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지역에서 밥벌이하면서 삶의 균형점을 찾으려 애쓰는 이야기이자 흥망성쇠를 담은 에세이로 희망찬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데도 왠지 희망차게 느껴진다. 나에게 맞는 삶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이야기이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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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저자

서울에서 기자와 기획자로 생활하던 저자는 강원도 여행길에 모델 하우스를 구경하다 덜컥 집을 계약했다. 말 그대로 충동구매였다. 집을 계약하고 양양으로 이주하기 전 2년간의 이야기와 양양 이주 후의 이야기를 담은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역에서 밥벌이하면서 삶의 균형점을 찾으려 애쓰는 이야기이자 흥망성쇠를 담은 에세이로 희망찬 미래를 담보하지 않는데도 왠지 희망차게 느껴진다. 나에게 맞는 삶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이야기이다.



여행 중에 집을 충동구매했다고 들었어요. 더군다나 집을 옮기는 게 아니라 사는 지역을 옮기는 일이라면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하게 되는 문제일 텐데요. 그런 결정을 순식간에 하셨어요.

강릉에 바람 쐬러 왔다가 우연히 아파트 분양 광고를 보고 심심한데 여기 구경이나 해볼까 하다가 계약을 하게 된 거였어요. 말 그대로 충동구매였어요. 그날 그 자리에서 30분도 안 걸렸을 거예요. 

서울에서는 가끔 쫓긴다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요. 작가님은 어떠셨나요. 갑자기 서울에서 양양으로 이주하기로 한 데에는 어떤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까요?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왔을 때는 ‘여기는 진짜 나와 안 맞는구나’ 싶었어요. 무엇보다 사람이 정말 ‘많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20년 가까이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익숙해지기는 했던 거 같아요. 그런 생각은 했었어요. 남편과 저, 둘이서 언젠가 나이가 들면 서울 말고 바다가 있는 마을에 가서 살면 좋겠다 했는데 그 언젠가가 지금이면 안 될 이유도 없지 않나 해서 사버리게 된 거예요. 

집을 사고 분양하는 아파트니까 2년의 준비하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2년 동안 준비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사고, 그때부터 지역에 갈 생각과 준비를 하게 된 거지 서울에서 도저히 못 살겠어, 라고 해서 가게 된 건 아니에요. 제가 원래 이동에 거부감은 없는 편이에요. 고민을 오래 안 하고 저지르는 스타일인 거 같아요. 

집을 계약하고 양양으로 이사하기 전 2년의 시간을 책에는 “희망과 불안과 결의가 파도처럼 왔다가 사라졌다”고 쓰셨어요. 일에 관한 고민이 가장 크셨을 거 같아요. 아무래도 서울을 떠나기 가장 어려운 것도 일자리 때문 아닌가 싶어요.

저는 서울에만 있는 일자리, 지식노동자이기 때문에 거기 가서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처음에는 ‘어떤 일을 할까’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곧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바뀌었어요. 서울이 아니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었을 때 답이 없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가 더 중요했어요. 서울에서 일하면서 주말마다 왔다 갔다 하면서 방법을 찾아볼까 싶기도 했고, 남편이 양양에 공방을 시작하면서 공방이 자리 잡으면 같이해볼 수도 있을 거고 그런 고민을 계속 했어요. 

10여 년의 기자, 기획자로서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시기였잖아요. 경력단절이라든지 그런 문제도 걱정되지 않으셨나요.

저는 자신을 이력서가 지저분한 글쓰기 노동자라고 부르는데요. 일에 대한 고민은 늘 갖고 있어요.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시대니까요. 조직에서도 일해보고 프리랜서로도 일해보고. 선형적으로 성장하는 게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예를 들어 월급이 오르고 승진을 하고 집을 사고 이런 식으로요. 저는 삶이라는 게 선형적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되돌아가기도 하고 옆길로도 새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서울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또 서울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있다고 쓰셨는데요. 모두 서울에서 살고 싶어 할 것 같지만, 작가님 말씀처럼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요. ‘내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일까’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서울에서의 생활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살고 싶지 않은 곳에서 살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서울에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살고 싶은 곳에 살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수도 있지 않나 싶었어요.

사람들이 무언가 시도를 하기 어려운 데에는 새로운 환경이나 선택에 대한 두려움도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서울에서 살아봤기 때문에 서울을 떠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책에도 적었지만, 많이 알아서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지 못해서 다른 삶을 꿈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해요. 삶의 방식에도 다양성이 중요하고 상상에도 토대가 필요하죠. 

「땐뽀걸즈」의 제작기를 담은 책을 만드셨잖아요. 작가님께서도 지역에서 나고 자란 만큼 지역과 지역 청소년을 특별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제가 지역에서 나고 자란 것, 어른이 되고 결혼은 했는데 부모는 되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으로서 미래 세대에게 책임감과 부채감을 갖고 있는 것이 함께 작용해서 지역 청소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3루에서 태어났는데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있죠. 지금 서울의 아이들이 3루에서 태어났다면, 지역의 아이들은 3루타를 쳐야 해요. 지역과 수도권의 격차는 제가 자라던 시절보다 더 커졌는데, 지역의 청소년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도 지역을 떠나 살아가는 것도 더 쉽지 않은 세상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요.



*김희주

경상도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배우고 일하다 양양에서 살고 있다. 15년 동안 기자, 기획자, 프리랜서 에디터, 학원 강사, 출판사 대표, 가구 공방 운영자 등 직업 수집가로 살았다. 지금은 양양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서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희주 저
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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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