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일러스트레이터 정하나 작가의 새 책 『꿈꾸지 않으면』
크든 작든 꿈이 있기 때문에 노력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거창한 꿈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의 작고 소소한 꿈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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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나 작가 

'꿈꾸지 않으면'은 대안학교인 간디학교의 교가로 널리 알려졌다. 전형적인 교가에서 벗어나 아름다우면서도 철학적인 가사가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꿈꾸지 않으면』은 '꿈꾸지 않으면'의 아름다운 노랫말에 고양이 일러스트레이터 정하나 작가의 사랑스러운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꿈꾸지 않으면』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와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삶, 작가님의 부캐, 고양이 집사로서의 하루 등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스푼북 '노래가 좋아 그림책 시리즈' 『꿈꾸지 않으면』을 처음 의뢰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꿈꾸지 않으면' 노랫말이 어떤 구체적인 상황을 나타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그림 고유의 스토리를 만들어 간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 이 작업을 의뢰 받았을 때 '꿈꾸지 않으면'의 가사를 들으면서 선생님과 학생들의 모습, 학교 교정의 모습들이 떠올랐었어요. 그런데 진행하면서 편집자님께서 제 고유의 색깔이 나타났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셔서 ‘고양이들의 이야기로 그리자’ 생각하게 되었어요.

보통 작품을 하실 때는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또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요.

부모님 댁에 살고 있는 미오와 마오가 제 첫 고양이들이에요. 지금은 부모님 댁에 셋째 밍밍이도 함께 살고 있고요. 그리고 저희 집에 온 지 6개월 된 앵두까지, 고양이가 네 마리가 되었는데 고양이들의 모습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각각 다른 성격의 고양이들이 모여 있으니 시트콤 같은 상황이 펼쳐질 때가 많아요. 그런 고양이들의 모습과 함께한 추억들이 제 그림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작업이 안 될 때는 두 가지 방법을 쓰는데요. 첫 번째는 샤워를 하는 거고, 두 번째는 오래 걷는 거예요. 샤워를 하면서 물줄기를 틀어 놓고 생각하다 보면 집중이 잘 되어서 그때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해요. 또 밖에 나가서 오래 걷는 것도 도움이 많이 돼요. 걷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생각도 정리가 되거든요.



『꿈꾸지 않으면』에서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어떤 장면인가요? 

저는 아기 고양이들이 숲에 도착했을 때 동물들이 ‘어서 와!’ 하고 반겨 주는 장면이 좋아요. 다양한 동물들을 그리는 것도 재미있었고 동물들이 아기 고양이들을 환영해 주는 모습이 기분 좋아져요. 아기 고양이들이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좋고요.

독자들에게 작가님에 대한 궁금한 점을 설문했는데, 그중 가장 많았던 질문이 ‘왜 『꿈꾸지 않으면』의 주인공 아기 고양이가 세 마리인가?’ 하는 점이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세 마리의 이름이나 특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주인공 고양이들을 세 마리로 정한 이유는 없어요. 그런데 아마도 그 작업을 할 당시에 저희 집에 고양이가 세 마리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듯해요. 또 아기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따로 정해 주진 않았는데 저 나름대로는 첫째, 둘째, 셋째라고 불렀어요. 

첫째는 노란 털에 줄무늬가 있는 치즈 태비(Tabby, 일반적으로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를 가리킴)예요. 둘째는 회색 털에 줄무늬가 있는 고등어 태비, 막내 고양이는 노란색, 회색, 흰색이 섞인 삼색이에요. 

책에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제가 나름대로 정한 성격이 있어요. 첫째 고양이는 의젓한 아이예요. 보통 첫째들이 그런 성격이 있잖아요. 배우는 것도 스펀지처럼 흡수하듯 잘 배우는 친구이고, 책에서 보시면 배우는 것들을 제일 잘 따라하고 실수도 하지 않는 그런 모습들로 그려져 있어요. 둘째는 살짝 덜렁거리고 호기심 많은 아이에요. 실수도 많이 하는데 잘하지 못해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 성격이에요. 셋째는 열심히 안 하고 까부는데 놀면서도 잘 배우는 친구예요. 그렇게 세 마리의 성격을 모두 다르게 했어요. 각자의 성격을 알고 다시 책을 보시면 조금 더 재미있게 느껴지실 거예요.   

작가님도 고양이 집사로 유명하시죠. 작가님의 반려묘들을 소개해 주세요. 고양이들이 가장 사랑스러울 때가 언제인지도 궁금해요.

지금 저희 부모님 집에 있는 고양이가 세 마리인데 첫째가 미오, 둘째가 마오, 셋째가 밍밍이에요. 미오와 마오는 남매 사이라서 아기 때부터 쭉 함께 자랐어요. 이제 여덟 살인데 성격은 완전 반대예요. 미오는 덩치도 크고 감정 표현도 확실하고, 친화력도 좋고 애교도 많아요. 마오는 암컷인데 덩치도 작고 수줍음이 많아요. 감정 표현도 잘 하지 않은 편이고요. 그런데 보면 조용히 옆에 와서 앉아 있거나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밍밍이는 엄마가 밥을 챙겨 주던 길고양이였는데 한번 심하게 다친 적이 있어서 부모님 집에 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미오, 마오와 합사가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두 고양이가 잘 받아들여 줘서 잘 적응하고 있어요. ‘아마추어 집고양이’에서 이제는 ‘프로 집고양이’가 되었죠. 아직도 제가 부모님 댁에 가면 놀라서 숨어요. 근데 그게 내숭인 게 밤에 모두 잘 때는 제 옆으로 와서 쓰다듬으라고 하거든요. 셋의 성격이 모두 달라서 같이 있으면 정말 재미있어요. 미오랑 마오가 자주 싸우는데 요즘에는 싸우면 밍밍이가 말리고 미오에게서 마오를 보호해 주려고 해요. 

그리고 넷째 앵두는 아빠가 구조한 아기 고양이에요. 생후 2주에서 3주 정도에 저희 집에 오게 되었어요. 그때가 『꿈꾸지 않으면』 작업 중일 때였어요. 스케치를 마친 상태에서 앵두를 돌보다가 앵두 상태가 나아지고 나서 채색을 시작하는데, 아기 고양이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달라진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꿈꾸지 않으면』의 그림을 채색하면서는 더 아기 고양이들의 모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들이 가장 사랑스러울 때는 (늘 사랑스럽지만) 제가 힘들 때 아이들이 조용히 곁에 와서 힘을 줄 때예요. 작업할 때 조용히 곁에 와서 있어 주거나 조금이라도 제 곁에 있으려고 하거나 그런 식으로 무심한 듯 마음을 표현할 때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시나요? 일러스트레이터의 하루 일과를 알려 주세요.

『꿈꾸지 않으면』처럼 기한을 가지고 하는 일들은 점심때부터 새벽까지 하루에 10시간 정도 꼬박 그림을 그려요. 그 외에 자유롭게 하는 작업은 새벽에 여유롭게 할 때가 많아요. 새벽에 하는 이유는 주변의 소음 같은 것들에 방해받지 않고 집중이 잘되거든요.

『꿈꾸지 않으면』의 고양이들이 모험에서 돌아와 다시 살아가는 세상은 어찌 보면 쉽지만은 않은 험난한 세상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후의 이야기들이 혹시 그려지셨나요?    

저는 그 친구들이 숲속 친구들에게 배웠던 것들을 기억하면서 어려운 일들이 와도 셋이 힘을 합쳐 잘 이겨 냈을 거라고 생각해요. 책 마지막에 보면 고양이들이 노래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거기서 노래를 가르쳐 주는 큰 고양이가 바로 둘째예요. 둘째가 자라서 자기 아이들에게 다시 노래를 가르쳐 주는 장면이지요. 아기 고양이들이 배운 것을 다시 다른 세대에게 가르치는 거죠. 배움이 다시 가르침이 되는 순환의 구조를 담은 거예요.

고양이 일러스트레이터로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시지만 『꿈꾸지 않으면』을 보면 다른 동물들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어요. 고양이 말고 다른 동물이나 혹은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만화가를 꿈꾸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머릿속에서 만들었어요. 그런데 시작만 하고 끝맺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요. 그중에 로봇 소녀가 주인공이고 그 소녀와 우정을 나누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그 둘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있고, 언젠가 꼭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요. 근데 그건 좀 먼 뒷날이 될 것 같고요. 당분간은 지금 그리고 있는 '호찌냥찌'(인스타그램 @illustrator_grace_j, 네이버 그라폴리오 연재)에 집중하려고 해요.



『꿈꾸지 않으면』의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꿈이라는 게 어떤 때는 터무니없는 소망처럼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꿈을 꾸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은 너무 암울한 것 같아요. 크든 작든 꿈이 있기 때문에 노력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거창한 꿈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의 작고 소소한 꿈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꿈을 향해 움직이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작가님처럼 일러스트레이터나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꿈을 이루는 법,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자기만의 세상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고 매력적인 일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나 웹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친구들이라면 분명히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일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을 많이 그려 봐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림의 소재가 되는 것들을 많이 관찰해 보고요. 저는 그렇게 그린 그림의 장수만큼 실력이 는다고 생각해요. 잘 안된다고 실망하지 말고, 망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많이 그려 보고 재미있게 그려 보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양희창 (글)

산청간디학교 교장으로 일할 때 간디학교 교가 '꿈꾸지 않으면'을 작사했다. 이후 제천간디학교를 설립하여 교장으로 봉사하다 지금은 간디공동체 마을 대학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시아 청년들을 위한 제주 지구마을 평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하나 (그림)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중학생 시절 만화가를 꿈꾸었으나 고등학생 때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홍익대학교 조형대학에 진학 후 영상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영화 스토리보드 작가로 활동하다가 반려묘 마오, 미오를 만나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고양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색칠해 보라냥』, 『또 색칠해 보라냥』이 있으며, 삽화로는 『책 읽는 고양이』, 『내 이름은 모모』, 『게을러도 괜찮아』에 참여했다.



꿈꾸지 않으면
꿈꾸지 않으면
양희창 글 | 정하나 그림
스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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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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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gine06

2021.11.30

'꿈꾸지 않으면' 그림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고양이 세 마리의 캐릭터를 알고 보니 정말 그림에도 성격이 드러난 것 같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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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