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 넘는 스웨덴의 침공 - 아바(ABBA)
어느덧 데뷔 40주년을 넘긴 아바(ABBA)는 「Dancing Queen」, 「Mamma Mia」 등 자신들의 히트곡들을 바탕으로 하는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안 임베이전(스칸디나비아의 침공)’의 시작을 알리면서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부터 사랑을 받은 이들이 이제 세대의 경계까지도 넘고 있네요. 1978년에 발표한 이들의 명반, 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이즘
201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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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40주년을 넘긴 아바(ABBA)는 「Dancing Queen」, 「Mamma Mia」 등 자신들의 히트곡들을 바탕으로 하는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안 임베이전(스칸디나비아의 침공)’의 시작을 알리면서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부터 사랑을 받은 이들이 이제 세대의 경계까지도 넘고 있네요. 1978년에 발표한 이들의 명반, 을 소개합니다.


아바(ABBA) (1978)

뮤지컬 <맘마미아>로 젊은 세대와도 소통하게 된 아바(Abba)는 전성기인 1970년대에 싱글 즉 곡 중심의 그룹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앨범으로 소구하는 딴 밴드와 아티스트와 비교했을 때 이로 인해 좀더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했다. 대중들은 앨범보다는 곡의 친화력에 끌리기 마련이다. 이런 접근법을 취하다보니 아바는 아무래도 음악적으로는 덜 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1977년 앨범 의 「Dancing Queen」으로 미국을 후련하게 정복한 뒤 아바 멤버들의 사고는 달라졌고 또 달라져야 했다. 주변에서는 “다음 앨범은 비틀스의 에 버금갈 명반을 내줘야 한다!”는 주문을 했고 그것은 아바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아바의 두 음악지휘자인 베니 앤더슨(Benny Anderson)과 비욘 울베이어스(Bjorn Ulvaeus)는 ‘잘 팔리는 곡’이 아닌 ‘기억에 남을 만한 앨범’을 주조해낼 각오를 했다.

그 결과물이 이듬해 신년 초에 나온 이었다. 앨범 타이틀의 ‘앨범’임에 이미 베니와 비욘(그리고 매니저 스틱 앤더슨과 엔지니어 마이클 티 트레토)의 음악적 야망이 나타난다. 앨범에 앞서 몇 곡을 녹음했을 때 지극히 아바적인 곡인 「Hole in your soul」이 첫 싱글 후보였지만 아바는 상당히 실험적인 「The name of the game」으로 바꾸었다. 예전 곡들에 비해 좀더 부드럽지만 곡 구조도 다르고 변화도 많은 이 곡은 그룹이 염원하던 ‘진화’를 의미했다.

물론 미국의 경우, 이 곡(빌보드 12위)보다 아바 스타일이라고 할 두 번째 싱글인 「Take a chance on me」가 더 크게 히트했지만(빌보드 3위, 골드 기록) 전형적인 유로팝인 이 곡마저 미국의 컨트리 풍 기타가 지배하는 미국적이고 록적인 느낌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역시당대 선풍적이었던 미국의 록 밴드 보스톤(Boston)에 영향 받은 묵직한 기타와 신시사이저 주도의 곡인 「Eagle」 그리고 「Move on」도 경이였다. 당시 아바는 가장 미국적인 노래로 미국시장을 공격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미국의 팝을 예의 주시하고 연구했다.


「Eagle」와 「Move on」, 이 두 트랙은 결코 미국 싱글이 아니었음에도 국내 라디오에서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우리 팝팬들이 가장 강렬하게 아바와 접속했을 때가 앨범의 싱글도 아닌 「Eagle」과 「Move on」마저 애청했던 1978년이 아닐까 한다. 비록 주목은 받지 못했지만 베니가 자랑하는 빼어난 발라드인 「One man, one woman」 또한 이전 작품들과는 판이했다. 마치 「Knowing you, knowing you」의 황량한 버전 같았다. 이제 아바는 「Waterloo」와 「Mamma mia」의 단순 멜로디 팝 패턴과는 완전 작별을 고했다.

아바의 전진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베니와 비욘은 아바의 음악이 팝이 아닌 ‘뮤지컬’로 승화시킬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당장 유럽과 호주 공연에서 라는 타이틀의 미니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실험을 강행했다. 노래에 재질을 가진 시골처녀가 고향을 떠나 꿈꾸던 스타가 되지만 명성에 짓눌린다는 지극히 상투적인 스토리였지만 베니와 비욘은 ‘아바의 음악에 이런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했다.

아마도 이 시도는 공연에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관객들은 여전히 아바의 단번에 잘 들리는 캐치(catchy) 팝송을 선호했다. 하지만 대중적 감각과 기호에 영합에 매번 똑 같은 방식을 반복하는 흥행가수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음악욕구를 과감하게 풀어헤치는 것이 아티스트의 본연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아티스트로의 비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것이 후반에 내리 포진된 세 곡 「Thank you for the music」, 「I wonder(departure)」, 「I'm a marionette」다. 이 곡들 또한 종래의 아바 음악과는 명백한 분리선을 치는 이색 질감을 자랑한다. 그중 「Thank you for the music」은 지금도 즉각 아바를 연상시키는 골든 레퍼토리로 남아 있다. 아바는 이 앨범을 두고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다. “우린 인간으로서 또 아티스트로서 발전했다. 이제 우리는 거대한 아티스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플랫폼에 도달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거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놀라운 특권이다. 그것은 마치 화가가 더 좋은 붓과 물감을 가지게 된 것과 같다!”

아바의 온당한 음악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선 1993년의 나 2001년의 과 같은 히트모음집이 적절하다. 하지만 이들의 실험적 접근과 대중적 본능이 조화된 단 한 장의 독집을 꼽자면 무조건 이 이 될 것이다. 베니와 비욘의 작곡 편곡 솜씨는 물론 아바 인기의 핵인 두 여성 아그네사(Agnetha)와 프리다(Frida)의 특징적인 한 옥타브 위의 종소리 보컬을 여한 없이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앨범. 예나 지금이나 아바의 음악에 감사한다. Thank you for the music!!


<수록곡>

1. Eagle
2. Take a chance on me
3. One man, one woman
4. The name of the Game
5. Move on
6. Hole in your soul
7. Thank you for the music (From ‘The Girl With The Golden Hair’)
8. I wonder (Departure) (From ‘The Girl With The Golden Hair’)
9. I'm a marionette (From ‘The Girl With The Golden Hair’)

All Songs written By Benny Anderson and Bjorn Ulvaeus


글/ 임진모(jjinmoo@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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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 #ABBA #Thank you for the music #맘마미아 #스웨덴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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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카르타

2014.02.27

전 세계를 아우르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맘마미아, 수퍼 트루퍼, 치키티타, 불레즈 부스
정말 음악들이 너무 멋지고 들으면 들을수록 끌리는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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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d1318

2013.06.01

아바는 정말 세대를 뛰어넘는 뮤지션인 것 같아요.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제가 들어도 참 흥이 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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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dldodh

2013.05.21

90년생인 제가 아바 노래에 맞춰 흥얼거릴 수 있다는 것, 더 긴 설명은 필요치 않겠죠? :)
저 역시 thank you for the music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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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