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출간된 유유출판사의 『우리말 어감 사전』이 어린이 버전으로 출간되었다. 사전 편찬의 장인인 저자 ‘안상순’이 국어사전에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우리말의 속뜻을 고스란히 담아 알려 주는 『우리말 어감 사전』은 국내 독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책만큼 우리말의 ‘어감’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 있을까. 다락원 출판사는 올 해 『우리말 어감 사전』의 어린이 버전인,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을 만들었다. 저자 안상순이 책에 담은 의미는 그대로 가져오되, 최대한 어린이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책을 먼저 펴낸 유유출판사 사공영 편집자와 어린이 버전을 출간한 다락원출판사 최운선 편집장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어본다.
안녕하세요? 우선 각 출판사의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유유출판사 (사공영 편집자) : 안녕하세요? 유유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사공영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안상순 선생님께서 쓰신 『우리말 어감사전』을 편집했습니다.
다락원출판사 (최운선 편집장) : 안녕하세요? 다락원에서 어린이 대상 도서를 편집하는 최운선이라고 합니다. 저희 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양서와 학습서를 주로 만들고 있습니다.
유유출판사 『우리말 어감 사전』의 어린이 버전 책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책 이름이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신다면요?
다락원출판사 (최운선 편집장) : 『우리말 어감사전』의 부제가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인데, 어린이들이 정말 어려워하는 우리말 공부 중 하나가 바로 ‘정확한 어휘 선택’입니다. 어른인 저에게도 어려운 것이니까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사전』은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여 정확한 어휘를 선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책입니다. 아이들이 말의 속뜻과 어감을 파악하여 비슷한 듯 다른 단어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유유출판사의 『우리말 어감사전』은 이미 많은 분들께 사랑받은 책인데요, 어린이 버전이 나온다고 하니 어떤 점이 다르고 비슷할지 궁금했어요. 설명을 들어보니 이해가 잘 되는데요, 수많은 책들 중에 특별히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사전』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락원출판사 (최운선 편집장) : ‘수영’과 ‘헤엄’은 같은 단어일까요? ‘물고기’와 ‘생선’은 대체 무엇이 다를까요?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들은 뜻이 비슷한 유사어인 듯 보이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쓰임새와 어감은 다릅니다. 아이들이 말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 보다 여러 가지 속뜻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이 책을 기획하였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우리말 어감사전』을 어린이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사전』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던 게 이 책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이번에 다락원 출판사에서 『우리말 어감사전』의 어린이 버전인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사전』이 출간됐습니다. 그만큼 성인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인문분야에서 베스트셀러로 올라가 있는데요, 이렇게 『우리말 어감사전』책이 독자들에게 꾸준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유출판사 (사공영 편집자) :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독자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읽어 주셨어요. 감사한 일이고, 왜 잘 팔렸는지는 꾸준히 찾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음 책 기획에 참고하려고요!
저희 유유에 안상순 선생님을 소개해 주신 분이 네이버, 다음, 카카오 사전의 기본 틀을 디자인하신 정철 선생님이십니다. 정철 선생님은 유유에서 『사전 보는 법』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어요. 그 책을 보면 ‘종이사전을 사는 사람이 줄어들다가 결국 없어지는 상황에 이르렀고, 수요가 없는 종이사전, 즉 판매되지 않는 종이사전은 개정되거나 새롭게 편찬될 기회를 잃었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30년 전에 쓰인 사전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이라는 걸 저도 책을 만들면서 알게 되었어요. 놀랍고 안타깝죠.
그러니까 안상순 선생님께서는 개정과 편찬 기회를 살피시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자료를 모아 오셨을 거예요. 제가 받은 초고는 지금 책으로 엮인 것보다 훨씬 분량이 많았답니다. 즉 분명히 필요하지만 기회가 없어서 대중과 독자에게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사전이 아닌 단행본, 선생님 첫 단독 저서에 담아 내신 거고, 그걸 의심 많았던 저보다 독자님들께서 더 잘 알아봐 주신 것 같아요.
가장 궁금한 건, 『우리말 어감사전』을 처음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사실 ‘어감’, ‘속뜻’ 등 우리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이렇게 클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는데요. 유유출판사에서는 어떤 점을 보시고 이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유유출판사 (사공영 편집자) : ‘읽는 사전’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정말 좋았어요. 과거에 사전은 ‘읽는 책’이기보다 ‘검색 도구’의 성격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사람들이 쓰는 검색 도구는 사전이 아니라 인터넷이죠. 즉, 검색이 사전을 삼켜 버렸지만 이런 시대에도 사전을 꾸준히 ‘사서 볼 만한 책’으로 꾸리려면 사전에 관점이 생겨야 하고, 사전에도 독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좋았어요.
이 이야기도 정철 선생님와 안상순 선생님 두 분이 거듭 제게 해 주신 말씀이에요.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니까 출간 의의는 확실한데, ‘어감’이라는 키워드는 저희가 제안했어요. 독자님들께는 이런 취지나 의의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어감이 비슷한데 왜인지 헷갈리는 말들의 차이가 뭔지 아시나요?” 하는 식으로 질문을 던져야 선생님 뜻을 전할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사전』, 『우리말 어감사전』 을 꼭 읽었으면 하는 분들이 있을까요?
유유출판사 (사공영 편집자) : 연령이 다른 독자와 말글 공부를 함께하는 분들께 두 책을 함께 권해드리면 좋을 듯합니다. 선생님과 학생,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보면 좋지 않을까요? 한창 편집할 때 어린이 독자를 떠올린 적은 많지 않지만, 출간 후에 꽤 많은 독자님들께서 “아이가 헷갈려했던 단어들의 차이를 이 책을 보고 명확하게 알려줄 수 있어 좋았다”라는 감상평을 남겨 주셨어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이라면 읽고 알려 주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락원출판사 (최운선 편집장) : 『우리말 어감사전』의 들어가는 말에 쓰신, “모호한 ‘감’으로 익힌 한국어에서 단단한 ‘앎’에 기반한 한국어로”라는 문장이 이 책의 성격을 표현하는 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문장을 보고 저도 이 책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마 저처럼 저 문장을 보고 우리말을 더 ‘단단하게’ 알고 싶은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분들이 꼭 보셨으면 합니다. 또한, 『우리말 어감사전』이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보는 것에 놀랐습니다. 아마도 먼저 읽었던 주변 어른들의 추천 덕분이었겠지요? 이렇게 권해 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 줄 때, 아이에게는 아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어른에게는 어른에게 적합한 책을 추천해 주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출간 계획이 있다면 살짝 소개해주세요.
유유출판사 (사공영 편집자) : 우리말을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하고 싶어 하는 독자님들이 제 예상보다 많다는 걸 확인한 만큼 우리말에 관한 책은 꾸준히 기획하고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우리말 동사 설명서 『동사의 맛』을 잇는 ‘부사의 맛’, ‘명사의 맛’도 만들어 보고 싶고, ‘우리말 ○○ 사전’을 몇 권 더 만들어서 독자님들께 ‘사전도 읽는 책이다’, ‘우리에게는 이제 읽는 사전이 필요하다’는 사전 전문가 선생님들의 뜻을 더 깊이 전하고 싶습니다.
다락원출판사 (최운선 편집장) : 그동안 다락원 ‘어린이출판부’에서는 어린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는 도서들을 주로 출간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는 걸 점점 더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이 알고 싶고, 보고 싶은 세상의 모든 궁금한 이야기,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 저희의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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