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인가 저쪽 편인가, 우리 안에 있는 신이 그들 안에도 있다
어떤 종류의 편견과 차별이든 간에, 그 근원에서 우리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타고날 때부터 우월하다는 잘못된 시각과 믿음을 발견한다. 이것은 사실의 왜곡이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은 교육을 받았으니 더 능력이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덜 교육을 받았을 것이며, 어떤 사람은 부유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하며, 어떤 사람은 외모가 뛰어나고 어떤 사람은 잘생기지 않았다.
글 : 문태준 (시인)
20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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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우리’와 ‘그들’의 시각에서 보는 성향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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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의 편견과 차별이든 간에, 그 근원에서 우리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타고날 때부터 우월하다는 잘못된 시각과 믿음을 발견한다. 이것은 사실의 왜곡이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은 교육을 받았으니 더 능력이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덜 교육을 받았을 것이며, 어떤 사람은 부유하고 어떤 사람은 가난하며, 어떤 사람은 외모가 뛰어나고 어떤 사람은 잘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들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가진 존재이다. 누구나 그 근본적인 차원에서 존경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편견의 문제점은 단순히 우리가 다른 집단들에 대해 왜곡되고 잘못된 믿음을 가지기 쉽다는 점이 아니다. 문제는 이 잘못된 믿음과 편견이 서로를 강화시킨다는 점이다. 편견은 상대방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반응으로부터 시작되며, 우리는 우리의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좋은 선입견에 일치하는 집단에 대해서는 믿음을 갖는 성향이 있다. 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집단에 긍정적인 특성들을 붙이기 쉽다. 그렇게 해서 우리 집단을 언제나 우월하게 인식하고 외부 집단들은 열등하게 인식한다. 다른 집단들에 대한 우리의 왜곡된 믿음이 세상의 많은 잔인함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우리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우월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는다. 어떤 이는 많이 배웠고 어떤 이는 못 배웠다. 어떤 이는 부유하고 어떤 이는 가난하며, 어떤 이는 잘생겼고 어떤 이는 못생겼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존엄성을 가진 존재이다.


세상의 변화는 한 사람의 마음과 가슴에서 먼저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 부족, 혹은 상대방과의 단절은 상대방 집단에 대한 무지를 낳는다. 그리고 이 무지가 고정관념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은 또한 상대방에 대한 더 많은 의심을 낳는다. 그리고 이 의심은 쉽게 두려움으로 바뀐다. 두려움과 불신에서 나오는 행동은 때로 더 공격적이고 더 폭력적인 형태가 된다.

선입견과 고정관념화된 믿음을 감추고 억압하고 부정하는 대신 그것을 스스로 깨닫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혀진 믿음들에 도전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잘못된 믿음들 중 어떤 것은 매우 뿌리 깊게 길들여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버리고자 하는 강한 동기가 필요하다. 그러한 동기 부여는 우리의 편견이 결국에는 우리 자신에게 피해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온다. 중요한 것은 문화적으로 길들여진 것의 일부일지도 모를 자신의 잘못된 믿음들을 깨부수려는 노력이다. 한쪽 집단이 다른 쪽 집단보다 더 우월하다는 생각은 한 마디로 말해 무지의 결과이다. 단지 어리석음일 뿐이다.

모든 사람들의 근본적인 동등함에 대해 더 많이 자각하고, 그러한 긍정적인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알릴수록 한 사회 안에서의 편견은 더 줄어들 것이다. 편견은 잘못된 믿음들과 왜곡된 생각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는 한 사람의 마음과 가슴에서 먼저 시작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사람의 관점의 전환과 함께. 이 변화는 한 번에 한 사람씩 일어난다.


당신의 친구가 과거 생에는 적이었을 수도 있고, 당신의 적이 여러 차례 가장 가까운 연인이었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을 친구라 부르고 다른 사람을 적이라 부르며 또 다른 사람에 대해 무관심한 이유와 근거는 영구적인 조건이 아니며 어느 순간에는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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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 달라이 라마,하워드 커틀러 공저/류시화 역 | 문학의숲

‘행복에 대한 교과서’로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아 온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의 다음 이야기. 미국의 정신과 의사 하워드 커틀러는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를 만났을 때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는 망설임 없이 “물론입니다.”라고 대답했고,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의심도 가질 수 없는 평화로움과 진실이 담겨 있었다. 이후 10년 만에 다시 나눈 행복에 대한 특별한 토론에서 달라이 라마는 ‘혼자 행복해도 되는가, 혼자서 행복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당신은 행복한가 #달라이 라마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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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ta2to

2012.11.15

생각이 많아지는 글입니다. 우열을 가리기 보단, 존엄을 표할 수 있는 세상. 어떤 편이냐고 묻기보단 먼저 악수를 청하고 따뜻한 눈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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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2012.04.27

우열을 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며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남을 밟고 일어서야 이긴다는 논리를 펴 무한경쟁시대로 몰아가는 사회의 이지러진 모습이 고통을 남깁니다. 지금부터라도 환히 웃으며 먼저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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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4.25

근본적인 동등함. 어릴 때부터 경쟁을 강요당하는 우리사회에서는 어려운 개념이네요. 끊임없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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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

<달라이 라마>,<하워드 커틀러> 공저/<류시화>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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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인)

1970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났고,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맨발』이 있다. '시힘' 동인이며,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가재미』는 『맨발』 이후 2년만에 선보이는 문태준 시집으로 미당문학상 수상작 '누가 울고 간다'와 소월시문학상 수상작 '그맘때에는' 등 총 67편의 시가 실려 있다. 표제작 '가재미'는 2005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문예지에 실린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된 바 있다. 오래 곰삭은 시어와 특유의 고요한 서정시학으로 주목받아 온 시인은 작은 존재들과의 사소한 교감을 통해 자신의 존재론을 조심스럽게 탐문하고 있다. 유년 시절, 고향 마을 어귀의 고갯길, 뜰, 채마밭, 빈 처,허공, 오래된 숲과 사찰 경내, 계절,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미약한 존재 등 이미 시인의 이전 시를 통해 익숙해진 장소와 시간이 빚어낸 또 다른 무늬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