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채널예스가 찾아갑니다!
‘독자와 만나다’는 채널예스를 평소에 즐겨 읽는 독자가 주인공인 코너입니다. chyes@yes24.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정연빈입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짧고 강렬한 소개군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어린이 책을 쓰고 있습니다. 어린이 책에는 글작가, 그림작가가 있는데요. 저는 글작가입니다. 어린이가 알기 쉽도록 세계사를 이야기 방식으로 구성하는 중입니다. 그밖에 채널예스, 위민넷, 경기여성, 한겨레훅 등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어떤 글을 쓰시나요.
미디어와 여성주의에 관심이 많습니다. 음악, 영화에 그렇게 해박한 편은 아니지만 나만의 관점으로 리뷰를 씁니다. 순간 순간 눈에 들어오는 아이돌이나 드라마가 소재가 되기도 하고요. 예를 들자면 '지드래곤. 가인. 이들의 섹시 코드가 가지는 재밌음' 같은 글입니다. 주로 여성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는 편입니다. 요즘은 젠더 혼란을 보여주는 현상이 재밌게 느껴집니다. 이미 학계에서는 수없이 얘기된 내용인데요, 남성성이나 여성성이 고정되어 있지는 않거든요. '여성주의 시선으로 미디어, 문화'와 같은 주제로 계속 글을 써내려갈 예정입니다.
글쓰기에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두드러지네요.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특이한데, 고등학교 때 학교 신문에 여성면이 있었습니다. 대학 때에는 여성주의 교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기고하는 매체와의 인연도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죠. 여성주의, 페미니스트 하면 무작정 싸우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있는데요. 저는 평화가 좋습니다. 교지를 만들 때 편집실 문을 누군가가 고의로 부셨던 사건이 생각나네요. 저희는 구멍난 곳을 예쁘게 메웠죠. (웃음)
최근에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는데요. 입학 과정은 순조로웠나요.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방송 영화'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영상 쪽은 생소한 분야인데요. 합격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평소에 좋아했던 '두만강'의 장 률 감독을 만나서 사인이라도 받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지원했습니다. 이번에 장 률 감독이 학과교수로 초빙됐거든요. 전형 과정 중에 완성된 창작물을 내는 게 있었습니다. 꼭 영상물이 아니어도 된다고 해서 저는 소설을 냈어요. 전공이 '방송 영화'인지라 지원자 대부분이 영상을 냈다고 하더군요. 영상이 아닌 창작물을 낸 사람은 저밖에 없었대요. 학교에서 많이 당황했다고 들었습니다. (웃음)
창작물로 낸 소설은 어떤 내용인가요.
단편 4편을 냈는데요. 소설에 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단편이라 서사도 뚜렷하지 않고요. 원래 책을 좋아했습니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쓰고 싶은 욕망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소설을 쓰긴 했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낸 적은 없습니다. 써놓은 소설이 이런 식으로 활용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지금은 프리랜서지만, 직장인이었던 시절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여러 회사를 다녔고 관뒀습니다.
직장인이 가장 흔하게 하는 말이 '이 회사, 관두고 만다'인데요. 이런 사람을 위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제 조언이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 대부분이 회사를 관두지 않을 테니까요. (웃음) 조언이라기보다는 제 경험을 말하고 싶네요. 마지막 직장에서 관둔다고 했을 때 저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 없이 회사생활을 잘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업무를 하면서 이게 내 일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회사는 회사일을 하는 곳인데, 저는 회사에서 회사일을 어느 정도 하면서도 내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회사일이 곧 자기 일이라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일하다 보니,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겠더군요. 관뒀죠.
이보다 가장 더 문제는 출근이 힘들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각한 적은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 가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잖아요. 어쨌든 내 일을 하고 싶어 대책없이 회사를 관뒀고 지금은 만족합니다. 생계가 좀 더 불안해지긴 합니다만 그 불안감을 재미로 받아들인다면 퇴사를 추천합니다. (웃음) 내 스케쥴을 관리할 수 있고, 내 일이라 책임감도 생기고요. 뭔가를 성취했을 때 더 기쁩니다.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 중에 하고 싶은 게 딱히 없는데 회사가 싫어 관두고 싶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은 관두는 것보다는 자기성찰을 좀 더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채널예스는 어떨 때 찾나요.
고전을 좋아하고 최근까지 고전을 위주로 읽었습니다. 지금은 동시대 작가의 글을 읽으려 하는데요. 그런 정보를 찾으려고 채널예스를 찾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채널예스에 인터뷰나 현장 스케치 기사는 많은데 리뷰 기사가 많지 않다는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고전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어떤 작품을 좋아하나요.
그 책을 다 읽으면 정신이 이상해진다는 소문이 있던데, 괜찮나요.
『율리시스』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그 정도는 아닙니다. (웃음) 작가가 독자를 압박하는 작품을 좋아해요.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가 아니라 '견디고 있다'는 느낌이 마음에 들거든요. 『돈키호테』도 사랑하는 작품입니다. 읽다 보면 작품 속에 허점도 많은데 웃겨요. 만화책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중남미 소설도 좋아합니다.
채널예스 독자를 위해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최근에 본 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를 추천합니다.
- 독자 정연빈의 추천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마르셀 프루스트 저/김희영 역
“20세기 소설의 혁명”,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이라고 일컬어지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새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소설은 어느날 '나'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맛보다 옛 기억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경험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린 시절 방학을 보냈던 마을 콩브레와 그곳의 사람들의 일화가 '나'의 의식의 흐름을 타고 그려진다. 방대한 분량을 가득 채운 독특한 서술 방식과 그 속에 담긴 정밀한 묘사 덕분에 이 책은 소설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았다.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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