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리커버 에디션, 왜 인기있을까?
박완서 10주기 기념 산문집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가 예스24 '2021년 올해의 책' 선정 및 10만 부 판매를 기념하며 여우눈이 내리는 골목 풍경을 담은 리커버 에디션을 선보였다.
글ㆍ사진 예스24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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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10주기 기념 산문집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가 예스24 '2021년 올해의 책' 선정 및 10만 부 판매를 기념하며 여우눈이 내리는 골목 풍경을 담은 리커버 에디션을 선보였다. 맑은 날 잠깐 내리다 그치는 여우눈처럼 작가가 남기고 간 문장들이 여전히 따뜻한 눈송이로 우리 삶에 머물고 있음을 그렸다.


(왼쪽부터)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퍼플 에디션, 『달러구트 꿈 백화점』 기프트 에디션

책의 표지 디자인을 달리해 출간하는 리커버 에디션이 도서 시장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출판사에서는 통상 '10만 부 기념' 또는 '100쇄 기념' 등 유의미한 판매 목표를 달성했을 때 화제성을 극대화하고자 리커버 에디션을 내놓는다. 독자 유입이 꾸준한 스테디셀러의 경우 시즌별 리커버 에디션을 출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러 버전의 리커버 디자인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거나 별도의 원고를 추가 수록해 소장 가치를 높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점에서 자체적으로 기획 출간하는 리커버 에디션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예스24가 전개하는 '예스리커버'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좋은 책을 소장하거나 선물하기 위해 리커버 에디션을 찾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예스리커버' 제작 종수 역시 2017년 21종에서 2021년 33종으로 늘었다. 역대 137종의 예스리커버 도서 중 107종이 완판을 기록했다.

리커버 대상 도서는 기본적으로 최소 부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 중 출판사 합의를 통해 결정되지만 사회 문화적 의미를 지닌 기념일이나 작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새 옷을 갈아입는 책들도 많다. 예스24는 2021년 5월 노동의 날을 기념하며 미국 자본주의 현실을 그린 『필경사 바틀비』 영한 대역 리커버를 출간했고 2020년과 2021년 4월 책의 날을 기념해 2년 연속으로 선보인 『책과 노니는 집』 리커버는 수많은 애독자들의 지지로 완판을 기록했다.

리커버 에디션은 단순히 책의 물성을 가꿔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차원을 넘어 독자들이 작품의 여운을 더욱 오래 간직하고 풍요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독서 문화 활성화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특히 따뜻한 마음을 담아 전하기 좋은 문학 작품의 리커버 에디션은 선물 용도로 구매하려는 수요도 크다. 실제 예스24의 역대 '예스리커버' 대상 도서 분야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소설/시/희곡이 16.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순위

도서 분야

점유율

1

소설/시/희곡

16.7%

2

경제 경영

14.5%

3

어린이

11.6%

4

자기계발

10.1%

5

인문

9.4%

[표] 예스24 역대 '예스리커버' 대상 도서 분야별 점유율 TOP 5


역대 가장 빠르게 완판된 '예스리커버' 도서는 2021년 20만 부 판매를 기념해 일월오봉도 문양의 양장으로 선보인 최태성 저자의 『역사의 쓸모』다. 해당 도서는 리커버 출간 25일 만에 한정 수량 3천 부가 모두 소진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외에도 2020년 『불량한 자전거 여행』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리커버 에디션이 출간 한 달여 만에 완판됐고 추가 리오더를 통해 6천 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주목받았다. 


최태성 『역사의 쓸모』
2021년 '예스리커버' 에디션

 

예스24 손민규 인문/사회/역사 MD는 "이야기의 감동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리커버 에디션이 책을 기억하는 독자들과 아직 읽지 못한 독자들 모두에게 뜻깊은 의미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선물할 일 많은 시즌, 리커버 에디션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특별한 마음을 전해 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박완서 저
세계사
[예스리커버] 필경사 바틀비
[예스리커버]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저 | 공진호 역
문학동네
책과 노니는 집
책과 노니는 집
이영서 글 | 김동성 그림
문학동네
역사의 쓸모
역사의 쓸모
최태성 저
다산초당
불량한 자전거 여행 1,2권 세트
불량한 자전거 여행 1,2권 세트
김남중 글 | 허태준,문인혜 그림
창비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보도 섀퍼 글 | 원유미 그림 | 김준광 역
을파소(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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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 「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이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기나긴 하루』,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