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일요일처럼
톰 호지킨슨 저/남문희 역 | 필로소픽
떳떳하게 게으름을 즐기는 법
영국의 칼럼리스트 톰 호지킨슨의 책입니다. 저자는 ‘게으름을 피우느라 늘 바쁘다.’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 역시 ‘떳떳하게 게으름을 즐기는 법’인데요, 발문을 보면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자 가장 지적인 일이다.” 라는 말인데,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경향이 있죠. 저도 그런 편인데, 늘 여유로운 생활을 동경하지만 두, 세 시간이라도 여유시간이 생기면 일로 그 시간을 채우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생활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겠다. 생각을 하던 중에 눈에 들어온 책입니다. 이 책은 빠르게 완독하는 것보다 휴식 공간에 놓아두고 몇 페이지씩 여유롭게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네요.
흰둥이 야만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프랑수아 가르드 저/성귀수 역 | 은행나무
로빈슨 신화와 인류학 탄생의 만남
다니엘 디포의 18세기 소설 <로빈슨 크루소>. 적지 않은 소설가들이 현대에 와서 이 작품을 다시 쓰고 있죠. 이 책은 <로빈슨 크루소>를 직접적으로 비틀어서 쓴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그 작품의 모티브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겠죠. 서구중심의 세계관을 반성 적으로 뒤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같이하고 있기도 합니다. 19세기에 호주에 갔다가 오지에서 실종되는 바람에 사망처리 되었던 프랑스 소년이 있었는데, 이 소년이 17년 후에 발견된 실화가 있다고 하죠. 31살에 다시 서구사회로 돌아온 이 남자의 이야기는 백인들의 인종적인 우월감 자체를 송두리째 흔든 문제적인 사건이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바로 그 실화를 극화하고 있습니다.
모멸감
김찬호 저 | 문학과지성사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성공회대 교수인 김찬호 교수가 쓴 이 책에서는 한국사회가 정동적인 요소가 강한 사회. 다시 말해 감정적으로 역동적인 사회가 한국 사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최고의 자살률, 가혹한 입시경쟁, 성형, 악플 문제들이 모두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받고 싶어 하는 감정이 굉장히 큰데 반해서,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너그러움은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로인해 생기는 결핍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가장 많이 취하는 방법이 바로 누군가를 모욕하고 경멸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문제 식 하에서 저자는 모멸감은 어떤 감정인지, 수치심은 또 어떤 감정인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모멸감이라는 감정이 만연하게 된 역사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