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그림책이라고 하면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은 어른들도 잃어버린 감성을 찾기 위해 많이들 그림책을 찾곤 합니다. 또한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주면서 엄마와 아빠가 더 벅찬 감동을 느낄 수도 있지요. 생명의 탄생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꼬맹 씨』처럼 말입니다.
첫 아이가 태어난 집은 이전과 전혀 다른 일상을 경험하게 되지요. 조용하고 깨끗하던 집은 엉망이 되고, 가족들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허둥지둥댑니다. 하지만 꼬맹 씨의 까르르 웃음 한 번이면 솜사탕처럼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지요. 엄마 아빠의 마음을 너무 사실적으로 그리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삽화소설 같습니다.
꼬맹 씨는 다른 행성에서 온 미지의 생물입니다. 꼬맹씨를 들여다보면 몸의 구조와 기분을 이해할 수 있죠. 유머러스하게 설명해서 아기의 몸이나 기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므로 실용성도 매우 뛰어납니다. 웬만한 육아서보다 아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림책입니다. 새로운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꼬맹 씨의 적응기를 유연하고 재치있게 표현했습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가족들에게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요. 만약 동생을 기다리는 아이라면, 자신이 만날 꼬마 동생이 어떤 모습일지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겠네요.
어떻게 생각하면 식상할 수도 있는 주제를 굉장히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아이 탄생의 신비를 다룬 대서사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보 엄마, 아빠에게는 자녀교육서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아이에게는 자신의 어릴 때를 더듬어보는 앨범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저자도 아들의 출생 직후 지속적으로 느낀 감정과 배움의 혼란 속에서 썼던 내용을 통해 아이의 성장 과정을 서술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 현실감 있는 그림책, 『꼬맹 씨』를 소개합니다.
김규영(유아/청소년/잡지 MD)
마음은 유아, 몸은 중년.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여전히 그림책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