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주치의’ 오한진 박사의 건강 노하우, 호르몬을 알자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 멜라토닌을 수면 호르몬이라 이름 붙일 수 있다면 잠을 못자면 행복도 올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과 불안이 반복되고 나아가서는 수많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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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씨’가 아침에 지각한 이유, 상사에게 혼나고 속이 더부룩해지는 이유, 그럼에도 오후가 되면 나른해지는 이유, 또 사랑을 하고 출산과 육아를 거쳐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진 씨의 일생에서 겪는 모든 일들이 ‘다 호르몬 때문’이라면? ‘국민주치의’ 오한진 박사는 우리 삶과 호르몬이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 한진 씨를 등장시켰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노라면 과연 우리는 일생 호르몬의 절대적인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코르티솔(cortisol)의 분비로 아침에 눈을 뜨고, 아드레날린(adrenaline)이 분비돼 집중력이 높아지며, 렙틴(leptin) 분비로 음식을 먹다가 숟가락을 놓을 수 있다니 그야말로 놀랍고 치밀한 호르몬 세계가 아닌가.

 

오한진 박사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과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의 관계를 따져 “잠을 못자면 행복도 올 수 없다”고 말한다. 식사를 할 때는 기분을 좋게 해야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통해 보다 건강한 후반생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강조한 것은 폐경기 여성의 여성호르몬 관리다.

 

“갱년기는 아주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할 상황이 됐어요. 여성 평균 수명이 조금 있으면 90세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얘기는 폐경 이후에 40년 이상을 살게 된다는 의미예요.

 

여성의 경우 폐경 전까지는 심장병, 뇌졸중이 거의 없거든요. 여성 호르몬이 그렇게 좋은 역할을 해요. 그러니까 폐경이 되고, 남은 시간을 이 호르몬 없이 지낸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의사와 잘 상의해서 필요하다면 반드시 여성 호르몬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규칙하고 불균형한 식사 습관, 환경호르몬 등 건강한 호르몬 균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거친 음식을 소박하게 먹는 것,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 오한진 박사가 전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시급히 실천해야 할 건강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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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내 마음의 상처

 

많은 분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지식은 의외로 적어요. 의사로서 느끼는 부분도 많을 것 같아요.

 

그렇죠, 우리가 건강에 대한 건 대단히 많이 압니다. 요즘은 건강 이야기하는 TV 프로그램을 안 보죠. 지식 전달은 이제 싫다,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똑같은 얘기를 왜 TV에서 하느냐, 내가 힘든 부분, 내가 문제가 있는 걸 말해 달라, 이게 현재 트렌드예요. 그런데 그런 정보 중 제일 안 되는 게 호르몬입니다. 종류도 대단히 많고, 이름도 복잡하고 그래서요. 병을 알면서도 호르몬 부분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책을 보면 일생을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호르몬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에서부터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우리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일생뿐 아니라 후대의 일생까지도 호르몬이 지배를 하는 겁니다. 호르몬을 잘 알지 못 하면 내 몸의 건강도 잘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런 이유에서 호르몬을 다룬 책을 쓰신 거고요.

 

호르몬에 대한 책자는 대단히 많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호르몬을 알리기 위해 썼고요. 어린 아이들을 위한 호르몬 책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책이 나왔어도 일반인 중에 호르몬을 정확하게 알아듣거나 종류가 이렇게 많다는 걸 알고 있는 분들이 적어요. 나의 하루, 일생이 호르몬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잘 만들어놓은 책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호르몬을 하나씩 설명하면 너무 어렵고, 의과대학 교과서 같으니까 쉽게 쓰려고 했어요. 내가 하루를 살면서 어떤 호르몬과 연관이 되고, 일생을 살며 어떤 호르몬과 연관이 되는지를 설명해주는 책이면 좀 쉽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책을 써보기로 한 거예요.

 

현대인의 가장 큰 어려움이 스트레스죠. 호르몬 관점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면, 어떤 처방이 가능할까요?

 

스트레스는 개념부터 더 잘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보통 스트레스라고 하면 나를 괴롭히는 사람, 일, 돈,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스트레스의 진짜 정의는 그런 사람, 일, 돈을 겪으며 받은 내 마음의 상처를 말하는 겁니다. 스트레스는 타인이나 물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걸 어떻게 겪었느냐 하는 바로 그것이거든요. 그걸 알면 스트레스 때문에 내 몸이 어떻게 변하겠구나 하는 것이 금방 나와요. 그 경험이 좋았느냐 나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하게 되거든요. 그걸 내 몸에 기억하게 하는 것도 호르몬의 일종이고요.

 

뇌 어느 부분에 저장되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뇌의 ‘해마’라는 부분이 기억을 저장하고 되살리는 부분인데요. 나쁜 기억은 거기에 저장이 안 돼요. 정말 강하고 나쁜 기억은 ‘편도체’라는 곳에 저장돼서 주기적으로 계속 다시 올라옵니다. 잊어버리지 못 하게 자꾸 올라와요. 나쁜 기억을 가진 분들이 트라우마로 인해 병이 생기잖아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라고 하는 병은 기억이 편도체에 저장돼 있기 때문이거든요. 스트레스는 언제 경험했느냐와 해결할 수 있는 자원 즉,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친지나 단체가 있느냐, 그리고 감정적인 수준이 어느 정도냐 등에 따라 굉장히 달라집니다. 이런 차이에 의해 호르몬이 전혀 다르게 나오는데요. 그 다양한 호르몬 때문에 내 몸에 변화가 생겼단 걸 모르니까 극복을 못 하고 병들어서 상당히 오랜 기간 고생을 하시는 거죠. 죽을 때까지 고생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요. 우리가 호르몬을 잘 이해하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이 스트레스를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저장되는 부분이 다르고 호르몬도 달라진다는 말씀이군요?

 

그럼요, 시어머니가 나를 괴롭히면 내가 볼 때는 시어머니가 스트레스 같지만 다른 사람이 보면 그 시어머니는 스트레스가 아니잖아요. 그것처럼 내 몸, 생각, 감정 속에서 생기는 일, 그 기억이 스트레스기 때문에 그것을 내 호르몬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내 몸은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다른 거예요. 내 몸의 반응 정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호르몬이기 때문에 호르몬을 잘 알아야 하고요. 기분 좋게 밥 먹으라고 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위장의 움직임도 호르몬, 신경의 작용을 받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렇다면 호르몬에 관한 지식 없이 그저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사람에게는 어떻게 의학적인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호르몬을 만들어 쓸 수 있다면 호르몬을 주면 되겠죠.(웃음) 행복해지는 세로토닌(serotonin)이라든지 사랑을 느끼는 도파민(dopamine)이라든지 또는 남을 끌어안으면서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옥시토신(oxytocin)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만들어 넣어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 그런 시도는 없어요. 결국 그럴 수 있는 상황, 그럴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약재들은 좀 있습니다. 세로토닌을 몸에 더 오래 남아있게 하는 약재들이 있어요. 그런 것을 쓰면 우울증이나 불안 등이 상당히 좋아집니다. 그런 약재들은 지금 이용을 하고 있죠.

 

근본적으로는 좋은 상황을 만들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문제 해결 방법이겠네요.

 

그렇죠.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타고 가다 불이 난 상황을 한 번 겪은 사람은 지하철만 쳐다봐도 괴롭지 않겠어요?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지하철이 정말 안전해지고 편안해져서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겠죠. 이것이 훨씬 중요한 거죠. 상황을 다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러기 전에는 내 몸의 반응이 먼저 나타나니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약물 같은 걸 좀 이용해야겠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확실히 몸에 나타나는 반응들이 있잖아요. 제 경우 스트레스를 갑자기 받으면 피부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거든요.

 

여성들은 남성보다 감정이 열 배 정도 많아요. 예민하고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여성의 경우 제일 처음 나타나는 반응이 피부에 뾰루지가 나는 겁니다. 대부분의 여성이 다 그렇고요. 조금 더 심해지면 생리불순이 와요. 더 심해지면 머리가 빠집니다. 원형탈모가 오고 그보다 더 심하면 당뇨병이 옵니다. 당뇨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율신경이 영향을 받아 췌장이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시작되거든요. 이형 당뇨병을 앓는 대부분의 사람은 아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완전히 망가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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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자면 행복도 올 수 없다

 

무엇보다 수면의 중요성이 크게 와 닿았는데요. 특히 요즘은 밤낮 바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늦게 잠드는 경우도 많고요. 이때 겪을 수 있는 호르몬 문제는 뭐가 있을까요?

 

밤낮이 바뀌어 계속 살면 몸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밤낮을 바꿔 일을 오랫동안 하신 분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신 분들보다 암 발생률도 훨씬 높고요. 만성 질환을 가질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우리들은 하루를 살면서 수도 없는 선택을 해요. 아침밥을 먹을지 말지, 먹는다면 주스를 먹을지 된장국을 먹을지, 점심은 누구와 먹을지, 몇 시에 먹을지, 얼마나 먹을지, 별의별 결정을 다 하게 됩니다. 이런 결정을 내일도 또 하게 되어 있어요. 모레도 또 하고요. 이 결정을 할 때마다 조금씩 후회하기도 하고 결정을 잘 못 하기도 하거든요. 잠은 ‘당신이 오늘 한 결정은 상당히 옳았습니다, 내일도 이런 결정을 하시면 됩니다’ 하고 우리에게 확신을 만들어줘요. 그러니 잠을 못자면 또 갈등에 휩싸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헤매게 됩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죠.

 

잘 때 뇌에서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물질이 나오면서 잠을 유도해요. 이 물질은 세로토닌에서 만들어지고요. 낮에 세로토닌이 풍부해야 밤이 되면서 멜라토닌으로 바뀌어서 나를 재워줍니다. 밤낮이 바뀌면 낮에 세로토닌도 없고, 밤에 멜라토닌도 없죠. 그러면 잠을 자면서도 잠이 정말 해야 할 역할을 다 못 하기 때문에 우리 몸이 굉장히 불편하게 돼요.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 멜라토닌을 수면 호르몬이라 이름 붙일 수 있다면 잠을 못자면 행복도 올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과 불안이 반복되고 나아가서는 수많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뿐 아니라 잠의 질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럼요, 질이 더 중요하죠. 시간보다는 질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런데 질은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당신의 수면 질이 1점입니다, 5점입니다, 이렇게 점수를 매길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시간만 가지고 계속 이야기하는 겁니다. 사실 수면의 질이 훌륭하면 즉, 깊은 잠을 잘 잘 수 있으면 평균 수면시간 5~6시간만으로도 충분한 거예요. 멜라토닌이 보통 새벽 2시 정도에 최고로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12시부터 2시 사이에는 최소한 잠을 자고 있어야 다음 날도 일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 공부를 해봐야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아이들 시간 없어서 공부하더라도 이 시간에는 재워야 합니다.(웃음)

 

잠의 질이 좋았는지 여부를 개인이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수면 다원 검사 같은 것을 해보면 알 수 있는데요.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어요. 세 번만 물어보면 됩니다. ‘잘 잡니까?’ 물어보고요. 그렇다는 사람에게는 한 번 더 묻습니다. ‘꿈을 많이 꾸십니까?’ 했을 때 많이 꾼다는 사람은 못 자는 거예요. 꿈도 안 꾸고 잘 잔다는 사람에게 또 물어요. ‘아침에 개운하세요?’라고요. 아니라고 하면 못 자는 겁니다. 아주 쉬워요. 이렇게 세 번만 물으면 잘 자는지 못 자는지 알 수 있어요.

 

폐경이 되면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를 권고하기도 했는데요. 몸이 아프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호르몬 문제임을 자각하고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몸 상태에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정말 쉽지 않아요. 아직 대부분이 무슨 호르몬 때문에 아픈가보다, 무슨 호르몬이 모자란 것 같아, 이러고 병원에 오시기는 어렵습니다. 의사 선생님들도 그걸 다 맞추시기가 어렵고요. 하나씩 순서대로 따져 봐야 하고, 또 호르몬 자체가 복합적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건 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갱년기는 아주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할 상황이 됐어요. 여성 평균 수명이 조금 있으면 90세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얘기는 폐경 이후에 40년 이상을 살게 된다는 의미예요. 여성 호르몬이 없어지면 초기에는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식은땀이 나고요. 기억력이 자꾸 떨어져서 전화기를 냉장고 안에 넣어놓는 사람, 밥을 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짜증을 굉장히 많이 내게 되고요. 그 시간이 지나면 결체 조직에 힘이 빠져서 소변을 참지 못 하고 요실금 같은 병이 생기고, 더 시간이 지나면 심장병, 뇌졸중, 골다공증이 옵니다. 폐경 여성은 뚱뚱하든 그렇지 않든 시간이 지나면 콜레스테롤이 올라가요. 여성 호르몬이 콜레스테롤에서부터 만들어지는데 더 이상 안 만드니까 콜레스테롤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그것이 혈관에 아주 해로운 일을 합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전까지는 심장병, 뇌졸중이 거의 없거든요. 여성 호르몬이 그렇게 좋은 역할을 해요. 그러니까 폐경이 되고, 남은 시간을 이 호르몬 없이 지낸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의사와 잘 상의해서 필요하다면 반드시 여성 호르몬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려진 바로는 석류같이 음식에도 여성 호르몬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요. 음식 섭취로는 부족한가요?

 

음식 섭취가 왜 문제가 되느냐면요. 어떤 날은 많이 먹어서 충분하지만 어떤 날은 조금 먹어서 모자라는 경우가 생긴다는 거예요. 이건 좋은 일이 아니잖아요. 늘 비슷한 양의 여성 호르몬이 몸에 맞게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어떤 날은 괜찮지만 어떤 날인 안 괜찮죠. 또 석류를 매일 규칙적으로 일정량을 먹었다 하더라도 거기 포함되어 있는 여성 호르몬이 똑같다고 생각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음식으로 관리하는 것보다는 여성 호르몬이라고 만들어진 약물을 이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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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음식을 소박하게

 

고혈압과 호르몬의 관계도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이에요. 고혈압 증상을 들여다보면 원인이 호르몬 이상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요?

 

고혈압의 원인이 세 가지 정도 됩니다. 소금을 많이 먹어도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요. 콩팥에서 만들어지는 레닌(Renin)이라는 호르몬 때문에도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스트레스 때문에도 혈압이 올라갈 수 있어요. 이 세 가지 중에 소금만 자꾸 얘기를 하고 있어서 국민 모두가 소금만 원인이 되는 줄 아는데요. 사실은 스트레스가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요. 레닌이라는 호르몬도 한 원인이에요. 레닌은 혈중에서 안지오텐신(angiotensin)이라는 물질을 만들고 안지오텐신은 알도스테론(aldosterone)이라는 호르몬을 많이 분비시켜 그것이 혈압을 올라가게 만듭니다. 이건 검사를 안 해보면 알 수 없기 때문에 확인을 해야 하는 거죠. 또 급성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예를 들면, 전철의 문이 닫힐 때 타려고 나를 뛰어들게 만드는 호르몬이 에피네프린(epinephrine), 노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같은 건데 이런 호르몬이 계속 많이 나오면 혈압이 확 올라가요. 그런 문제가 있을 때도 혈압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는 이런 것도 다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는 겁니다.

 

고혈압이 호르몬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 훨씬 도움이 되겠네요.

 

원인을 몰라, 고혈압이야, 그냥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중에 이런 분들도 틀림없이 있을 거라는 거죠. 그러니까 한 번씩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는 거고요.

 

많이 관심 가질 부분이 다이어트와 호르몬일 텐데요. 호르몬과 다이어트의 상관관계에 대해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배고픔을 느끼는 호르몬이 그렐린(ghrelin)이라는 호르몬이고요. 포만감을 느껴서 밥을 더 못 먹게 하는 것이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인데요. 이 두 호르몬이 균형을 잘 이루어서 배가 고프면 먹게 만들고, 배가 부르면 그만 먹게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그게 깨지는 거예요. 음식 섭취에 변화가 많이 생겼거든요. 예전에는 잡곡, 채소 같은 천연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설탕도 많이 먹고, 지방도 양이 많아지고, 소금 섭취도 너무 많아져서 호르몬의 변화가 많이 생긴 겁니다. 그렐린이 아무 때나 나오거나 렙틴이 나와도 몸이 반응을 하지 않는 거죠. 또한 인슐린(insulin)은 당분을 섭취하면 당분을 세포 속으로 넣어서 세포가 이용하게 만드는 호르몬인데요. 뚱뚱해지면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역할을 못해요. 당을 세포 속으로 못 넣어요. 그러니 당이 혈액 속에 너무 많아지게 되고 소변으로 나와 당뇨병이 되는 거죠. 역할을 못 하는 이유가 비만과 관련이 많습니다. 당분이나 지방을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찌면 인슐린이 역할을 못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당뇨병이 오게 되는 거거든요. 이런 호르몬의 변화를 측정, 확인할 필요가 있고요. 이것을 더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똑바로 찾아야 해요. 자기 몸이 그렐린과 렙틴을 잘 분비하게 만들고, 인슐린이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정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규칙적인 식사, 균형잡힌 식사, 적당한 운동, 이런 것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핵심은 ‘거친 음식을 소박하게 먹는 것’(214쪽)이라는 말에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통곡류, 우리가 잘 아는 현미라든지 콩, 여러 가지 잡곡을 넣은 밥이 거친 음식에 속하고요. 채소도 많이 있죠. 살짝 데쳐서 무쳐 먹는 나물들도 있고요. 생으로 먹는 과일도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너무 단 과일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육류도 빠지면 안 됩니다. 육류는 면역성을 유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성분이에요. 면역은 여러 세포가 담당하는데 세포를 만들려면 단백질이 필요하고요. 면역 단백질을 만드는 데에도 굉장히 필요합니다. 단백질 섭취가 줄면 면역 단백질, 면역 호르몬, 면역 세포를 못 만들어서 우리 몸이 쉽게 병들게 되고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지방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요.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말고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견과류를 중간중간 자주 섭취해주시는 것이 거친 음식으로 내 몸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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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들

 

박사님은 이런 것들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우선 아침 5시 반이 되면 운동장에 갑니다.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요. 아침밥은 아주 적게 먹습니다. 아침을 많이 먹으면 불편해서요. 그런데 아침밥을 안 먹으면 뇌가 잘 깨지 않아요. 탄수화물이 조금 포함되어 있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은 학생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좋겠고요. 점심은 될 수 있으면 비빔밥 종류로 된장국과 함께 먹습니다. 비빔밥에는 여러 채소들이 들어가고 계란으로 단백질도 좀 들어가죠. 된장국에 두부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콩과 두부를 통해 단백질 섭취도 좀 하고요. 저녁은 회식이 많아서 제가 추구하는 식사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웃음) 고기도 먹고, 생선도 많이 먹고, 과식도 할 수 있는 자리죠.

 

간식도 하세요?

 

전혀 하지 않습니다. 배가 안 고프니까 간식을 꼭 먹어야 할 이유를 못 찾고요. 다만 너무 연세가 드신 분들은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이때는 꼭 참을 필요가 없습니다. 약간의 간식을 하시는 게 좋죠. 될 수 있으면 과일을 이용하면 더 좋겠고요. 천연당이니까요. 그 외에 과자를 먹는다든지 밥을 간식으로 먹는다든지 과도한 빵이나 설탕을 먹는다거나 이런 건 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별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나요?

 

글쎄요, 누구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쓴 게 아니고 아직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체적으로 충분치 못 하다고 생각해서 쓴 것이기 때문에요. 건강에 관심이 있고, 연세가 들면서 조금씩 힘이 빠지거나 왠지 모르게 아픈 것 같다는 분들이 꼭 읽어보시고 호르몬의 역할을 아셨으면 좋겠어요. 호르몬은 아직까지 홍보도 너무 안 되어 있고, 많이 아시는 분이 적습니다.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일을 호르몬이 하고 있다는 걸 아시고 병과도 연관을 지어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호르몬은 신경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을 짓고 있어요. 신경이 호르몬을 관장하기도 하고 호르몬이 신경을 관장하기도 해요. 근육 신경까지도 호르몬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배우셔서 연관을 잘 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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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오한진 저 | 이지북
호르몬은 인체의 활동이나 생리적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자극하여 균형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요즘은 신경조직이나 면역계에서 분비되는 다수의 물질들도 호르몬 범주에 포함한다. 알면 알수록 호르몬은 우리 몸을 지키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호르몬이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쉽고 재미있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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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진 #박사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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