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라고 하자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약간의 비용, 약간의 시간, 약간의 편의, 약간의 취향을 포기하더라고 그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만족하고 행복해하면 관계 또한 만족스러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글ㆍ사진 리처드 칼슨/크리스틴 칼슨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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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정해진 생활비를 초과하지 않고 생활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친구는 남편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면 식비를 훨씬 줄일 수 있는데 굳이 나가서 먹기를 좋아하는 게 불만이라고 했다. 그녀가 보기에 남편의 행동은 쓸데없는 과소비였다. “그이가 나가서 먹으면 한 끼에 7~8달러쯤 드는데 내가 점심을 싸주면 3달러도 안 들어.” 그녀의 말은 옳았다.

 

그런데 남편의 입장은 달랐다. 그에게 점심 외식은 하루 중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몇 안 되는 행동 중 하나였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압박감에 시달리는 그로서는 점심시간에 회사를 벗어나 조용한 카페나 식당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점심시간을 날마다 기다릴 정도였으니 그는 그 시간을 포기할 수 없었다.

 

물론 검소한 생활 습관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른 책에서 돈을 절약하며 살아야 한다고 했었고, 실제로도 저런 방식으로 분명히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절약’이 관계의 장애물이 돼버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여기서는 아내가 남편의 즐거움을 허용해주는 것이 좋다. 하루에 몇 달러씩 지출하는 게 가정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부의 경우는 아니었다. 물론 절약은 좋은 미덕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인가? 사랑하는 관계에서 아무리 옳은 말이라고 해도, 상대방에게 내 방식대로 살라고 강요하는 것과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미래의 안정’과 ‘현재의 화목’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할까? 물론 현재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래의 안정을 포기하란 말은 아니다. 다만 한 사람이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는 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 문제를 다루는 이유는 점심 값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약간의 비용, 약간의 시간, 약간의 편의, 약간의 취향을 포기하더라고 그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만족하고 행복해하면 관계 또한 만족스러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옳은 말’로 사랑하는 이의 즐거움을 뺏지 않고 허용하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러면 보통 상대방도 입장을 완화하면서 두 사람이 타협안을 찾거나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항상 숙이고 들어가라거나 연인의 모든 바람을 허용하라는 말은 아니다. 불합리한 요구까지 들어주라는 말도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작은 일이 있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라는 것이다. 그러면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면서 당면한 문제들에서 타협안을 찾는 연습도 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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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싶다, 사랑리처드 칼슨,크리스틴 칼슨 공저 | 예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관계 전문 심리학자 리처드 칼슨과 크리스틴 칼슨은 실제 사례와 연구를 바탕으로 남녀 관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상적인 문제와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리고 문제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답답하기만 했던 사랑의 문제들이 얼마나 쉽게 풀릴 수 있는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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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칼슨/크리스틴 칼슨

행복하고 충만한 인생을 사는 법을 가르치는 최고의 행복만들기 전문가. 1961년 5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잡지 [PEOPLE]에 가장 주목받는 사람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고, 오프라 윈프리, 투에이, CNN등의 유명 방송쇼에서 단골손님으로 초대되어왔다. 지난 2006년, 『스크루지 길들이기』를 홍보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발 뉴욕행 비행기에 올라탄 그는 비행 중 폐색전이 발작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땅에서의 그의 마지막 모습은 하루하루 일상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