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힘이 되는 순간의 장면들
감탄을 자아내는 관찰력과 유머러스한 해석으로 그려낸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미소를 짓게 됩니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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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시를 마시면 머리가 띠잉 울리고, 휴대전화에 뜨는 글자 몇 개에 미소 짓고, 아아아아 하는 아가에게 아아아아 라는 언어로 대화를 건네는 젊은 아빠.... 이들은 바로 내 모습, 혹은 내 친구, 내 주변의 모습 그 자체로 느껴집니다.


평범한 일상을 포착해 공감과 웃음을 선사해 온 만화가 재수의 그림 에세이 『재수의 연습장』 바로 오늘 만나게 될 책입니다. SNS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중 400여 편을 골라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단순한 선과 과감한 공백, 투박한 연필의 터치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작품들인데요, 감탄을 자아내는 관찰력과 유머러스한 해석으로 그려낸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미소를 짓게 됩니다. 『재수의 연습장』의 작가 재수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Q ‘그림이 힘이 되는 순간’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실제로 작가님의 그림을 구독하는 28만여 독자들이 그림을 통해 힘을 얻고 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으셨잖아요. 연습장에 그림들을 그려서 SNS에 올리는 작가님에게 힘이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A. 제가 마음에 들어서 그림을 그렸는데 보시는 분들도 마음에 들어하시는 순간을 겪으면 힘이 됩니다. SNS는 순간순간 반응이 활발해서 많은 자극을 받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림이 빨리 잊혀지게 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어 오래 남을 수 있어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Q 가방조심hair - 긴 머리카락이 가방 어깨끈에 끼인 경험이 여성분들은 몇 번씩 있을 거에요. 또 문자를 받으면서 씨익~ 미소가 떠오르는 글자 몇 개로, 또 지하철 환승하면서 나도 모르게 냄새를 따라 고개를 돌리게 되는 델리만쥬... 일상의 순간들을 참 섬세하고도 기분 좋게 캐치해내고 계신데요, 어떤 장면들에 주로 사로잡히시나요?

 

A. 저는 자연스러운 장면에 주로 사로잡혀요. 인위적이지 않은 순간의 자연스러움이 있어요. 그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이야말로 진짜 특별한 것이 아닐까 하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Q  이 책에는 '사랑하는 모양'이라는 제목의 그림들뿐만 아니라 연인들의 기다림이나 데이트 등 사랑스러운 풍경이 많은데요, 특히 이런 장편은 어떻게 포착하시나요? 상상과 경험 어느 쪽인지요?

 

A. 실제로 본 장면도 많고, 제 경험도 많아요. 둘을 섞은 경우도 많고요. 예전에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았을때는 그런 장면이나 모습을 보는것이 정말 싫었어요. 그런데 저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니까 그런 장면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런 장면들이 진심으로 예뻐보이다보니 그림으로 더 많이 그리는 것 같아요.

 

Q 달달한 연애의 순간들도 눈을 끌지만 무엇보다도 저는 모녀, 아빠와 아이, 젊은 부부와 아이들을 그린 그림들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책에 실린 그림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그림과 그 당시의 상황, 혹은 소개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책에 넣기 위해 고른 그림들이 모두 마음에 들긴 해요. 그런데 그중에서 제 아내와 고양이를 함께 그린 그림들이 있어요. 그 그림들은 아무래도 더 큰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에 더 눈이 많이 가요. 그리고 소개하고 싶은 그림은 <순간이 깃든 삶>이라는 제목의 그림이에요. 엄마 손을 잡고 가는 아이가 넘어졌다가 자기 힘으로 벌떡 일어나고 그 아이를 뿌듯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을 그린 그림이에요. 그건 실제로 본 장면인데 저조차 그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뭉클했던 기억이 있어요. 짧은 순간이지만 삶의 희망이랄까.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 『재수의 연습장』이 책으로 나오게 된 1등 공신은 물론 “그리고 쓰신 재수” 작가님이시지만... 28만 SNS 독자들이 작가님에게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분들에게, 또 우리 빨간책방 독자들에게 이 책 『재수의 연습장』이 어떤 선물이 될 수 있을까요?

 

A. 이 책이 독자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학창시절 쉬는 시간에 옆자리에 앉은 그림 잘그리는 친구의 연습장을 구경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도 그런 기억이 있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어린시절 그 친구의 연습장을 보며 받은 감정과 자극으로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이 독자 여러분께 기분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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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의 연습장 재수 저 | 예담
단순한 선과 과감한 공백으로 이루어진, 중독성 강한 재수 작가의 그림들은 28만 명이 구독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재수의 연습장’을 비롯한 다양한 SNS에서 공유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 400여 편을 골라 수정 보완하여 펴낸 《재수의 연습장》은 재치 있는 관찰력과 유머러스한 해석으로 풀어낸 우리 삶의 진솔한 풍경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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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의 연습장 #그림 #일상 #이동진 #빨간책방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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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y94628

2016.07.09

페이스북으로 '재수의 연습장' 열심히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라며 작가님의 창의력과 재치에 항상 놀라곤 해요. 대단합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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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unhoy

2016.06.16

책은 상상하며 읽고요..ㅋ
눈을 감고 지하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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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