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드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세상
사물인터넷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한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주체가 되느냐, 객체가 되느냐는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 달렸다. 지금, 사물인터넷을 알아야 할 중요한 이유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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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석준 저자 응답중.jpg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은 센서들로 이뤄진 데이터 네트워크, 기기가 통신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개념이다. 정의는 낯설지만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 생활에 발 들이기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사물인터넷의 세계를 우리는 이미 접하고 있지 않는가. 로봇 청소기, 드론을 비롯하여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알려주는 냉장고, 온도를 측정하는 프라이팬 등은 사물인터넷 초보 단계일 뿐이다. 수면자의 생체 리듬 체크 센서가 내장된 침대, 일기예보 정보 등을 파악하는 스프링클러, 유방암 자가진단이 가능한 브라, 근육 상태를 점검해주는 운동복 등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안전성이나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문제 제기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물인터넷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사물인터넷 실천과 상상력』을 쓴 커넥팅랩은 주요 IT기업의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모바일 전문 포럼이다. 편석준, 이정용, 고광석, 김준섭은 책을 통해 우리 삶을 바꿀 사물인터넷의 개념과 구성, 실제 사례들을 보여주고, 사물인터넷 시장의 전망을 다루었다. 특별히 실제 사물인터넷을 바라보는 각 영역(서울시, 사물인터넷 협회, 기업 등)과의 인터뷰를 싣고 사물인터넷에 관한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전략)사물인터넷의 기반 중 하나는 개인들의 일상 데이터를 수집해 서비스화하는 것이다. 가령, 음식 소비량과 버리는 낭비량을 데이터화하는 방법으로 식품 구매량과 빈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냉장고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가전제품이나 가구의 노후화를 측정해 교체 주기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리적 판단에 대한 수치화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낭만적인 충동구매를 줄이는 것이다. (45~46쪽)

 

지난 5월 20일, 신촌 다래헌에 사물인터넷을 둘러싼 생태계와 전망을 심도 있게 다루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평일 저녁, 넓은 강의실이 사물인터넷에 관심 있는 학생, 직장인,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강의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 되었는데 1부는 김준섭 저자가 사물인터넷의 정의와 전망에 대해, 2부는 이정용 저자가 실제 사물인터넷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준섭 저자.jpg 

 

 

사물인터넷 세상을 상상하다


한 남자가 여자 친구와 집에서 데이트 할 계획이라고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그 순간 집 안에 있는 각종 기기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고, 냉장고는 보관중인 식재료를 살핀 후 메뉴 및 구매 목록을 구성한다. 바깥 기온을 점검해 집 안의 최적 온도를 맞춰놓는 일도 진행될 것이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 같은 이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심심치 않게 사물인터넷에 관한 뉴스를 마주한다. 화재를 예방하는 사물인터넷, 공기 오염을 측정하는 사물인터넷, 미아방지를 위한 사물인터넷 등은 바로 얼마 전 뉴스에 검색된 내용들이다. 지금도 새로운 사물인터넷이 개발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변모하는 시장이다. 그만큼 산업 전망이 밝은 것. 세계 유수 기업들이 사물인터넷 시장에 앞 다투어 진출하고, 시장을 선점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현재 사물인터넷의 4대 비즈니스라고 지칭하는 것은 헬스케어, 스마트카,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의 네 가지 영역이다. 저자 김준섭은 이를 둘러싼 지금의 환경을 ‘바벨탑 상황’으로 본다. 기기 간 커뮤니케이션에 장벽이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업계가 서로 경쟁하면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자신들의 언어를 세계 표준으로 구축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지금 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이 워낙 익숙한 상태다 보니 먼저 선점하려는 업체들이 많다. 일단 사물인터넷에 어떤 주체들이 들어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한 김준섭 저자는 구글, 아마존, 인텔, SK텔레콤, KT, 마이크로소프트사처럼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서비스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강조해 설명했다. 향후 120조 시장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아래 특히 이들 기업들은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도를 통해 사물인터넷 시장 장악에 도전하고 있다.

 

시계의 사물인터넷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는 기존 시계 기능에다가 사람의 생체 정보 획득(심박수 등) 및 결제 기능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담은 융합 상품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략)기존 시계 업체들의 대응은 미진한 편이다. 이와 같은 형세가 지속된다면, 기존 시계 업체들은 사물인터넷 시대에 단순 하청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250~251쪽)

 

All-seen Alliance, OIC, Thread Group 등이 네트워크 표준화를 위해 각 산업의 대형 기업들과 손을 잡고 있는 상황을 설명한 김준섭 저자는 어떤 기업이 이길 것이냐는 누가 세 불리기를 빨리 하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 기업들이 사물인터넷 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특정 데이터에 종속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사물인터넷 기술, ‘센서’


사물인터넷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센서’라는 단어다. 사물인터넷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센서’이기도 하다. ‘연결’이 주요한 키워드인 탓이다. 그 가운데 인간의 오감과 관련한 센서 외에 새로운 센서가 있다는 사실은 사물인터넷을 바라보는 관점에 새로운 상상력을 부여하는 부분이다. 질병을 예방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놀라운 센서들이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미세전자기계시스템) 같은 경우가 그렇다. 초소형 센서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이를 통한 융합 센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저전력, 초소형화, 대량 생산의 강점을 가지고 센서 대부분이 멤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를 책에서는 ‘센서의 어머니’라 표현하고 있다.

 

멤스는 작은 실리콘 칩 위에 마이크로 단위의 작은 부품과 이들을 연결하는 마이크로 회로들로 제작되며 3차원 형태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동전의 10분의 1보다 더 작은 크기로도 제작할 수 있어 여러 개의 센서를 결합해 모듈화하는 데도 편리하다. 또한 대량 생산이 용이해 가격 또한 저렴해질 수 있다. (65~66쪽)

 

자이로 센서는 아이폰이 등장했을 당시 크게 관심을 받았던 센서다. 위치와 방향 설정의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센서인데, 이를 통해 우리는 모션을 통한 모바일 게임을 경험했다. 뿐만 아니라 가속도 센서, 레이저 센서 등과 같은 기술은 사물인터넷이 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센서들이다. 


“하나의 디바이스 안에 가속도, 압력 센서를 적용해서 다양한 제품들을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 스트리트처럼 거리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센서 기술의 발달을 통해 가능했다. 우리는 모르고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정말 다양한 센서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한 이정용 저자는 상상력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사물인터넷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센서 관련 국내 기업은 거의 전무한 현실이다. 현재 국내 센서 기업들은 주로 외국 기업이 보유한 원천 기술을 수입해 패키징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많은 언론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저자는 독창적 센서 개발이 미진한 상태에서 상황을 타계할 방법은 ‘융합’이라고 설명한다.

 

(전략)다양한 주변 인프라나 IT 기술을 결합하는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통신망을 구축해놓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유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 망이 가장 잘 깔려 있는 나라다. 이를 활용해 선진국의 센서를 수입하고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해 다시 수출하는 것도 사물인터넷 강국이 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88~89쪽)

 

이정용 저자.jpg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사례들


백문이 불여일견. 지금 등장하고 있는 사례들을 통해 사물인터넷을 더 자세히 알고 실감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라이프 벌브였다. 이는 전구 안에 화재 경보 시스템을 넣어둔 서비스로 연기감지 센서, 일산화탄소 센서, 온습도 센서, 인체감지 센서, 조도 센서 등이 포함되어 있는 기술이다. 특히 이 기업은 아웃도어 캠핑용 랜턴을 개발했다. 얼마 전 강화도 캠핑장에서 있었던 화재 사건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용 저자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다른 산업에 응용하는 경우가 많다. 관심 있는 분들은 다양한 센서들을 보고 제품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라며 라이프 벌브를 좋은 사례로 소개했다.


반려동물의 건강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는 어떤가. 동물의 건강관리 솔루션 펫피트가 그 예다. 목걸이 안에 3축 가속기가 들어있어 칼로리를 계산한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개발한 이 기술은 스마트 밴드, 스마트 와치와 같은 계산으로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전망이 밝을 것이라 저자는 예상했다.


그 밖에도 이정용 저자는 적정 중량을 체크, 비율에 맞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도록 한 칵테일 제조 제품과 온도 센서를 두고 특정 온도가 되면 알람이 울려서 뒤집도록 하는 프라이팬, 암모니아와 유기 화학물 센서를 탑재해 고기가 상했는지 측정하는 기계, 요리법을 설명해주는 오븐 등 기발하고 실용적인 다양한 사물인터넷 사례를 소개했다.

 

저자들은 책 제목과 같이 사물인터넷을 둘러싼 ‘상상력’을 자극하며 시종일관 흥미로운 주제를 제시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쏟아진 질문들은 즉 특허 문제, 사업 분야, 창업에 도움이 될 지원센터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야기로 독자들의 궁금증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었다.

 

사물인터넷이 향후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문제점이 분명 있을 것 같다.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이 무척 많기도 한데, 우려되는 문제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준섭: 기업들과 인터뷰한 결과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보안이다. 사람이 집에 있다, 없다에서부터 개인의 생체정보 등을 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신뢰성이다. 실제 움직임이 사물인터넷 개발자가 원하던 움직임인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잘못 움직였을 때 사람을 해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고광석: 전자파 우려가 가장 많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IoT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신생아 때부터 성장할 때까지 발달과정에 맞춘 제품 사례가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기기들도 많기 때문에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네트워크 기술에서는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기존 제품들에 비해 전자파 발생이 적은 편이다. 전자파에 대한 우려는 개발자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최근 많이 해소되고 있다고 답할 수 있다. 웨어러블 제품도 마찬가지다. 아직 검증된 제품이 아닌데다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칩이 많이 들어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인체에 무해한 소재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향후 좀 더 나은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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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실천과 상상력 편석준,이정용,고광석,김준섭 공저 | 미래의창
2014년에 출간한 《사물인터넷》이 사물인터넷의 기본 개념과 전체적인 시장 동향을 살펴봤다면 이번에 출간하는 《사물인터넷, 실천과 상상력》은 국내외 사물인터넷 시장 참여자들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이 만들어낸 변화를 감지한다. 또한 23개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 및 단체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사물인터넷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며 시장의 전개 방향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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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데이터 #김준섭 #이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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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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