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성북로 맛집, 멋집
한양도성의 성곽 터 아래 옹기종기 모인 집이 도시를 굽어보는 곳. 성북동에서 마주한 시간은 낯설 만큼 더디다. 한성대입구역에서 길상사로 향하는 한적한 길, 조용한 골목을 찾아온 이들과 천천히 걷기.
글ㆍ사진 론리플래닛매거진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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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곳

 

북정마을, 심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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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담장의 부촌을 떠올리게 하는 성북동에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도 있다. 정돈되지 않은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면 다닥다닥 이웃한 주택과 마을 카페에 앉아 쉬는 어르신의 모습, 폐가를 단장한 북정미술관의 정겨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 동네 초입에 자리한 심우장(尋牛莊)은 시인이자 승려 만해 한용운이 입적하기까지 거처하던 곳. 남향으로 짓는 보통 한옥과 달리 조선총독부를 바라보지 않도록 북향으로 지은 단출한 한옥이다. 나라가 가난한데 어찌 좋은 집에 살 수 있느냐던 만해의 꼿꼿한 성품을 닮아 더없이 소박하다. 만해의 친필 문서와 옥중 공판 기록 등을 보관한 아담한 실내는 차분히 생각을 하며 쉬어가기에 좋다. 9am~6pm.

 

 

쇼핑

 

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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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패션을 기반으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독특한 브랜드와 개성 강한 패션 아이템을 취급하는 곳. 때문에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보다 취향이 맞는 소수의 고객을 찾는 것이 중요했고, 진경모 대표는 고민 끝에 조용한 성북동 골목에 가게를 냈다. 직접 미국에 가서 구입한 인디언 원주민의 장신구부터 하와이 현지 브랜드인 코나 베이(Kona Bay)의 셔츠, 일본의 디자이너 브랜드 랑데부 오 글로브(RDV O Globe), 멧돼지 털로 만든 스위스코(Swissco) 칫솔까지. 모든 물건을 직접 사용해보고 가져온다는 그의 말에서 제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코나 베이 하와이 셔츠 15만3,000원, 11am~9pm(방문 전 전화 확인), plot.world

 

OWNER’S PICK

플롯의 진경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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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셔츠는 하와이에 이주한 일본인이 처음 만들어 본토에 정착시킨 옷이에요. 레이온 100퍼센트 소재로, 앞뒤 판의 무늬를 잘 맞춘 것이 좋은 셔츠입니다.”

 

블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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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재료를 이용해 향을 만드는 디자이너 캔들 숍. 블랙 앤드 화이트 콘셉트의 모던한 내부에 들어서자 ‘꽃이 만발하다’라는 뜻의 이름처럼 코끝에 은은한 향이 퍼진다. 공간에 편안하게 스며드는 향을 만들고 싶었다는 홍소영 조향사는 식물성 원료로 추출한 향에 ‘in the garden’ ‘blue rain’ 같은 자연을 딴 이름을 붙였다. 조향 클래스에 참석하면 취향에 맞는 향을 직접 만들어 향수로 사용할 수 있는데, 한 번 만들어놓은 향은 코드로 저장돼 나중에 향초나 방향제로도 만들 수 있다고. 주인이 직접 고른 감각적인 주얼리와 디자이너 소품도 판매한다. 캔들 3만7,000원, 조향 클래스 1인 8만9,000원, 2인 7만9,000원, 1pm~8pm, 월요일 휴무, @bluteblute

 

 

먹을 곳

 

무명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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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밥이 그리운 날 찾기 좋은 정갈한 밥집이다. 특별한 요리 없이, 밥과 찬으로 채우는 소박한 밥상이 성북동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닮아 있다. 대표 메뉴는 열한 가지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을 내는 무명밥상과 다섯 가지 잡곡에 지역 특산품을 넣어 지은 별미밥을 내는 별미밥상. 이틀 간격으로 조금씩 달라지는 밥과 국, 반찬은 전국 각지의 지방색을 살린 향토 음식으로 구성한다. 특별할 것 없는 밥상이지만, 익숙하면서도 그리웠던 맛이 헛헛한 마음까지도 채우는 듯하다. 먹고 나면 속이 편안하다. 무명밥상, 별미밥상 8,000원, 11:30am~9:30pm(밥 짓는 시간 3:30pm~5pm)

facebook.com/moomyung001

 

엄마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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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와 배우였던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유러피언 파인 다이닝. 손님을 초대해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취미였던 그들은 한적한 골목의 가정집을 개조해 간판도, 메뉴도 없이 식당 문을 열었다. 자칫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맛깔스러운 음식과 섬세한 플레이팅으로 입소문을 탄 덕에 이곳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0여 년간 해외에 거주했던 이새봄 오너 셰프는 현지에서 먹던 음식을 최고급 제철 식자재로 재현한다.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포함한 일곱 가지 코스 요리를 내는데, 그중 스위스에서 가정식으로 즐겨 먹는 라클레트(raclette)는 모차렐라, 체더, 하우다 또는 그뤼예르의 세 가지 치즈를 채소, 고기 등과 함께 즉석에서 구워내는 이곳의 별미. 하루 전 예약 필수. 1인 코스 6만 원부터,

1pm~8:30pm, 월요일 휴무, @chefbom

 

LOCAL’S TIP
엄마키친의 이새봄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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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엔 조용한 곳을 찾아온 예술가가 많아요. 특히 북정마을 쪽은 집값이 저렴해 젊은 예술가가 많이 모여 살지요. 조용한 골목 곳곳에 갤러리와 작업실 개념의 공방을 겸한 숍이 많아 상업적인 거리와는 분위기가 달라요. 이곳의 상점, 음식점 또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죠. 작품에 애정을 가진 예술가처럼요. 엄마키친도 원래는 연극을 준비하는 작업실로 쓰려던 공간이에요. 시끌벅적한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던 저는 바로 옆 동네인 성북동의 유난히 한적한 분위기에 반해 이곳에 작업실을 내고 이사를 왔어요. 찾아온 손님이 가게가 아닌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느꼈으면 해서 간판을 달지 않았고요. 저는 좋은 식자재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누가 먹든 엄마가 해주는 것처럼 건강하고 따뜻한 음식을 내고 싶어요. 제가 간판을 달면 그때는 돈을 벌기로 작정했구나 생각하시면 돼요(웃음). 이 골목에 처음 식당을 열던 6년 전만 해도 휑하던 동네 곳곳에 좋은 상점이 많이 들어왔어요. 이러한 변화가 좋지만, 성북동이 번잡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용한 성북동이 좋고, 이곳의 이웃이 좋아요.”

 

 

마실 곳

 

수연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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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한옥에 자리한 전통 찻집 수연산방. 원래는 ‘산속에 문인들이 모이는 집’이라는 뜻으로, 상허 이태준이 머물며 <달밤> <돌다리> <황진이> 등의 문학 작품을 집필한 곳이다. 월북 작가라는 딱지가 붙어 덩달아 세간의 관심 밖에 있던 가옥이 작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후 서울시 시도 민속문화재로 인정받았다. 대대손손 살던 집을 1998년부터 외종손녀 조상명 씨가 전통 찻집으로 개방해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아담한 한옥이지만 섬세하게 꾸민 누마루 덕에 화려한 느낌이 든다. 서까래가 드러난 안채의 좌식 테이블에 앉아 잘 정돈된 안뜰을 내려다보거나, 햇살 좋은 날 야외 테이블에서 전통 차와 다과를 즐길 수 있다. 고택 보존을 위해 한 테이블당 2시간으로 이용을 제한한다. 오미자차 9,800원, 단호박범벅 1만1,500원, 11:30am~10pm, 02 764 1736.

 

파티스리마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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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방혜영 파티시에는 작년 말 평소 좋아하던 성북동에 디저트 카페를 열었다. 식자재 사이의 균형을 맞춰 정확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설탕으로 음식의 맛을 가리지 않는다는 철칙하에 달지 않고 산뜻한 디저트를 낸다. 케이크와 과자 모두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직접 만든다. 우유 대신 생크림을 넣은 스콘은 고소하고 촉촉한 맛이 일품. 함께 곁들일 수 있는 간단한 커피와 다양한 종류의 차도 준비했다. 카페를 열기 전부터 모아둔 아기자기한 유럽풍 티웨어에 최상의 차 맛을 위한 온도와 시간을 지켜 제대로 된 차를 우려낸다. 캐러멜 호두스콘 3,600원, 홍차 7,000원부터, 화~토요일11:30am~8pm, 일요일 5pm까지, 월요일 휴무, @patisserie_mada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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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lonely planet (월간) : 4월 [2016]안그라픽스 편집부 | 안그라픽스
지구촌 여행지를 다룬 여행전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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