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소위 베스트셀러 연구는 그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그 책의 안에서만 들여다보려 하는 이른바 베스트셀러 요인 파악 방식을 경계한다고 이 책은 앞부분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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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천정환, 정종현 저 | 서해문집

1945년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70여년 동안 우리의 독서 문화를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머릿말에서 이 책의 서술 방향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책 읽기 문화를 통해서 지난 70년 한국의 시간을 되돌아보려고 한다. 방방곡곡의 학교와 도서관과 서점들. 대학과 교회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렸던 독서회들. 때로는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저마다의 내밀한 방과 마음에서 펼쳐진 독서의 풍경을 되돌아본다. 또한 우리가 사랑한 책들. 이를테면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부터 『칼의 노래』 에 이르렀던 한국 문학. 그리고 조선 역사에서 출발해서 함석헌, 리영희, 강만길, 김현, 김윤식, 백낙청 등을 거쳐서 오늘에 이른 인문, 사회 과학 서적. 그리고 『자본론』 ,  『코스모스』 , 『데미안』  처럼 외국에서 들여온 아름다운 책들과 그 수용의 역사를 들춰본다." 이렇듯 이 책은 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책들을 통해 그 시대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소위 베스트셀러 연구는 그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그 책의 안에서만 들여다보려 하는 이른바 베스트셀러 요인 파악 방식을 경계한다고 이 책은 앞부분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것은 그 책의 내용뿐 만이 아니라는 거죠. 작가나 사회의 상황 등이 맞물린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것이죠. 결국 독서사는 텍스트의 내용과 텍스트 수용의 사회적 맥락 두 가지를 함께 엮어서 그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서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게 잘 읽히는 책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저자의 경험도 곁들여 서술되어 있습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고나무, 권일용 저 | 알마

이 책의 부제는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 추적기'입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이 바로 프로파일러라는 것이죠. 이 책은 가급적 수식을 배재한 단문들로 전개가 되고 있어서 매우 잘 읽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주제를 다룬 책들 중에서 어떤 책은 잔혹 묘사에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읽으면서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책은 그런 방식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말하자면 이 책에는 세 번의 이입 단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요. 먼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게 된 범죄자에 대한 프로파일러 권일용이라는 사람의 이입이 있고요. 그 다음에는 프로파일로 권일용에 대한 저널리스트 출신 고나무 작가의 이입이 있고, 마지막으로 글을 보는 독자의 이입이 있는 것이죠. 그렇게 이 책은 연이어 이어지는 세 개의 문을 가진 어두운 폐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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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팟캐스트 #빨간책방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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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unhoy

2018.11.28

친구여/ 최돈선

이제야 잠든 풀잎으로 그리워한다 친구여
모래 속에 묻어둔 잊혀진 이름들은
젖은 밤 강바람에 불려
반딧불 반딧불로 떠오르나니
사금파리 박힌 하늘의 숨은 별이 되나니
친구여
어디메 들메꽃으로 자욱히 피어나 빛나는 건지
마음 속 뻐꾸기 울음 하나 놓아두고 가리라
가리라 친구여
바람 한 갈피에 감추운 노래는 버리고
인생은 마침내 독한 풀잎에 돋는
한 방울 이슬인 것을
그리운 날 비가 오고
어깨가 쓸쓸한 사람끼리 눈맞춰
한 줌 메아리로 부서지리라
.
.
.
그을린 그 시간들을 '노래'로
마무리 할 수 있는 시대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하는 마음과 살인을 하는 마음을
이해하는 '어깨가 쓸쓸한 사람'은
오래전에 '메아리로 부서'진 경험을 했기에
가능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읽는 독서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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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