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의 죽음을 둘러싼 세 자매의 ‘비밀과 오해’
일단 비밀이 생기면 그 위에 오해가 쌓이고 결국 상대를 이해하는 게 힘들어져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너무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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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을 읽지 않는 시대다. 그러니 어찌 보면 소설이 무용한 시대다. 하지만 아직 소설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있는 사람들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소설,  ‘비밀과 오해’는 E, Crystal이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가 썼다. 아주 짜릿한 스릴러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는 아니지만 제법 속도감과 흡인력이 있어 단숨에 읽힌다. 약혼자의 죽음에 관한 비밀과 오해로 서로 엉망진창으로 얽혀버린 세 자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하나쯤은 알고 있는 자신과 타인의 비밀에 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도 볼거리다. 아직도 소설이 애틋한 사람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소설  『비밀과 오해』 를 쓴 이수정입니다. 필명 E, Crystal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부터 소설을 쓰고 있어요. 이제까지 단편, 중편, 장편 합쳐서 스무여 편 정도 썼습니다. 대부분은 디지털출판을 했고요.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여쭤봐도 될까요?

어려서부터 글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런저런 인물과 상황을 상상하는 것이 좋았고요. 장래에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꿈꿨습니다. 그림은 보다 전문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미술을 전공했고요. 처음엔 출판사에 취직했는데, 제 예상과 달리 남의 글, 그림을 가지고 줄곧 디자인만 했어요. 그것도 나름 재미있었지만요. 그러다가 잡지사로 이직했는데, 거기 편집장님이 아트팀인 제게 칼럼을 써보라고 하신 거예요. 멋도 모르고 신이 나서 썼죠. 그 칼럼이 꽤 흥미로웠는지 그 당시 블로그를 타면서 퍼졌어요. 그게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 같아요. 보다 본격적이고 직접적인 사건은 2010년에 벌어졌습니다. 신춘문예에 응모했다가 떨어진 단편으로 앱을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올렸어요. ‘원심분리기’라는 원래의 제목을 ‘길 잃은 도로시’로 고쳐 올렸는데, 갑자기 다운로드가 폭주하면서 순식간에 20만 명이 내려받았어요. 저도 깜짝 놀랐죠. 그 이후로 계속 소설을 쓰고 있어요. 제가 그린 그림을 삽화로 넣어서요.


지속적으로 전자출판만 하시다가 이번에 종이책을 내신 이유는 뭔가요?

아시다시피 디지털 출판은 인쇄, 제본, 창고, 배본이 필요 없어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접근성이 용이해진 것도 장점이고요. 시장 반응도 빠릅니다. 근데 계속 디지털로만 하다 보니 책이라는 물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더라고요. 만지고 넘기면서 읽는 책 본연의 맛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큰맘 먹고 종이책으로 출간했습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비밀과 오해』  는 어떤 내용인가요?

『비밀과 오해』 는 세주, 유주, 비주 세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5년 전, 첫째 세주의 약혼자가 결혼식을 앞두고 자살하는데, 그 현장의 각기 다른 위치에서 마주하게 된 세 자매는 숨 막히는 비밀과 오해 속에서 서로를 멀리하게 됩니다. 따져 묻지 않고, 묻지 않으니 말하지 않는 동안, 진실은 점점 감추어지고 오해는 나날이 깊어집니다.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살던 세 자매가 막내의 급성 충수염을 계기로 병원에 다시 모여 과거를 회상하고 그날의 진실을 좇아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목차가 특이해요. 암호처럼 날짜와 요일을 적었는데 이렇게 구성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야기는 둘째, 유주가 동거하던 남자의 오피스텔을 빠져나오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그 오피스텔의 도어락 비밀번호가 0405예요. 첫째의 집과 막내의 집도 비밀번호가 같습니다. 0405는 5년 전 세주의 약혼자가 죽은 날입니다. 결국 모두의 기억 속에 0405는 굳게 잠긴 마음의 비밀번호인 셈이죠. 모두 그 날짜에 갇혀있고, 아무도 그 날짜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18일간의 이야기는 3월 19일에 시작되어 정확히 5년이 되는 4월 5일 끝나게 되는데, 한 개의 챕터를 하나의 날짜이자, 한 개의 비밀 문을 여는 비밀번호처럼 설정해보았습니다.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특별히 있으셨나요?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특히 관계를 나누는 법에 관해서요.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타인의 비밀은 궁금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알고 싶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아요. 그래서 비밀인데,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이인데도 묻지 않고, 말하지 않아서 비밀이 되어버린 것들은 어떨까요? 서로를 짐작하는 동안 의심과 오해가 계속 커져간다면요. 일단 비밀이 생기면 그 위에 오해가 쌓이고 결국 상대를 이해하는 게 힘들어져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너무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7월 말에 삼성동 코엑스에서 있을 ‘2020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E, Crystal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할 예정이에요. 그때까지 코로나 사태가 안정된다면 말이죠. 그리고 가을쯤 책 한 권을 더 내려고 준비 중이고요. 독자분들을 가까이에서 더 많이 더 자주 찾아뵙고 싶어요. 계속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 Crystal

2010년 단편소설 ‘길 잃은 도로시’를 출간한 이래 스무여 편의 소설을 썼다.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젊은 남녀의 현대적 사랑이야기를 다룬 첫 단편 ‘길 잃은 도로시’는 앱스토어 출간과 동시에 북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카테고리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단숨에 20만 명이 넘는 독자를 확보했다. 이후 발표한 소설들 역시 수차례 앱스토어 북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을 넘어섰으며, iPad TV 광고영상에 ‘외계 은하 공주’, ‘우슬라의 꿈’두 편이 사용된 바 있다. 현재, 출판디자인 전문회사 [C Co.]의 대표이자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잡지의 아트디렉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비밀과 오해
비밀과 오해
E,Crystal 글그림
시코(C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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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