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은 스릴러 소설로 돌아온 정명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한때 잘나가던 영화배우였으나 지금은 자신의 이름 앞에 ‘몰락’이란 타이틀이 붙어 다니는 강형모라는 캐릭터가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나온다. 돈 많아 보이는 이혼녀 미진에게 어떻게든 달라붙어 한몫 챙기려는 강형모는 미진에게서 카톡 문자가 날아온다. 여행을 가려고 하니 자신의 빈집에 가서 여행 가방을 어떤 건물까지 옮겨달라는 일방적인 부탁이다. 강형모가 도착한 그녀의 집에는 커다란 여행 가방 세 개뿐. 투덜대며 여행 가방을 약속 장소까지 배달한 강형모는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여행 가방을 열어본 강형모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 안에는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그것도 여행 가방을 옮겨달라던 미진의 시체가…….주인공을 몰락을 넘어 추락으로 몰고 가는 사건이 스피디하게 일어나는 이 소설은 오래간만에 만나는 페이지터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만에 스릴러 장편소설로 돌아오셨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스릴러 소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매력은 범인이 초반에 밝혀지거나 혹은 주인공이 다짜고짜 쫓기거나 혹은 쫓아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미스터리의 장점인 끝에 가서 범인이 밝혀진다는 것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속도감과 반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휴대폰과 감시 카메라 때문에 밀실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대에는 더더욱 스릴러가 주는 장점이 극대화된 상태이기도 하죠.
그러면 『추락』은 스릴러 소설로서 ‘이것만은 자신 있다’ 하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쫓는다는 흔치 않은 스토리가 흡입력을 선사할 것입니다. 우리는 착한데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릴러와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대개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는데 추락은 나쁜 놈이 고생하는 이야기라서 심적 부담감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봉동이나 파주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과 장소가 등장해서 새로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맨날 뉴욕이나 도쿄 나오는 거 지겹잖아요.
『추락』을 보면 인물이나, 지형, 소재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데요,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나 인물이 있나요?
주로 예전 신문에 난 범죄 관련 기사들을 찾아봅니다. 추락의 경우 한 가지 사건이 아니라 여러 사건에서 조금씩 모티브를 얻어서 조합한 작품입니다. 강형모 역시 특정 인물이 아니라 여러 범죄자의 모습에서 가져온 설정들로 만든 인물이죠.
『추락』은 등장인물이 입체적이에요. 주인공이자 몰락한 영화배우인 ‘강형모’는 물론이고 또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원준’도 독특한데요, ‘원준’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유가 있을까요?
원준은 관찰자입니다. 스릴러의 경우 주인공이 질주하기 시작하면 주변에 놓치는 게 생깁니다. 그 얘기는 독자들도 못 보는 부분들이 생긴다는 뜻이죠. 그래서 원준이라는 관찰자를 통해 사건의 흐름을 쫓아가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일 수도 있는 원준을 통해 강형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시도한 것입니다.
결말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추리소설가가 등장하잖아요. 혹시 작가님 본인은 투영하신 건가요? (웃음)
사실 이 작품에는 저와 주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원래 작품과 저와의 거리감을 두는 편인데 이상하게 추락에서는 저와 주변 인물을 투영한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애착이 컸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로, 정명섭 작가님은 많은 작품을 샘솟듯 쓰시잖아요. 비결이 있을까요?
계약서죠. 아무리 좋은 작품도 계약서를 쓰지 못하면 책으로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이야기란 결국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각종 자료들을 봅니다. 크고 작은 사건 소식이 실린 신문, 특히 옛날 신문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범죄 관련 다큐멘터리도 빼놓지 않고 봅니다. 물론 국내외 작가들이 쓴 책도 중점적으로 읽어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준비하고 계시는 장편소설이 있나요? 있다면 주제나 소재를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영업비밀인데요. 예스24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일제 강점기 인천을 배경으로 한 단편을 준비 중입니다. 단편이 잘 나오면 그걸 토대로 장편을 쓸 생각입니다.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한국 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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