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J. 튜더는 아직까지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열두 살짜리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안다. 숲속, 아니면 자기 방 옷장에 뭐가 숨어 있는지 상상하느라 파랗게 질린 그 아이에 대해서 말이다.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저자의 예리한 눈매와 대화를 구성하는 능력 덕분에 어린 시절의 장면들이 아주 가깝고 정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초크맨』 은 과거와 현재, 어린 시절의 단순한 공포와 현실 속의 소름끼치는 범죄를 오가는 동안 독자의 뒷덜미에 얹어놓은 그 차가운 손을 절대 치우지 않는다. 십대들의 순수한 사랑과 성에 대한 호기심이 어른들 세계의 집착, 욕망, 폭력과 교차하고 그 안에서 우정, 상실, 인간의 나약한 육체와 정신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일인칭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섬 같은 조그만 마을을 감도는 살짝 불길한 분위기, 평온한 일상에서 늘 맞닥뜨리는 사건이 주는 파장을 예리하게 담아낸다. 살인 미스터리를 넘어 어린 시절 친구의 유대감과 한계, 묻히길 거부하는 비밀을 섬뜩하게 파헤친다. 단순히 벌어진 사건을 통해서 긴장감이 연출되는 게 아니라 가장 엄청난 수수께끼와 공포가 숨어 있는 인간의 머릿속,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끊임없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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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C. J. 튜더 저/이은선 역 | 다산책방
그 뒤로 30년이 지난 어느 날 나는 목을 매단 막대인간의 그림과 흰색 분필 조각이 담긴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사건의 시작엔 언제나 흰색 분필로 그려진 막대인간, ‘초크맨’이 있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