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파도 속에 허우적댄다. 물속으로 가라앉지만 그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하다. 현존 가장 잘나가는 젊은 팝스타 숀 멘데스의 네 번째 정규 음반은 바다처럼 깊은 사랑을 노래한다. 상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어도 그 근원을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지난 1년간 뜨거운 공개 연애의 주인공이자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아티스트에게 가장 큰 음악적 영감이 되어준 연인 카밀라 카베요가 작품의 원천이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숀 멘데스 스토리>에서 이야기했듯, 하늘에 떠 있는 달처럼 미처 다 담지 못할 그녀에 대한 감정을 음반은 싣고자 한다.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다. 사랑의 균일한 주제 아래 다양한 일화를 엮어낸다. 그렇기에 그의 이전 곡들과 내용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지만, 대상이 명확한 덕에 표현은 보다 입체적이다. 상대에게 빠진 순간을 전작의 'Nervous'식 상황 묘사로 그려낸 'Higher', 진지한 감정을 고백하는 프러포즈 송 '24 Hours', 복고적인 디스코로 섹스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Teach me how to love' 등의 서사는 이전보다 유기적이고 대범하다.
감정의 크기를 대변하듯 프로덕션의 활동반경도 이전보다 넓다. 그의 오랜 동료이자 프로듀서인 스콧 해리스(Scott Harris)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의
이렇듯 한층 고풍스러워진 분위기가 음반의 콘셉트, 그리고 성인이 된 아티스트의 성장궤도와 잘 어울리지만, 한편으로는 덜 팝스럽게 들린다는 단점도 새긴다. 전체적으로 멜로디 감도가 높음에도 그의 입지를 공고히 했던 'If I can't have you'나 국내에서 잘 알려진 'There's nothing holdin' me back'만큼의 맵시 있는 킬링 트랙이 없다. 또한, 깊은 감정을 전달해야 할 노랫말이 중간중간 '현자가 말했어 / 어리석은 사람만이 서두른다고'나 '네가 없으면 새들도 노래를 멈춰'처럼 밋밋하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문장으로 채워질 때는 진한 인상 전달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오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Call my friends'나 우상 저스틴 비버와 팝스타의 어두운 이면을 자기 고백적으로 풀어낸 'Monster'처럼 로맨스의 영역을 벗어나 개인의 고뇌를 털어놓은 노래가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오며 작품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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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