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인간의 본질을 바라보는 원숙한 시선
21세기 생존하는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밀란 쿤데라의 신작 『무의미의 축제』부터, 한국 사회를 30개의 키워드로 진단하는『사회를 말하는 사회』,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한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인터뷰를 묶은『스탠리 큐브릭』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산 책들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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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산책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 | 민음사

쿤데라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14년만의 신작 소설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 중 하나죠. 밀란 쿤데라가 14년만의 장편소설을 발표했습니다. 제목도 쿤데라 답죠. 모두 7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1부 챕터의 제목은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입니다. 그 자체가 밀란 쿤데라가 정석으로 불리는 소설 기법을 따라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죠. 이 작품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달리 전부 남자 캐릭터입니다. 도입부에 인상적인 화두가 나오는데요, 바로 배꼽에 관한 부분입니다. 주인공 중 한명이 길거리에서 배꼽티를 입은 여자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합니다. 에로스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배꼽은 모든 여성들이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무의미하다는 전제한 다음에 “그렇다면 배꼽이 우리에게 전하는 에로틱한 메시지는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이런 방식은 쿤데라가 가장 잘 구사하는 방식 중 하나인데요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를 말하는 사회

정수복 등저 | 북바이북

한국 사회를 읽을 수 있는 30개의 키워드

최근 현대 사회를 진단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책들 30권에 관한 서평 모음집이면서, 그자체로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을 담아 놓은 30명의 필자의 글들을 모은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기획 시점과 의도 자체가 세월호의 비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을 모두 모아놓은 비극이 바로 세월호 사건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세월호 사건 후, 우리 사회를 근본부터 돌아보자 라는 자성의 움직임 역시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이 책 역시 그렇습니다. 한국 사회가 가진 총제적인 문제를 이 책을 읽으며 일별하면서 생각해보는 것도 무척이나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탠리 큐브릭

스탠리 큐브릭 저/진 D. 필립스 편/윤철희 역 | 마음산책

글이 편하다며 인터뷰를 꺼리던 그의 몇 안 되는 ‘말’들이 온전히 담긴 책

마음산책 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는 영화감독 인터뷰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스탠리 큐브릭하면 과작의 거장입니다. 그렇게 많은 작품을 만들지 않았음에도 만든 작품들은 하나같이 해당 장르에서 걸작, 수작, 대표작으로 논의가 되는 감독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사실 인터뷰를 극도로 꺼린 사람입니다. 하지만 영화 감독이라는 신분 때문에 영화가 개봉 할때마다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런 몇 안 되는 인터뷰를 모았다는 점에서 이 책이 더욱 가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보다보면 스탠리 큐브릭이 얼마나 꼼꼼하고 완벽주의자인지 알 수 있는 답변들이 담겨 있고요, 그가 가진 섬세함과 솔직한 면모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입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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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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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보석

2014.08.13

한국 사회를 읽을 수 있는 <사회를 말하는 사회> 읽어보고 싶네요. 정말 요즘은 한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무섭게 느껴져요. 한국 사회가 가진 총체적인 문제가 어떤건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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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

2014.08.12

왜 아직 읽지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소개하는지 공감할만한 책들이군요.
자신이 읽어보지 않더라도 책에서 느껴지는 깊고 진한 감성들이 느껴지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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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