차 떡볶이, 식혜, 찐빵을 팔고 있을 정도다.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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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도서관 입구에서 삼청동 파출소에 이르는 좁은 골목인 화개길과 ‘세계장신구박물관’에서 위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인 화개1길. 화개길은 액세서리, 옷, 커피를 파는 조그만 가게들로 꽉 들어찼다. 주로 데이트하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인 일본 여성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원래는 주민을 상대하던 쌀집에서조차 떡볶이, 식혜, 찐빵을 팔고 있을 정도다.
삼청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화개 1길에는 사립 박물관이 많다. 눈이 오면 어쩔까 싶을 만큼 가파른 언덕길이라, 언 길에 넘어져 팔다리가 부러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이 길에 집을 얻을까, 하다가 가파른 지형이 무서워 포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길을 많이 정비했고, 유리로 마감한 전망대를 만들어 북촌 8경이라 안내하고 있어,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낡은 집을 수리하여 전망을 즐기는 고급 주택가로 바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개길
커피팩토리(소격동 142-2, 02-722-6169)
화개길 일대에서 가장 붐비는 커피숍이다. 그야말로 공장처럼 와글와글 시끄럽다. 워낙 위치가 좋고, 가게도 크며, 야외 파라솔에, 커피 맛 또한 나쁘지 않아서인 듯하다. 정독도서관에서 요가 수업을 끝내고, 함께 땀 흘린 친구들과 빙수와 와플을 먹곤 했다. 푸짐하긴 하지만 비싼 가격을 어찌 감당하느냐 하면, 친구인 릴리가 나서면 주인이 싸게 줄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커피 마니아인 한 친구는 이 집 커피콩을 즐겨 사간다. 그만큼 맛있다는 이야기인데, 나는 인스턴트고 원두고 가리지 않는 데다, 커피가 ‘지나갔다’는 수준의 멀건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맛이 좋은지 나쁜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나는 이 시끄러운 집보다는 바로 앞 삼각형 모양 일본식 집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수리하면 이 일대에서 가장 멋진 집일 텐데 왜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북촌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처럼 낡고 오래된 집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집마저 화려한 상점으로 바뀌면 외지인이 일부러 여길 찾아올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서울시도 북촌 주민도 모두 잊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헐리지만 않아도 고맙다는 심정으로 낡고 낡은 일본식 가옥을 응원하고 있다.
티베트박물관(소격동 115-2, 02-735-8149)
전통 티베트 공예품, 옷, 장식품, 악기, 불교 관련 미술 작품 등, 13~18세기 티베트 유물과 의식주 관련용품, 종교와 신앙 유물 400여 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2001년에 문을 열면서부터 언론에 많이 소개되어 엄마 손잡은 아이들의 북촌 박물관 나들이 붐을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
루이엘(화동 100, 02-720-0309, www.luielle.com)
아시아인 최초로 파리의 모자 전문학교인 ‘Cours Modeliste Toiliste’를 졸업했다는 셜리 천과 그 문하생들이 디자인한 모자 판매점이다. 화개길이 지금처럼 액세서리, 의류, 구두 가게들로 꽉 차기전인 1999년부터 챙 넓고 화려하고 실험적인 모자를 판매했는데,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나는 모자가 어울리는 패셔니스타가 아니어서 그냥 구경만 한다. 세일 기간에는 1~3만 원 하는 모자가 많이 나와 화개길을 더욱 붐비게 한다. 루이엘은 프랑스어로 ‘그와 그녀’를 뜻한다고 한다.
아원공방(阿園工房, 02-734-3482)
사간동길과 북촌길이 만나는 코너에 있던 공방이 화개길로 이사를 왔다. 나뭇잎 모양 금속 등받이에 나무를 깐 벤치를 내놓아 ‘저기 한번 앉아 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던 적이 있다. 금속 공예품, 액세서리 전문점이며 인사동 씸지길의 아원공방과 그 건너편 2층의 크라프트 아원, 화개길의 아원공방을 8남매가 꾸려 간다. 그들의 어머니는 ‘홍옥순 할머니의 바느질 이야기’라는 자수 전시회로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던 분이다. 재주 많은 부러운 가족이다.
감로당(화동 87-1, 02-3210-3397, www.sachalfood.com)
연잎 밥, 더덕 단호박 탕수, 백련잎차, 매생이 발아 현미죽, 백련초김치, 참나물 연근초회, 참마 솔잎 구이, 함초 된장국, 약선 장아찌, 아카시아 꽃 수수부꾸미 등 음식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신선해지는 채식, 사찰 음식 전문점이다. 2만 원에서 9만 원대의 코스 요리가 있다.
규방도감(閨房都監, 소격동 30, 02-732-6609)
이름을 잘 지었다고 감탄했는데, 한문으로 써 놓고 보니 더욱 좋다. 천연 염색한 무명과 광목 같은 자연 소재 천에다 일일이 수를 놓아 디자인한 이불, 테이블보 같은 침구류와 생활용품, 고상하면서도 활동하기 편한 개량 한복 등을 파는 곳이다. 사장 우영미 씨는 정독도서관에서 만난 친구로 (그쪽은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는 화개길을 지날 때마다 머리만 쑥 들이밀고 안부를 확인한다. 몸까지 들이밀지 못하는 것은 늘 손님이 있기 때문이다) 천상 이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곱게 빗어 넘긴 머리에, 자신이 만든 수수한 한복을 입고 단정하게 앉아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면, 살림이 취미인 사대부 마나님이 저러하셨겠거니 싶다. 거기다 말도 조곤조곤히 한다.
이국적인 장신구와 옷을 파는 고만고만한 상점이 몰려 있는 화개길에서 우리 것을 팔고 있어 믿음직스러운 가게다. 수작업 제품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고, 내 집은 이런 고급 제품을 두어도 빛이 나지 않는 누옥이란 게 아쉬울 뿐이다.
햇살 갤러리(화동 65-2, 02-720-3387)
경남 창녕 ‘고암 제다원’(055-533-2886)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솔식초, 국화차, 감잎차, 연잎차 등을 사거나 마시고, 다기도 구경할 수 있는 한옥 공간이다.
화개 1길
세계장신구박물관(화동 75-3, 02-730-1610, www.wjmuseum.com)
녹슨 철판으로 마감한 독특한 외관 때문에 쉽게 눈에 띄는 박물관이다. 작은 3층 건물 70여 평에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전통 장신구를 전시해 놓고 있다. 에티오피아니 터키니 하는 나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데다, 어두운 방에 수직의 투명 관을 설치해 진열한 방식도 환상적이고, 그 안의 크고 화려한 장신구들은 지금 당장 착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디자인이 빼어나다. 핸드백 전시회 등 기획전도 많이 열고, 일단 한번 발을 들이면 쉬 나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여성의 로망을 자극하는 곳이라고나 할까.
우리들의 눈 갤러리(화동 23-14, 02-733-1996, www.ka-ba.or.kr)
한국시각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다. 미술 워크숍 등을 통해 시각 장애인의 자기표현을 돕고 있다. 갤러리 건너편 축대에 아기자기한 입체 작품을 붙여 놓아, 일반인도 그걸 만지며 시각 장애인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생각해 보게 한다.
차 마시는 뜰(삼청동 35-169, 02-722-7006)
100여 년 된 고택을 전통 찻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삼청동 풍광, ‘ㅁ’자형 한옥 중정에 꽃을 가꾼 아기자기함, 차의 종류에 따라 다른 찻잔과 접시, 커피숍에선 맛볼 수 없는 메뉴 등 장점이 많은 가게다. 블로그와 관광 안내 책자에 워낙 많이 소개되어서인지,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곳임에도 내외국인이 줄을 잇는다. 생긴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함께 영화 보는 후배들과 와서 주변 경치와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던 추억이 있다. 그때 우리는 “언젠가 지금 이 시간을 부러워하고 그리워하게 될 거야”라고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빨리 와 버렸다.
영화사 봄(삼청동 35-227, 02-3445-6199)
<너는 내 운명>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반칙왕> 등을 제작한 오정완 대표의 영화사다. 마당이 있는 작은 한옥을 현대적으로 꾸며 사무를 보고 있다.
갤러리 하루고양이(삼청동 35-221, 02-734-7753, www.haroocat.com)
‘북촌동양문화박물관’에 못 미쳐 있는 전시장으로, 여러 작가가 고양이를 테마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시하는 등 아기자기한 공간이다.
맹사성 집터와 북촌동양문화박물관
(삼청동 35-91, 02-486-0191, www.dymuseum.com)
한양을 둘러싼 내사산(內四山) 중 북악산, 인왕산, 남산을 볼 수 있고,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과 북악산에서 흘러내려 온 천이 내려다보였던 그 옛날. 조선 초 최고 지성인이자 겸손한 정치가, 청백리로 존경받은 명재상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이 북촌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이곳 언덕에 살아 이 일대는 ‘맹현’(孟峴)으로 불리었다.
음악에도 정통했던 맹사성은 소를 타고 경복궁으로 출근하며 피리를 즐겨 부셨다던데, 소가 자가용이고 피리가 MP3였던 셈이다. 본인 스스로도 행복했거니와, 아침저녁으로 그 모습을 보는 백성의 마음 또한 즐거웠으리라. 정승은 검소하고 조용하여, 벼슬 낮은 사람이 찾아와도 대문 밖에 나가 맞이한 후 상석에 앉혔으며, 돌아갈 때는 공손하게 배웅하고 손님이 말을 탄 뒤에야 집 안으로 들어가셨다 한다. 정승이 이러하셨으니, 이 언덕에 서서 겸손과 예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삼청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화개 1길에는 사립 박물관이 많다. 눈이 오면 어쩔까 싶을 만큼 가파른 언덕길이라, 언 길에 넘어져 팔다리가 부러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이 길에 집을 얻을까, 하다가 가파른 지형이 무서워 포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길을 많이 정비했고, 유리로 마감한 전망대를 만들어 북촌 8경이라 안내하고 있어,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낡은 집을 수리하여 전망을 즐기는 고급 주택가로 바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개길
커피팩토리(소격동 142-2, 02-722-6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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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끄러운 집보다는 바로 앞 삼각형 모양 일본식 집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수리하면 이 일대에서 가장 멋진 집일 텐데 왜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다. 하기야 북촌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처럼 낡고 오래된 집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집마저 화려한 상점으로 바뀌면 외지인이 일부러 여길 찾아올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서울시도 북촌 주민도 모두 잊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헐리지만 않아도 고맙다는 심정으로 낡고 낡은 일본식 가옥을 응원하고 있다.
티베트박물관(소격동 115-2, 02-735-8149)
전통 티베트 공예품, 옷, 장식품, 악기, 불교 관련 미술 작품 등, 13~18세기 티베트 유물과 의식주 관련용품, 종교와 신앙 유물 400여 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2001년에 문을 열면서부터 언론에 많이 소개되어 엄마 손잡은 아이들의 북촌 박물관 나들이 붐을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
루이엘(화동 100, 02-720-0309, www.luielle.com)
아시아인 최초로 파리의 모자 전문학교인 ‘Cours Modeliste Toiliste’를 졸업했다는 셜리 천과 그 문하생들이 디자인한 모자 판매점이다. 화개길이 지금처럼 액세서리, 의류, 구두 가게들로 꽉 차기전인 1999년부터 챙 넓고 화려하고 실험적인 모자를 판매했는데,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나는 모자가 어울리는 패셔니스타가 아니어서 그냥 구경만 한다. 세일 기간에는 1~3만 원 하는 모자가 많이 나와 화개길을 더욱 붐비게 한다. 루이엘은 프랑스어로 ‘그와 그녀’를 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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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원공방(阿園工房, 02-734-3482)
사간동길과 북촌길이 만나는 코너에 있던 공방이 화개길로 이사를 왔다. 나뭇잎 모양 금속 등받이에 나무를 깐 벤치를 내놓아 ‘저기 한번 앉아 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던 적이 있다. 금속 공예품, 액세서리 전문점이며 인사동 씸지길의 아원공방과 그 건너편 2층의 크라프트 아원, 화개길의 아원공방을 8남매가 꾸려 간다. 그들의 어머니는 ‘홍옥순 할머니의 바느질 이야기’라는 자수 전시회로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던 분이다. 재주 많은 부러운 가족이다.
감로당(화동 87-1, 02-3210-3397, www.sachalf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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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 밥, 더덕 단호박 탕수, 백련잎차, 매생이 발아 현미죽, 백련초김치, 참나물 연근초회, 참마 솔잎 구이, 함초 된장국, 약선 장아찌, 아카시아 꽃 수수부꾸미 등 음식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신선해지는 채식, 사찰 음식 전문점이다. 2만 원에서 9만 원대의 코스 요리가 있다.
규방도감(閨房都監, 소격동 30, 02-732-6609)
이름을 잘 지었다고 감탄했는데, 한문으로 써 놓고 보니 더욱 좋다. 천연 염색한 무명과 광목 같은 자연 소재 천에다 일일이 수를 놓아 디자인한 이불, 테이블보 같은 침구류와 생활용품, 고상하면서도 활동하기 편한 개량 한복 등을 파는 곳이다. 사장 우영미 씨는 정독도서관에서 만난 친구로 (그쪽은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는 화개길을 지날 때마다 머리만 쑥 들이밀고 안부를 확인한다. 몸까지 들이밀지 못하는 것은 늘 손님이 있기 때문이다) 천상 이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곱게 빗어 넘긴 머리에, 자신이 만든 수수한 한복을 입고 단정하게 앉아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면, 살림이 취미인 사대부 마나님이 저러하셨겠거니 싶다. 거기다 말도 조곤조곤히 한다.
이국적인 장신구와 옷을 파는 고만고만한 상점이 몰려 있는 화개길에서 우리 것을 팔고 있어 믿음직스러운 가게다. 수작업 제품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고, 내 집은 이런 고급 제품을 두어도 빛이 나지 않는 누옥이란 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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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갤러리(화동 65-2, 02-720-3387)
경남 창녕 ‘고암 제다원’(055-533-2886)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솔식초, 국화차, 감잎차, 연잎차 등을 사거나 마시고, 다기도 구경할 수 있는 한옥 공간이다.
화개 1길
세계장신구박물관(화동 75-3, 02-730-1610, www.wjmuseum.com)
녹슨 철판으로 마감한 독특한 외관 때문에 쉽게 눈에 띄는 박물관이다. 작은 3층 건물 70여 평에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전통 장신구를 전시해 놓고 있다. 에티오피아니 터키니 하는 나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데다, 어두운 방에 수직의 투명 관을 설치해 진열한 방식도 환상적이고, 그 안의 크고 화려한 장신구들은 지금 당장 착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디자인이 빼어나다. 핸드백 전시회 등 기획전도 많이 열고, 일단 한번 발을 들이면 쉬 나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여성의 로망을 자극하는 곳이라고나 할까.
우리들의 눈 갤러리(화동 23-14, 02-733-1996, www.ka-ba.or.kr)
한국시각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다. 미술 워크숍 등을 통해 시각 장애인의 자기표현을 돕고 있다. 갤러리 건너편 축대에 아기자기한 입체 작품을 붙여 놓아, 일반인도 그걸 만지며 시각 장애인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생각해 보게 한다.
차 마시는 뜰(삼청동 35-169, 02-722-7006)
100여 년 된 고택을 전통 찻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삼청동 풍광, ‘ㅁ’자형 한옥 중정에 꽃을 가꾼 아기자기함, 차의 종류에 따라 다른 찻잔과 접시, 커피숍에선 맛볼 수 없는 메뉴 등 장점이 많은 가게다. 블로그와 관광 안내 책자에 워낙 많이 소개되어서인지,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곳임에도 내외국인이 줄을 잇는다. 생긴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함께 영화 보는 후배들과 와서 주변 경치와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던 추억이 있다. 그때 우리는 “언젠가 지금 이 시간을 부러워하고 그리워하게 될 거야”라고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빨리 와 버렸다.
영화사 봄(삼청동 35-227, 02-3445-6199)
<너는 내 운명>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 <반칙왕> 등을 제작한 오정완 대표의 영화사다. 마당이 있는 작은 한옥을 현대적으로 꾸며 사무를 보고 있다.
갤러리 하루고양이(삼청동 35-221, 02-734-7753, www.haroocat.com)
‘북촌동양문화박물관’에 못 미쳐 있는 전시장으로, 여러 작가가 고양이를 테마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시하는 등 아기자기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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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사성 집터와 북촌동양문화박물관
(삼청동 35-91, 02-486-0191, www.dymuseum.com)
한양을 둘러싼 내사산(內四山) 중 북악산, 인왕산, 남산을 볼 수 있고,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과 북악산에서 흘러내려 온 천이 내려다보였던 그 옛날. 조선 초 최고 지성인이자 겸손한 정치가, 청백리로 존경받은 명재상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이 북촌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이곳 언덕에 살아 이 일대는 ‘맹현’(孟峴)으로 불리었다.
음악에도 정통했던 맹사성은 소를 타고 경복궁으로 출근하며 피리를 즐겨 부셨다던데, 소가 자가용이고 피리가 MP3였던 셈이다. 본인 스스로도 행복했거니와, 아침저녁으로 그 모습을 보는 백성의 마음 또한 즐거웠으리라. 정승은 검소하고 조용하여, 벼슬 낮은 사람이 찾아와도 대문 밖에 나가 맞이한 후 상석에 앉혔으며, 돌아갈 때는 공손하게 배웅하고 손님이 말을 탄 뒤에야 집 안으로 들어가셨다 한다. 정승이 이러하셨으니, 이 언덕에 서서 겸손과 예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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