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엘르>,
『포토 랭귀지 Photo Language』를 쓰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지난 40년간 패션, 커머셜, 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워낙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하다 보니, 무엇이 나의 메인 장르인지 설명하기가 어려웠는데요. 살아가다 보니 결국 하나의 장르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성’이 ‘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요. ‘다양성’이라는 나의 영역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간의 활동을 아카이빙해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부제가 ‘크리에이티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예요.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라시나요?
마케터, 디자이너, 에디터, 광고인, 브랜딩 전문가 등 크레이티브한 작업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요즘이야말로 비주얼로 소통하는 시대잖아요. 어떻게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고, 만들어내는지 저만의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크리에이티브한 비주얼 아트나 문화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이 아닌,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패션 사진부터 예술 사진까지 찍을 때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어요. <우아한 인생>의 경우 갤러리에 전시되고 판매까지 이어지며 화제를 모았죠. 매번 새롭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동력은 어디에서 오나요?
이미 누군가 시도했던 표현보다 더욱 새로운 이미지로 소통하고자 노력해요. 작업 대상이나 주제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해서 연구하고 치중하죠. 이를테면 카드 회사의 광고 사진을 찍기 위해 화폐의 역사에 관한 책을 보는 식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항상 새롭게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그런 고민들이 저를 단순한 기록자가 아닌 창작자로 살아남게 했고요.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까지,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도 보지 못했고, 생각하지 못한 것을 표현하는 것을 하나의 중요한 지향점으로 생각합니다. ‘얼마나 독창적인가’를 봐요. 의뢰받은 작품의 경우,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또 하나는 ‘스토리텔링’인데요. 제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면 이미지보다 먼저 이야기를 떠올려요. 아름다움 자체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아름다움이 어디서 왔는가를 함께 들려주면, 작품의 의미와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꼽기 어려울 정도로 대표작이 많아요. 故 이어령, 백남준 등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인들의 모습도 찍으셨고요. 책에 실린 작품 중에서, 작가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대림미술관에서 진행한 <몸> 개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오리지널리티와 개인적 작품 세계의 철학이 가장 많이 정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몸은 아주 오래전부터 예술의 주요 소재였는데요. 때로, 누드는 천박한 에로티시즘으로 폄하되지만 작가에게는 여전히 생명력과 아름다움의 대상이에요. 이 작품은 육감적인 포르노그래피와 차원이 다른 고품격 에로티시즘을 표현했어요. 그 당시 큰 관심을 끌었고, 미술관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해, 이후 미국 웨슬리안대학의 초청 전시로도 이어져 의미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국내 대표 사진작가,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아티스트로 불립니다. 작가님이 떠올리는 수식어도 궁금한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김용호란 어떤 사람인가요?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저의 작업이 다양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요. 이러한 고민들이 작품에 반영되는 것 같고요. <벨 에포크>의 경우, 1909년 파리의 한 마드모아젤이 2009년 서울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요. 2009년의 소녀 또한 1909년의 또 다른 자신을 생각하죠. <피안(연)>은 강 저쪽 둔덕인 피안을 꿈꾸며 “다른 세상에서 나를 보다. 보는 것도 나고 보이는 것도 나다”라는 철학으로 작업했습니다.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주로 기업 이미지 작업을 하고 있어요. 여름이니 피안과 백일홍을 찍기도 하고요. 촬영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책 제목처럼 저의 작업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우연히 일어나는 일에 맞춰 대상과 소통하고 셔터를 누르기도 해요. 그런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기에, 어떤 우연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메이킹 포토’라는 개념으로 <범 :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범 : 같은 나뭇가지에 핀 꽃도 지난해의 그 꽃이 아니더라> 이후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채널예스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나 조언이 있으신지요.
No Philosophy, No Creative.
*김용호 상업 사진과 예술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수많은 히트 작품을 탄생시킨 국내 대표 사진가. 김남조 시인은 “그는 사진가이기보다는 사상가이다”라고 평가했다. 오랜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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