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엔 억울한 일도 억울한 사람도 참 많다. 억울한 일에 속을 앓다 보면 이래서 수업시간에 한(恨)이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라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든다. 평생 아이들을 위해서 책을 만들어온 조성준 선생님은 이 억울함에 주목하여 곤충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책을 쓰게 되었다. 제목은 『억울한 곤충들』이다.
생각해보면 곤충들도 사람들만큼 억울한 일이 참 많았을 것 같다. 곤충들도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징그럽게 생겨서, 왠지 해충 같아서, 시끄럽게 울어서 같은 이유로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다. 아이들이 곤충들을 볼 기회가 줄어들어 낯설게 느끼는 지금, 『억울한 곤충들』은 곤충들이 아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음을 힘주어 이야기한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교과서를 만들고 쓰면서 교과서와 동물, 호모 사피엔스(인류), 한반도의 평화, 별, 구석기 시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노래하기를 좋아합니다. 어린이책으로는 남북 화해와 평화공존을 기원하며 쓴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 이후로 “억울한 곤충들”이 두 번째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저를 ‘안드로메다’라고 부르지만 저는 스스로 ‘플루토(명왕성)’라고 소개합니다. 태양계 가족별에서 쫓겨났어도, 아득한 끝자락에서 식구들을 끝없이 그리워하면서도 영혼 나르는 뱃사공 일을 묵묵히 하고 있을 명왕성을 잊지 않기 위해서지요.
곤충에 대해서 해박하신데, 언제부터 곤충에 관심이 많으셨는지요?
해박하지는 않고 많이 좋아합니다. 전공하지도 않았고요.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4계절 내내 곤충과 새 등 마을과 강과 산에서 만나는 동물들과 함께 놀고, 이야기하고, 장난치다 보니 많이 좋아하고 친해졌지요. 초등학교 3학년 때 ‘개미귀신 관찰기’를 썼고, 4학년 때는 ‘개미 관찰기’를 쓰면서 새매와 어린 소쩍새를 집에서 기르기도 했답니다(길러 보고 싶어서 어렵게 얻었는데, 겨울철에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아 이 친구들을 저세상으로 떠나보내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오네요).
곤충 얘기가 대화 방식으로 전개되다가 매 장 끝부분에 인성 기르기 활동이 나오던 데요?
이 책은 어린이의 ‘따뜻한 마음 키우기’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어린이의 올바른 인성 기르기는 아주 중요한 시대적?교육적 가치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거나 흥미를 가질만한 곤충을 모티브로 하여, 내 입장에서 곤충을 바라보기 → 곤충의 입장에서 곤충을 이해하기 → 곤충을 이해하는 마음을 확장하여 또래 친구와 이웃 생각하기 → 따뜻한 마음 키우기(함께 생각하기)로 나아가도록 하였지요.
가장 억울한 곤충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곤충 친구들 각자는 자기가 가장 억울하다고 아우성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무래도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친구들이 가장 억울하지 않을까 싶어요. 소똥구리와 반딧불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릴 때 가장 친하게 지냈던 곤충 친구들이거든요.
개미귀신이 보기와는 다르게 연약한 애벌레라는 점이 의외였습니다. 이렇게 의외의 면이 많은 게 곤충의 매력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데요?
많은 어린이들이 개미귀신(명주잠자리의 애벌레)의 생김새가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괴물 같다고 해요. 하지만 몸을 만져 보면 딱딱할 것 같은 생김새와는 달리 말랑말랑하답니다. 개미귀신의 속마음도 말랑말랑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요. 곤충은 애벌레 때 성충과는 전혀 다른 모습과 생태로 살아가는 것들이 많습니다.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나면 그 아이(곤충)를 이해하게 되고, 그 아이(곤충)만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곤충이 변태 또는 불완전 변태를 할 때마다 새롭게 거듭나거나 우쩍 성장하는 모습은 우리의 생각주머니를 자극하고 성숙하게 하는데, 이는 곤충의 매력 가운데 한 예입니다. 곤충을 깊이 바라보면 우리가 더욱 성숙해진답니다.
곤충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까요?
곤충을 대하는 태도는 도시와 도시가 아닌 곳에 사는 어린이들이 많이 다릅니다. 이 말은 생명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도시화와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가 가져온 결과이겠지요. 풀과 꽃, 나무, 물이 있는 곳에서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곤충들을 많이 보여 주고 알게 해 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더 많은 것을 궁금해 하고 친해지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곤충을 비롯한 모든 동물(생물)도 ‘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면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그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함께 사는 ‘우리’라는 의식으로 대하게 되겠지요. 요즈음에는 어린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안에 있을 때가 많을텐데, 오히려 이때가 어린이들이 밖에 나가 곤충을 비롯한 자연의 생명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곤충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는데,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의 여러 곳에서 이야기했듯이, 곤충은 옛날부터 사람에게 약재, 식량, 옷감, 환경 정화, 해충 퇴치, 땅의 영양제 등 큰 선물을 주어 왔습니다. 근래에는 신약과 화장품 개발, 로봇이나 애니메이션 모티브, 동식물의 사료 등에까지 아주 넓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지요. 미래에는 더 많은 영역에서 활용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곤충이 살아가는 환경은 빠르게 오염되거나 파괴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곤충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으므로, 환경오염과 파괴를 막아 오염되지 않은 풀과 꽃, 나무, 물이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잘 보존해서 함께 공존해야 합니다.
* 조성준 어린이와 동물, 호모 사피엔스(인류)와 평화, 그리고 교과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작가 선생님은 곤충과 친구하기를 즐깁니다. 곤충들은 생태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유익한 일을 많이 하는데도 사람들은 귀찮게 여기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함부로 없애기도 합니다. 곤충의 입장에서는 속상하고 억울한 일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선생님은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사람의 시각이 아닌 곤충의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인문학적 소통과 공감 프로젝트를 만들게 되었답니다. 『억울한 곤충들』을 통해 잘 몰랐던, 혹은 잘못 알았던 곤충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타심)과 자연과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따뜻하게 생길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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