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만나다! 윤도현 밴드와 스테랑코! -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배철수
2010년 3월 19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0번째 생일을 맞았고(한 프로그램이 20년 동안 방송됐다니, 굉장한 일이다), 이에 맞춰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을 출간했다.
201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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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철수입니다”
2010년 3월 19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0번째 생일을 맞았고(한 프로그램이 20년 동안 방송됐다니, 굉장한 일이다), 이에 맞춰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을 출간했다. DJ 배철수와 작가 배순탁이 Pop의 역사로 남을 만한 명반 100장을 골라 소개하는 책이다. 출간을 기념하여, YES24 독자들이 ‘음악캠프’ 스튜디오에 초대되었다. 지난 4월 6일. 매주 음악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사람과 음악’ 녹음이 있는 날이었다.
ON AIR , 빨간 불이 들어왔다
스튜디오에서 배철수와 함께 독자들을 맞이한 뮤지션은 바로 YB와 영국 밴드 스테랑코(STERANKO)! 이날 ‘사람과 음악’의 주인공이었다. 스튜디오에서 한 독자 분이 “YB는 말할 것도 없고!”라고 속삭인 말마따나, 뭐라 말할 것도 없는 YB가 첫 무대를 열었다. 「Stay alive」의 드럼 리듬에 맞춰 고개가 흔들리고, 의자 아래로 독자들의 발이 들썩들썩 흔들렸다.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윤도현의 음색이, 오후 3시의 나른함을 싹 걷어 가는 듯했다. 배철수는 “오랜만에 들었더니 진짜 잘하네”라는 한마디로 노래를 설명했다. 곧 악기 앞에 흩어져 있던 YB가 마이크 앞으로 모였고, 이날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007년 BBC 인터뷰에서 ‘당신들이 한국의 넘버 원 밴드인가요?’라는 질문에 드러머 김진호는 ‘어’라고 한마디 했다. ‘YES’라고 한 건가?”라는 배철수의 질문에 독자들과 YB 모두 한바탕 웃음을 쏟았다. YB는 해명했다. “공연이 막 끝나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인터뷰를 하겠다고 다가온 거다. ‘Korean band?’ 해서 ‘어’ 한 거지.(웃음)” 이를 놓치지 않고 이어지는 질문. “그럼 다시 한번 묻겠다. YB가 한국의 넘버 원 밴드인가?” 그러자 “어어~”라며 재치 있게 받아치는 YB. “아마 대중들은 각자의 넘버 원 밴드를 가지고 있을 거다.”
스테랑코, 네 개의 손가락이 모여 세상에 주먹질을 하려 한다
아, 스테랑코의 소개가 늦었다. 영국 펑크락 밴드 스테랑코는 폭발적인 라이브 무대로 정평이 나 있는 그룹! 2007년 윤도현 밴드와 유럽 투어를 한 바 있고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등을 통해 공중파에서 소개된 바 있다. 특히 외모부터 아티스트의 풍모를 발산하는 보컬 맨건의 현란한 몸짓과 특유의 음색은 한국 팬들에게도 강렬하게 어필했더랬다. 이날, 녹음실에서 만난 스테랑코. 그 명성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윤도현은 “저렇게 얌전히 앉아 있는 게 어색하다. 스테랑코는 한마디로 영국의 ‘미친 밴드’”라고 그들을 소개했다. “보컬 맨건은 화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일랜드, 몰디브 등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글로벌 밴드다.” 소개에 이어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마이크에 대고 가슴을 두드리며, 심장 박동 소리를 만들어 내는 맨건. 금새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기 시작한다. 첫 곡은 「Stiletto Girl」 뾰족구두를 신은 아가씨를 뜻하는 제목이란다. 음악에 맞춰 절묘한 몸동작을 선보이는 맨건을 보니, 윤도현의 소개말이 이해가 된다. 슬슬 몸이 풀리는 듯, 동작은 커져 가고, 음악도 덩달아 솟구친다. 좁은 스튜디오에서 이 정도라면, 큰 무대 공연이라면 정말 ‘난리’가 나지 않을까! “그런 독특한 춤을 어디서 배웠냐?”는 질문에 맨건은 “아버지에게서 배웠고, 다른 데서 쉽게 볼 수 없는 몸짓”이라며 웃었다.
그룹명 ‘스테랑코’는 미국의 전설적인 만화가 짐 스테랑코의 이름을 본떠 지었다. 짐 스테랑코는 만화계에서 혁신적인 존재였단다. “그렇다면 밴드 스테랑코는 기존의 음악계를 혁신적으로 뒤집어 보겠다는 의미인가?”라고 배철수가 묻자 맨건은 “발음 자체가 멋지지 않나!”며 웃었다. “그의 이름을 따겠다고 했더니, 기꺼이 좋다고 하더라. 그의 만화가 아방가드르한 면이 있다. 밴드도 비슷한 인상이 있는 것 같아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스테랑코에 대해 좀 더 물었다. 밴드가 결성된 것은 2002년이지만 초기 멤버 중 절반은 팀을 떠났다. 지금의 멤버가 꾸려진 것은 작년이란다. “각각 네 개의 손가락이 흩어져 있다가, 지금은 주먹을 이루었다. 세상을 향해서 주먹질을 하려 한다”고 맨건은 멋지게 설명했다.
윤도현 밴드가 스테랑코와 인연을 맺은 지 벌써 5년째다 “영국으로 휴가를 갔다가 우연히 스테랑코라는 그룹을 소개받았다. 에너지가 정말 좋아서, 급 프로젝트 밴드를 꾸렸다. ‘더치 브라더스’라고(웃음) 나름 반응이 좋았다. 영국 클럽에서 공연했었는데, 300명 정원인 클럽에 두 배의 관중들이 몰렸다.” ‘더치 브라더스’로 맺은 인연이 유럽 투어까지 이어진 셈이다. YB 베이스의 박태희는 “무엇보다 서로 주고받는 에너지가 많아서 좋다. 벌써 5년째 함께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도현 밴드의 유럽 투어는 2006년 뮤직 다큐멘터리 <온 더 로드, 투>로 제작, 개봉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정을 나눌 수 있어 기뻐
배철수가 지난주에 있었던 공연에 대해 물었다. 지난 4월 3일 YB와 스테랑코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락공연의 진수’라는 테마로 합동 공연을 펼쳤다. 윤도현은 “정말 좋았다. 오직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스테랑코 역시 공연의 감회를 즐겁게 털어놓았다. “사람들의 열기가 어찌나 뜨거웠는지 벽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릴 정도였다. 최고였다!” 맨건은 한마디 한마디 느릿느릿 말을 이어 나갔는데, 인상적인 표현을 써서 매번 윤도현 밴드와 독자들을 감탄시켰다. 게다가 화려하고 커다란 손동작 덕분에 보기만 해도, 말의 뉘앙스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음악인으로 만났지만, 음악적 이해가 잘 맞아서 더 친해졌다. 윤도현 밴드가 한국에서 유명한 밴드인줄 몰랐다. 나중에 알고는 놀랐지만, 모르고 만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 친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만났을 때 우리가 더 유명한 줄 알고, ‘우린 클럽에서 공연도 하는, 나름 유명한 밴드야. 우린 미국의 위스키 클럽에서도 공연했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YB는 미국의 더 큰 공연장에서 공연했더라! 알고 나서 부끄러웠다.(좌중 웃음)” 맨건은 그때처럼 과장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맨건은 “밴드 맴버들의 감정 역량이 상당히 커서, 여러 감정을 전달해 줄 수 있는 밴드 같다”고 윤도현 밴드에 대한 소감을 밝혔고, 드럼을 치는 존 바렛은 “김진원(드러머)이 연습을 정말 많이 해서, 볼 때마다 반성하게 만든다”고 했다. “같이 공연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들과 우정이 생겨서 기쁘다. 또 이러한 느낌을 서로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박태희가 화답했다. 함께 작업하는 음악인 이상의 훈훈함이 물씬했다. 짧은 시?이었지만, 서로 장난을 주고받고, 눈짓을 교환하는 모습으로 그들의 5년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스테랑코는, 공연장을 찾은 한국 관객들에게서 느낀 강렬한 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국에서는 어떻게 관객을 업시킬까, 고민한다. 어려운 일인데, 한국 관객들은 우리가 등장하는 순간에서부터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어서 놀랐다. 매번 그렇게 맞아 줘서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따뜻하게 맞아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환대해 줘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음악을 번갈아 청해 듣다 보니,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서로에게 인사말을 해 달라는 배철수의 말에 그들은 서로의 훈훈한 우정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윤도현 밴드와의 작업은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오랫동안 알아 온 친구 같다.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라는 스테랑코의 말에 “음악은 외로운 작업인데, 이렇게 뜻이 맞기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가족 같은 관계를 지속해 가자!”라는 YB의 화답! 앞으로도 관객들은 ‘이들’의 공연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튜디오는 YB가 마무리했다. 8집의 수록곡 「후회 없어」. ‘후회 없어 걸어왔던 날들 이젠 다시 시작이야 / 끝이 없는 험한 길이라도 이대로 난 걸어가 / 그것 뿐야.’ 마치 그들의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계획을 담고 있는 듯한 가사였다. 공연이 끝나고, 간단한 기념 촬영과 사인회를 가졌다. 독자들은 오래전,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인연을 맺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한 소년 독자는 배철수의 캐리커쳐를 그려 와 배철수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음악은 책처럼 만지거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음악과의 인연은 바람처럼 맺어진다. 어떤 음악이든 귀를 스치면서 첫 만남을 갖기 때문이다. 그 실물감도 없는 인연이 참 오묘하다. 음악과 맺은 인연, 혹은 음악이 맺어 준 인연이 마음에 짠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스테랑코와 윤도현 밴드처럼, 혹은 배철수와 청취자들처럼.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절로 누군가를 떠올려 본 경험이 있다면, 그래서 조금은 놀랐고, 조금은 마음이 짠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거다. 음악이 맺어준 인연이 얼마나 진득한지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도 그러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역시 독자들과 명반 사이에 인연을 맺어 주고자 하는 책이다. 음반을 소개하며 곁들인 이야기들이 3분의 음악이 스쳐간 뒤의 아쉬움을 달래줄지도 모르겠다. 그럼 오늘, 배철수와의 짧은 만남, 이 아쉬움은? 음, 그분의 목소리는 매일 들을 수 있으니, 내일을 또 기약하지 뭐.
2010년 3월 19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0번째 생일을 맞았고(한 프로그램이 20년 동안 방송됐다니, 굉장한 일이다), 이에 맞춰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을 출간했다. DJ 배철수와 작가 배순탁이 Pop의 역사로 남을 만한 명반 100장을 골라 소개하는 책이다. 출간을 기념하여, YES24 독자들이 ‘음악캠프’ 스튜디오에 초대되었다. 지난 4월 6일. 매주 음악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사람과 음악’ 녹음이 있는 날이었다.
ON AIR , 빨간 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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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BBC 인터뷰에서 ‘당신들이 한국의 넘버 원 밴드인가요?’라는 질문에 드러머 김진호는 ‘어’라고 한마디 했다. ‘YES’라고 한 건가?”라는 배철수의 질문에 독자들과 YB 모두 한바탕 웃음을 쏟았다. YB는 해명했다. “공연이 막 끝나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인터뷰를 하겠다고 다가온 거다. ‘Korean band?’ 해서 ‘어’ 한 거지.(웃음)” 이를 놓치지 않고 이어지는 질문. “그럼 다시 한번 묻겠다. YB가 한국의 넘버 원 밴드인가?” 그러자 “어어~”라며 재치 있게 받아치는 YB. “아마 대중들은 각자의 넘버 원 밴드를 가지고 있을 거다.”
스테랑코, 네 개의 손가락이 모여 세상에 주먹질을 하려 한다
아, 스테랑코의 소개가 늦었다. 영국 펑크락 밴드 스테랑코는 폭발적인 라이브 무대로 정평이 나 있는 그룹! 2007년 윤도현 밴드와 유럽 투어를 한 바 있고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윤도현은 “저렇게 얌전히 앉아 있는 게 어색하다. 스테랑코는 한마디로 영국의 ‘미친 밴드’”라고 그들을 소개했다. “보컬 맨건은 화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일랜드, 몰디브 등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된 글로벌 밴드다.” 소개에 이어 그들의 음악을 들었다. 마이크에 대고 가슴을 두드리며, 심장 박동 소리를 만들어 내는 맨건. 금새 음악에 취해 몸을 흔들기 시작한다. 첫 곡은 「Stiletto Girl」 뾰족구두를 신은 아가씨를 뜻하는 제목이란다. 음악에 맞춰 절묘한 몸동작을 선보이는 맨건을 보니, 윤도현의 소개말이 이해가 된다. 슬슬 몸이 풀리는 듯, 동작은 커져 가고, 음악도 덩달아 솟구친다. 좁은 스튜디오에서 이 정도라면, 큰 무대 공연이라면 정말 ‘난리’가 나지 않을까! “그런 독특한 춤을 어디서 배웠냐?”는 질문에 맨건은 “아버지에게서 배웠고, 다른 데서 쉽게 볼 수 없는 몸짓”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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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스테랑코’는 미국의 전설적인 만화가 짐 스테랑코의 이름을 본떠 지었다. 짐 스테랑코는 만화계에서 혁신적인 존재였단다. “그렇다면 밴드 스테랑코는 기존의 음악계를 혁신적으로 뒤집어 보겠다는 의미인가?”라고 배철수가 묻자 맨건은 “발음 자체가 멋지지 않나!”며 웃었다. “그의 이름을 따겠다고 했더니, 기꺼이 좋다고 하더라. 그의 만화가 아방가드르한 면이 있다. 밴드도 비슷한 인상이 있는 것 같아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스테랑코에 대해 좀 더 물었다. 밴드가 결성된 것은 2002년이지만 초기 멤버 중 절반은 팀을 떠났다. 지금의 멤버가 꾸려진 것은 작년이란다. “각각 네 개의 손가락이 흩어져 있다가, 지금은 주먹을 이루었다. 세상을 향해서 주먹질을 하려 한다”고 맨건은 멋지게 설명했다.
윤도현 밴드가 스테랑코와 인연을 맺은 지 벌써 5년째다 “영국으로 휴가를 갔다가 우연히 스테랑코라는 그룹을 소개받았다. 에너지가 정말 좋아서, 급 프로젝트 밴드를 꾸렸다. ‘더치 브라더스’라고(웃음) 나름 반응이 좋았다. 영국 클럽에서 공연했었는데, 300명 정원인 클럽에 두 배의 관중들이 몰렸다.” ‘더치 브라더스’로 맺은 인연이 유럽 투어까지 이어진 셈이다. YB 베이스의 박태희는 “무엇보다 서로 주고받는 에너지가 많아서 좋다. 벌써 5년째 함께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도현 밴드의 유럽 투어는 2006년 뮤직 다큐멘터리 <온 더 로드, 투>로 제작, 개봉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정을 나눌 수 있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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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가 지난주에 있었던 공연에 대해 물었다. 지난 4월 3일 YB와 스테랑코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락공연의 진수’라는 테마로 합동 공연을 펼쳤다. 윤도현은 “정말 좋았다. 오직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스테랑코 역시 공연의 감회를 즐겁게 털어놓았다. “사람들의 열기가 어찌나 뜨거웠는지 벽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릴 정도였다. 최고였다!” 맨건은 한마디 한마디 느릿느릿 말을 이어 나갔는데, 인상적인 표현을 써서 매번 윤도현 밴드와 독자들을 감탄시켰다. 게다가 화려하고 커다란 손동작 덕분에 보기만 해도, 말의 뉘앙스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음악인으로 만났지만, 음악적 이해가 잘 맞아서 더 친해졌다. 윤도현 밴드가 한국에서 유명한 밴드인줄 몰랐다. 나중에 알고는 놀랐지만, 모르고 만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 친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만났을 때 우리가 더 유명한 줄 알고, ‘우린 클럽에서 공연도 하는, 나름 유명한 밴드야. 우린 미국의 위스키 클럽에서도 공연했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YB는 미국의 더 큰 공연장에서 공연했더라! 알고 나서 부끄러웠다.(좌중 웃음)” 맨건은 그때처럼 과장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맨건은 “밴드 맴버들의 감정 역량이 상당히 커서, 여러 감정을 전달해 줄 수 있는 밴드 같다”고 윤도현 밴드에 대한 소감을 밝혔고, 드럼을 치는 존 바렛은 “김진원(드러머)이 연습을 정말 많이 해서, 볼 때마다 반성하게 만든다”고 했다. “같이 공연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들과 우정이 생겨서 기쁘다. 또 이러한 느낌을 서로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박태희가 화답했다. 함께 작업하는 음악인 이상의 훈훈함이 물씬했다. 짧은 시?이었지만, 서로 장난을 주고받고, 눈짓을 교환하는 모습으로 그들의 5년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스테랑코는, 공연장을 찾은 한국 관객들에게서 느낀 강렬한 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영국에서는 어떻게 관객을 업시킬까, 고민한다. 어려운 일인데, 한국 관객들은 우리가 등장하는 순간에서부터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어서 놀랐다. 매번 그렇게 맞아 줘서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따뜻하게 맞아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환대해 줘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음악을 번갈아 청해 듣다 보니,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서로에게 인사말을 해 달라는 배철수의 말에 그들은 서로의 훈훈한 우정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윤도현 밴드와의 작업은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오랫동안 알아 온 친구 같다.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라는 스테랑코의 말에 “음악은 외로운 작업인데, 이렇게 뜻이 맞기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가족 같은 관계를 지속해 가자!”라는 YB의 화답! 앞으로도 관객들은 ‘이들’의 공연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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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는 YB가 마무리했다. 8집의 수록곡 「후회 없어」. ‘후회 없어 걸어왔던 날들 이젠 다시 시작이야 / 끝이 없는 험한 길이라도 이대로 난 걸어가 / 그것 뿐야.’ 마치 그들의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계획을 담고 있는 듯한 가사였다. 공연이 끝나고, 간단한 기념 촬영과 사인회를 가졌다. 독자들은 오래전,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인연을 맺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한 소년 독자는 배철수의 캐리커쳐를 그려 와 배철수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음악은 책처럼 만지거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음악과의 인연은 바람처럼 맺어진다. 어떤 음악이든 귀를 스치면서 첫 만남을 갖기 때문이다. 그 실물감도 없는 인연이 참 오묘하다. 음악과 맺은 인연, 혹은 음악이 맺어 준 인연이 마음에 짠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스테랑코와 윤도현 밴드처럼, 혹은 배철수와 청취자들처럼.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절로 누군가를 떠올려 본 경험이 있다면, 그래서 조금은 놀랐고, 조금은 마음이 짠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거다. 음악이 맺어준 인연이 얼마나 진득한지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도 그러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역시 독자들과 명반 사이에 인연을 맺어 주고자 하는 책이다. 음반을 소개하며 곁들인 이야기들이 3분의 음악이 스쳐간 뒤의 아쉬움을 달래줄지도 모르겠다. 그럼 오늘, 배철수와의 짧은 만남, 이 아쉬움은? 음, 그분의 목소리는 매일 들을 수 있으니, 내일을 또 기약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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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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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5.07
앙ㅋ
2012.03.23
roadpainter
2010.04.27
DJ로서의 배철수님 정말 멋지고 그분의 목소리를 정말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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