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권력은 모두 2인자에게서 나왔다
‘이 임금님의 통치가 왜 실패했을까?’ ‘이 임금님은 왜 이런 상황에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역사는 왕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다면 ‘시대마다 권력을 쟁취하고 누렸던 인물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이들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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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작가님을 직접 만나면 깜짝 놀랄 것 같습니다. 이름을 보면 남자인 것 같은데 여성이라는 것이죠. 특히 역사 작가 중 여성을 찾는 것은 거의 어려운데요,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계기가 있다면?

 

맞습니다. 많은 분이 이름을 보시고 남자 작가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셔서 실제로 만나면 대부분 놀라세요. (웃음) 역사 작가 중에 여성이 드문 것은 아닌데, 역사 속 남성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름 덕분에 ‘남자 작가’로 오해받는 것이 즐겁습니다. 알고 보니 여자 작가라는 것이 유쾌한 반전을 주는 것처럼, 『조선의 2인자들』을 읽으신 분들이 역사는 지루하다는 편견에서 확 벗어나실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입니다. 역사에는 늘 관심이 많았습니다. 정확하게는 역사 속 권력자들, 왕족이나 귀족들, 자수성가한 유명 정치가들이나 신데렐라처럼 신분 상승을 이룬 인물들의 이야기에 항상 호기심을 느꼈어요. 
 
『조선 임금 잔혹사』 이후 2년 만의 신작입니다. 전작이 1인자들의 이야기였고 이번엔 2인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조선의 2인자들』을 집필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조선 임금 잔혹사』는 왕들의 이야기입니다. 왕들의 행적을 쭉 따라가면서 ‘이 임금님의 통치가 왜 실패했을까?’ ‘이 임금님은 왜 이런 상황에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역사는 왕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다면 ‘시대마다 권력을 쟁취하고 누렸던 인물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이들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선 임금 잔혹사』를 완성하고 거의 바로 『조선의 2인자들』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책 속에는 이성계, 이방원, 수양대군까지 3명의 왕과 정도전, 하륜,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까지 7명의 신하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10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조선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인물들을 모두 한 권에 담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책을 쓰면서 각각의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들을 풀어내다 보니 너무 방대한 분량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중반까지 쓴 다음에 과연 한 권에 이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 담아낼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고민 끝에 조선의 개국 과정부터 임진왜란까지, 임진왜란 이후부터 조선 말기까지로 나눠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두 권으로 나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선 중후기부터 말기까지 활약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조선의 2인자들』 제2부는 빠르면 올해 말 발간 예정입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 예고한 것처럼 제2부에서는 이이첨, 김자점, 송시열, 홍국영, 김조선, 흥선대원군, 명성황후, 김홍집 등 익숙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낯선 8명이 주인공입니다. 한 시대를 만들고 풍미했던 이들이 살았던 시대와 이들이 권력을 쟁취하고 누리고 잃었던 과정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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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작가님이 과거로 돌아가서 책 속의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책을 쓰는 내내 만약 나에게 이런 삶이 주어진다면, 이런 삶을 살아가야 한다면 과연 이들처럼 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웃음) 하지만 살아보고 싶은 시대는 있습니다. 중종 시대인데요, 조선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걸출한 정치가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고,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끊이지 않았고, 후궁 암투도 가장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던 시대가 바로 중종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선의 2인자들』에서는 중종 시대를 대표했던 인물로 조광조가 아닌 김안로를 선택했는데요, 김안로는 조광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명성이나 인지도가 낮지만 엄청난 권력을 행사했던 정치가입니다. 김안로는 정적들에게 무서울 정도로 철저하게 보복을 가했던 인물인데요, 김안로가 권력을 장악했던 그 시대의 조정과 조선은 과연 어떤 분위기였을지 한 번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책을 집필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한두 가지 소개해 주세요.

 

두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첫 번째는 바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입니다. 첫 회부터 빠짐없이 시청해온 드라마였는데, 작년 12월 15일 제22화 엔딩에 등장한 인물이 바로 ‘하륜’입니다. 하륜이 등장한 순간, 텔레파시가 통한 것처럼 출판사에서 바로 연락이 왔어요. 그때까지 계속 한 권 안에 모든 인물을 담냐, 두 권으로 나눠서 내느냐를 놓고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하륜’이 그 고민을 해결해 주었지요. 출판사도 저도 하륜의 등장을 본 순간 지금까지 집필해온 인물들을 정리해서 먼저 출간을 한다는 것에 합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농담처럼 우리 책은 하륜 덕분에 나오게 되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읽어낼 줄 알았던 하륜의 처세를 출간 시기에 응용한 셈이죠.

 

두 번째는 표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번 책의 표지와 삽화를 신영훈 화백님이 그려주셨어요. 저도 신 작가님의 팬이었는데 무척 영광이었습니다. 인물별로 대략적인 분위기 정도만 말씀드렸는데 그때 제가 가장 열심히 요청한 것이 바로 ‘임사홍과 김안로는 매우 잘생겨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기록에서도 두 사람은 인물이나 풍채가 매우 단아했다고 나오기도 하고, 실제로 굉장히 젊은 나이에 빠른 속도로 출세했고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이른바 조선판 ‘금수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빠른 출세나 총애에는 물론 실력도 실력이지만 외형적인 매력도 분명 적용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임사홍과 김안로는 잘생겨야 한다’, ‘임사홍은 화려한 비단 옷을 입어야 한다’, ‘김안로는 신분을 과시할 수 있는 소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씀드렸어요.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었을 텐데 신영훈 화백님이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모든 인물을 잘 표현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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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2인자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조선의 2인자들』은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조선의 2인자들』은 기본적으로 역사책입니다. 역사를 좋아하시고 역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한 정치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권력을 욕망했던 인물도 있고, 왕위를 차지하고 싶어 했던 인물도 있고, 정말로 바른 정치를 하고 싶었던 인물도 있고, 입신양명의 꿈이 좌절되었지만 또 다른 업적을 남긴 인물도 있습니다. 그들의 능력이나 처세술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어쩌면 오늘날을 살아가는 지금 당장 필요한 처세의 기술을 배우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역사책 읽기를 이제 막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학생들에게도 추천합니다. 역사란 결코 딱딱하지 않으며 역사 속에는 위인과 악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적인, 그래서 더 매력적인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조선의 2인자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조선의 2인자들』와 함께 즐거운 역사 읽기를 경험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조선의 2인자들』 제2부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얼른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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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2인자들조민기 저 | 책비
2014년 출간 후 역사 분야 베스트&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조선 임금 잔혹사』의 조민기 작가 신작, 『조선의 2인자들』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조선 역사 속에서 1인자의 자리를 노렸던 2인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욕망이 어떻게 권력이 되었고, 역사 속에 어떻게 기록되었는지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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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