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일기장 같은 마이크 포스너의 앨범
“나”를 가감없이,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그의 반성적 메시지는 진짜배기 포크송이다. “밤에 혼자”듣기 좋은 일기장 같은 앨범.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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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며 히트메이커로 자리매김한 마이크 포스너(Mike Posner). 전작 〈31 Minutes To Take Off〉의 「Cooler than me」와 「Please don’t go」를 차트 상위권에 올려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그는 저스틴 비버의 「Believe」나 마룬파이브의 「Sugar」 등 전 세계적인 히트곡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그런 그가 이번엔 정공법을 택했다. 트랙의 반 이상이 기타와 피아노가 주축이 되어 펼쳐지는 다양한 양상의 록 사운드는 현재 메인스트림을 장악한 음악들과 대척점에 위치하는데, 00년대 중반 모던록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유행하던 솔직한 멜로디 진행이 들리며 신스 소리 하나 없는 어쿠스틱 포맷은 포크와 발라드로 분화한다.

 

꼬인 곳 하나 없이 쉽게 들리는 반주와 수록곡 다수가 익숙한 악기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팝 앨범이다. 꾸밈없는 음악과 소울을 가미한 포스너의 보컬은 가사의 진정성을 배가하며 오히려 그를 재조명할 기회로 작용한다.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는 「I took a pill in Ibiza」와 「One hell of a song」은 「Cooler than me」의 성공 이후 갑작스레 주어진 돈과 명예로 망가진 자신을 담아냈다.

 

과거에 대한 성찰과 후회는 「Not that simple」을 지나 「Be as you are」에서 누구나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이겨내며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내용의 자신을 감싸 안는 위로로 발전한다. “어떤 사람들은 날 비웃겠지. 내 음악이 전과 같지 않으니까.” “네가 유명해지든 아니든 상관없어, 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인생은 더 나아져.” 뿅뿅거리는 음악에 맞춰 누가 더 쿨한지 재고 깎아내리기 보다는 진짜 자신을 담아내는 철 지난 포크록에 마음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얇고 가녀린 포스너의 목소리는 전자음으로 점철된 일렉트로닉 팝엔 어울리지 않는다. 어쿠스틱 장르로의 전향은 전략적으로도 탁월한 선택이다. 자칫 지루해질 법 한 기조의 음악들 사이에 라브린스(Labrinth)와 함께 한 「Silence」와 컨트리의 요소를 차용한 「Jade」라는 모난 돌을 끼워 넣는다. 특히 전자는 알앤비, 퓨처팝과 록을 한 데 섞어놓은 실험적인 곡으로 리믹스 버전의 트랙들과 함께 앨범에 유흥거리를 제공한다.

 

곡을 써주던 아티스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스스로가 얼마나 덧없는 성공에 취해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았는지, 마초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사실 얼마나 수줍음이 많은지. 그런 “나”를 가감없이, 직설적으로 토로하는 그의 반성적 메시지는 진짜배기 포크송이다. “밤에 혼자”듣기 좋은 일기장 같은 앨범.

 

2016/06 정연경(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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