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출신 스파이더맨의 성장 스토리
정해진 정답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젊은 세대의 음악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그려낸다.
글ㆍ사진 이즘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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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출신 스파이더맨이 보여준 성장 스토리에는 지금의 대중음악과 젊은 세대의 문화가 함께 녹아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골든 글로브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을 비롯해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도 5위에 안착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작품성과 트렌디한 음악을 동시에 품은 영화는 여러 평행 세계에서 나타난 다채로운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중에서도 흑인-히스패닉 혼혈인 주인공 마일스 모랄레스에게 어울리는 음악으로 오늘날의 모습을 데칼코마니처럼 펼쳐낸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된 10대 소년 마일스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나 디지털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Z세대의 특징을 갖췄다. 이들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을 찾아 듣고,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에는 자신의 작업물을 업로드한다. 앨범 참여진을 보면 잘나가거나 떠오르고 있는 힙합 뮤지션들이고, 1990년대에 태어나 앞서 언급한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높인 래퍼들이 많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이러한 신예들의 음악은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다. 영화 속에서도 포스트 말론(Post Malone)과 스웨 리(Swae Lee)의 'Sunflower'는 마일스의 '인생 곡'이자 긴급한 상황에서 편안함을 안겨주는 곡으로 쓰인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상황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음악이 모인 앨범이라 더 의미가 있다. 히어로 영화에 어울리는 긴박한 분위기의 곡도 있지만 감성적인 이모(Emo) 힙합이 많다는 건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고려했다는 증거가 된다. 원하지 않는 전학을 앞두고 아버지의 경찰차에 탄 마일스는 'Invincible'로 꿈과 친구들 그리고 자유를 외치며 불안정한 그의 마음을 드러낸다. 이렇듯 앨범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끌릴 수밖에 없는 음악들로 채워진 근사한 플레이리스트이자 캐릭터의 심리를 대변하는 역할로 확장된다.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가 담긴 'Scared of the dark'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가 스파이더맨의 세계로 진입하는 전환점에 등장해 별다른 대사 없이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료들과 달리 능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없어 좌절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Hide'는 자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마일스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진한 인상을 남긴 곡들도 있다. 공식 예고편에 삽입되어 주목을 받은 'Home'과 마일스가 진정한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장면에 쓰인 'What's up danger'는 둔탁한 비트와 웅장한 편곡으로 속도감, 빛나는 도시의 밤을 탁월하게 묘사한 음악이다.

 

주인공의 방 안에서 목격할 수 있는 챈스 더 래퍼의 은 유형의 음반을 내지 않아도 그래미상을 받을 수 있고, 주목받는 래퍼가 될 수 있다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한다. 플랫폼 속 콘텐츠를 소비하는 젊은이들은 다시 생산자가 되고,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며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성장한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이뤄진 스파이더 슈트를 검은색으로 칠해버리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정해진 정답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젊은 세대의 음악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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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스파이더맨 #Sunflower #Invinc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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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