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발표 이후 20여 년간 교과서와 동요 앨범 등에 수록되며 널리 사랑받은 국민가요 「네모의 꿈」(‘화이트’ 3집 음반 수록)이 한국 대중가요를 그림책으로 새롭게 꾸리는 ‘창비 노랫말 그림책’ 세 번째 권으로 만들어져 독자들을 만난다. 뮤지션 유영석의 노랫말과 그림책 작가 안소민의 그림이 만나 둥글고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을 펼쳐 보이는 동시에 획일화된 기성 사회에 발랄한 일침을 가한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가슴속 깊은 곳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뮤지션 유영석에게 「네모의 꿈」 창작 당시의 일화와 출간 소감을 들어 보았다.
그림책 『네모의 꿈』 은 문학성 있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된 한국 대중가요를 그림책으로 펴내는 ‘창비 노랫말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처음 「네모의 꿈」을 그림책으로 펴내는 제안을 받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네모의 꿈」은 발표한 지 오래된 노래임에도 요즘 세대와 교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 설렜습니다. 작곡가 입장에서는 오래도록 들려지고 불리는 노래가 있다는 게 행복이거든요. 게다가 그림책이잖아요? 얼마나 따뜻해요!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1996년에 발표된 「네모의 꿈」(화이트 3집 수록)은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부모 세대뿐 아니라 오늘날의 어린이에게도 친숙한 곡입니다. 동심 어린 상상력에서 출발한 노랫말이기 때문에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계속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자로서 그림책의 글로 노랫말을 읽어 보시니 기분이 색다르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노랫말을 제가 썼기 때문에 글보다는 그림을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그림 이야기를 간단히 하자면, 그림체도 마음에 들고 제가 좋아하는 노란색이 주가 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알려 드린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정말 네모가 많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네요.
그림책 『네모의 꿈』 에서 어떤 장면을 가장 인상적으로 보셨는지요?
그림책 『네모의 꿈』 에서 풍선껌이 둥글게 부풀려져 커지는 장면이 있어요. 이런 발상 정말 좋지 않나요? 제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려 주신 안소민 작가께 감사드립니다.
‘작가의 말’에서 “네모난 별에 사는 외계인 ‘네모’가 지구에 자신을 알리기 위해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에서 노래가 탄생했다고 밝히셨는데요. 「네모의 꿈」의 작사, 작곡과 관련하여 웃으며 떠올리게 되는 일화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외계인에 대한 상상은 라디오 디제이를 하는 동안 떠올랐어요. 음악이 흐르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모두 네모더라고요. 전면에 마주한 거대한 스피커와 스튜디오 창, 신청 곡이 담긴 엽서와 편지, LP와 CD 케이스까지… 유일하게 둥근 건 음악이 담긴 CD 알맹이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이건 외계인의 음모라고요. (웃음)
눈동자까지 네모난 외계인이 환경이 아름다운 지구로 오기 위해 ‘네모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형상이다’라는 텔레파시를 오랫동안 보내온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러한 최면 탓에 사람들이 모든 걸 네모로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으로 이어졌지요. 마침내 그 외계인을 만나면 정말 잘 생겨 보이겠죠? (웃음) 시작은 그렇게 했지만 사회 풍자적인 의미도 있었어요. 획일화에 대한 반감이랄까? 뭐 그런 거죠.
「네모의 꿈」을 작사, 작곡하실 당시 이 노래를 꼭 들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나요?
글쎄요, 특정한 사람을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이 노래를 듣는 분들이 잠깐이라도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이유로 안정을 느끼는 건 오류가 아닐까요? 다르면 불안하고, 같으면 편해지는 사회에서 개성은 숨을 못 쉬니까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시면서 라디오 프로그램과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고 계시는데요.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방송도 음악도 할 때는 고되지만 하고 나면 나름대로 뿌듯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작곡은 손을 놓은 지가 3, 4년 되어서 작곡 의뢰가 들어와도 응하질 못했는데 이제 슬슬 저에게 맞는 음악을 만들 때가 된 것 같아요. 그렇다고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웃음) 방송인이 아닌 싱어송라이터로의 자세를 잃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림책 『네모의 꿈』 의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꿈은 이루기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루기 어렵기에 꿈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멀어 보여도, 나에게 오지 않을 것 같아도 마침내는 각자의 꿈을 만나게 될 거예요. 모두들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유영석
유영석은 특유의 서정적인 감각을 ‘푸른 하늘’과 ‘화이트’라는 각기 다른 스타일을 통해 구현했던 싱어송라이터이다. 그의 스타일은 2003년 초반에 개봉된 영화 < 클래식 >에 신인가수 한성민의 노래로, 테마 멜로디로 반복 등장해 관객들을 사로잡은 곡 ‘사랑하면 할수록’으로 충분히 감 잡을 수 있다. 그는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가슴속 깊은 곳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데 누구보다 열심이며 뛰어난 뮤지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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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의 꿈유영석 글/안소민 그림 | 창비
다채로운 상상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으로 가득한 어린이의 마음결을 잘 보여 주는 장면이다. 『네모의 꿈』은 어린이의 둥근 마음과 반짝이는 꿈에 힘을 실어 주는 그림책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