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는 언제나 투고 원고를 기다린다
뭔가를 잘 알기 때문에 책을 쓰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반대 역시 사실이다. 책 쓰기는 더 깊이 있게 배우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8.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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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곤저자

 

 

편집자들은 늘 좋은 콘텐츠를 찾아다닌다. 출판사의 대표 메일로 들어오는 ‘투고 원고’는 물론이고, 블로그, 포스트, SNS를 꾸준히 모니터한다. 예비 저자들은 자신이 무명이기 때문에 출판사와 계약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모든 출판사와 편집자가 유명 저자, 베스트셀러 저자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아직 빛을 발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충분한 저자를 발굴하고,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값질 때도 있다. 그러니 자신이 이름 없는 저자여서 불리하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자기경영의 메카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저자 등용문으로 불렸던 변화경영연구소. 그곳을 거친 수많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극찬하고, 구본형 선생님이 유일하게 추천한 책이 있다. 2008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자신의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예비 저자들이 가장 신뢰하고 많이 참고했다는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가 10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되었다.

 


요즘 SNS에서 화제가 된 글이 책으로 나오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 『모든 순간이 너였다』 등이 있는데요. 과거에는 특정 지식인, 전문가들만 글을 썼다면, 요즘은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졌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병곤 : 예전에는 책이 귀했고 특정 계층에서 독점했기에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이 발달하고 매체가 다양해져서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할 수 있습니다. 특히 블로그와 온라인 카페, 브런치, 페이스북 등 인터넷상의 여러 공간에서 다양한 글쓰기를 하면서 그 축적물을 책으로 엮고자 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실제로 전업 작가가 아닌 일반인이 직업과 일상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과 수집한 정보를 담아낸 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SNS는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글쓰기 연마가 되고 저자의 글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SNS를 단순히 신변잡기로 활용하면 책을 내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SNS를 통해 연재할 주제를 정하고 매주 A4 용지 두 장 분량의 글을 지속해서 쓰면 출간에 도움이 됩니다. 출간을 위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넓어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읽고 쓰고 생각해야 하다는 건 변함없습니다. 치열한 노력 없이 손쉽게 작가가 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글쓰기의 종착점은 결국 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는 투고 형식이 가장 보편적일 것 같아요. 하루에도 수십 통씩 ‘투고 원고’가 쏟아지는 출판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편집자의 선택을 받는 특별한 방법이 없을까요?

 

홍승완 : 일단 출간기획서를 충실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출간기획서는 출판사와 예비 작가가 처음 만나는 자리이니까요. 기획서에는 책 제목과 부제, 저자 소개와 연락처, 주요 독자층, 콘셉트, 목차, 서문, 출간 희망 시기 등을 담아야 합니다. 샘플 원고도 2~3개 꼭지를 준비해 두고요. 편집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고의 콘셉트가 확실하고 참신해야 합니다. 콘셉트가 확실하다는 건, 이 원고가 지향하는 바가 선명하고 작가가 원고에서 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료하다는 뜻이에요. 독자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콘셉트가 참신하다는 건 이 원고만의 차별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걸 조금 다르게 말하면 원고(책)의 제목과 카피를 잘 뽑아두면 출판사와 편집자의 마음에 잘 들어갈 수 있어요. 제목과 카피는 콘셉트의 정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니까요. 여기에 더해 목차와 서문이 콘셉트와 잘 어울리면 더 바랄 게 없죠.

 

저자 입장에서 좋은 편집자와 출판사를 고르는 방법도 궁금해요. 선배 저자 입장에서 출판사와 계약할 때 “이것만은 꼭 기억하라”는 팁이 있다면요?

 

홍승완 : 책과 독자 사이에 인연이 있듯이 저자와 출판사 사이에도 인연이 있는 것 같아요. 같은 원고도 누가 편집하고 어떤 출판사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최종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출판사를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정기적으로 책을 내는 출판사여야 해요. 1년에 책을 서너 권도 내지 않는 출판사가 의외로 많아요. 꾸준히 책을 내고 있다는 건 출판 작업을 안정적으로 하고 있고, 또 출판 시장에서 서점과 독자와 지속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증거에요.


두 번째 기준은 저자와 원고에 대한 깊은 관심이에요. 특히 아직 무명인 작가의 경우 자신의 원고에 애정을 가진 출판사를 만나야 해요. 또 하나, 출판사의 차별화된 역량도 짚어봐야 해요. 초보 작가도 할 수 있는 출판사의 역량을 파악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요. 서점에 가서 해당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 여러 권을 살펴보는 거예요. 실물 책을 꼼꼼하게 뜯어보면 출판사의 실력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출판사에서 낸 책에 마음이 끌리는지, 내 원고가 이 출판사와 맞는지 가늠해보는 거죠.


마지막으로 출간 계약을 할 때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출판사가 공정한 태도를 보이는지 확인해야 해요. 이유 없이 출간 계약을 미루거나 계약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상세하게 말해주지 않는 출판사는 피해야 합니다. 저자에게 자비 출간이나 책 판매를 강요하거나 합당한 이유 없이 낮은 인세를 제시하는 출판사와도 계약하지 않는 게 현명합니다.

 

요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톡톡 튀고, 감각적인 제목들이 많아요.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이야말로 그 책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한 번만 봐도 뇌리에 남는 제목을 짓는 비결이 있을까요?

 

오병곤 : 제목을 잘 짓기 위해서는 인터넷 서점에서 관련 분야의 제목, 신문의 헤드라인이나 광고 카피를 살펴봐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제목의 패턴을 알 수 있고, 이를 변형하거나 이리저리 조합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방법으로 제목을 지을 때 먼저 책의 내용, 특히 서문과 목차를 천천히 훑어보며 핵심 키워드를 찾아 목록을 만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이때 적어도 30개 이상의 키워드를 뽑은 뒤 그것을 바탕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해봅니다. 키워드를 이리저리 연결하고 조합을 해봅니다. 어떤 키워드는 매력적인 다른 단어로 대체해봅니다. 최상의 조합과 대체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좋은 제목이 떠오릅니다. 후보 제목이 떠오르면 예비 독자와 출판사 관계자, 주변 지인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책 제목을 지을 때는 출판사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출판사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책 제목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에 인쇄 직전까지 고민합니다. 책 제목 짓기는 자녀의 이름을 정하는 것처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만큼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책 쓰기 강연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예비 저자들을 만날 텐데, 그들이 공통으로 하는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가요?

 

오병곤 : 제가 십 년 동안 강연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만난 예비 저자들이 가진 첫 번째 고민은 책을 쓸 수 있는 역량과 자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과연 내가 책을 쓸 수 있는 역량이 있고 자격이 되는지’에 회의적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뭔가를 잘 알기 때문에 책을 쓰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반대 역시 사실이다. 책 쓰기는 더 깊이 있게 배우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고민은 책을 읽고 쓰는 시간의 확보와 실천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바빠서 시간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책을 쓰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포기합니다. 일하는 사람의 경우에 매주 20시간 정도를 책 쓰는 일에 시간을 배분하지 않으면 책을 내기 어렵습니다. 저는 첫 책을 출간할 때 출퇴근 시간 두 시간은 무조건 책을 읽고 정리했으며, 회사에 7시까지 출근해서 9시까지 글을 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세 번째 고민은 책의 주제와 콘셉트에 관한 것입니다. 쓸거리를 확보하려면 관심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유용한 쓸거리를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은 ‘나’와 ‘일’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사랑하는 것, 내가 고민하는 것 등 나와 관련된 것들을 써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나만의 노하우, 개선할 사항, 일한 내용도 정리해봅니다. 주제가 결정되면 내 책이 유사 책과 어떤 점이 다른지 콘셉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내 책의 독자층, 핵심 메시지, 차별화된 장점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야 출판사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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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완저자

 

글쓰기는 웬만한 내공이 없으면 괴로운 작업일 것 같아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말처럼 외롭고 인내가 필요할 것 같은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홍승완 : 출간을 전제로 한 글쓰기는 힘든 작업이에요.  『분노의 포도』 를 쓴 존 스타인벡도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노동”이라고 말한 바 있죠. 글을 쓰고 책을 내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어요. 잘 써지건 안 써지건 써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뛰게 하는 주제여야 해요.


저는 책을 쓰기 시작할 때 집필 원칙을 꼭 정해둡니다. 집필 원칙은 책을 쓰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짧은 문장으로 선언하는 거예요.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를 쓸 때 우리의 집필 원칙 중 하나는 ‘원고를 완성해서 출판사에 넘길 때까지 금주한다’였어요. 술을 끊은 이유는 글 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하루하루 오롯이 몰입해서 신나게 글을 쓰기 위해서였고요. 글 쓰는 시간을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도 좋아요. 마흔세 살에 처음 책을 쓰기 시작해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쓴 변화경영 전문가 구본형은 매일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글을 썼어요. 33년 동안 우체국에서 근무한 영국의 소설가 앤서니 트롤럽은 아침 5시 30분부터 8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글만 썼다고 해요. 물론 꼭 아침에만 글을 써야 하는 건 아니에요. 자신에게 잘 맞는 시간대를 찾아야 해요.


책을 쓰기 전과 후의 삶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무엇이 가장 크게 바뀌었고, 어떤 점이 가장 좋은가요? 

 

오병곤 : 현재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컨설팅인데 업무 특성상 늘 새로운 고객을 만납니다. 초면에 악수를 하고 명함을 건네면 ‘기술사’라고 적혀 있는 문구에 흠칫 놀랍니다. 명함으로 일단 나의 전문성을 알리고, 다음에 만나게 되면 제가 쓴 책에 사인을 해서 선물합니다. 책을 건네는 순간 대다수 고객이 저를 신뢰합니다. 일의 시작점에 일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제가 주도적으로 일을 끌고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게 책의 힘입니다. 또한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 전환을 도와주는 책 쓰기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7년이 흘렀는데 계속 좋은 책이 나오고 또 그들의 인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큰 보람입니다. 인생을 잘 산다는 거는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판별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커다란 기쁨입니다.

 

홍승완 : 저는 책 쓰기를 통해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특정 주제로 한 권의 책을 완성하려면 입체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이건 그 주제에 대해 자신의 관점과 철학, 체험과 학습, 그리고 탄탄한 콘텐츠를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 점은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도 다르지 않아요. 이 책은 오병곤 작가와 제가 글을 쓰고 책을 낸 경험을 토대로 삼고, 여기에 글쓰기와 출간 관련해서 공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에요. 이 책을 출간함으로써 저는 글쓰기에 대해 나만의 시선과 실용적 콘텐츠를 구축했어요. 이것으로 강연을 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요. 요컨대 ‘책 쓰기’라는 나를 닮은 특별한 세계 하나를 갖게 된 것이죠.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오병곤, 홍승완 저 | 포레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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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