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사람들 앞에서 아는 척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친구들과 대화 중에, 직장 동료와 식사를 하며, 김 부장님 앞에서 발표를 할 때. 바로 그 순간 내가 아는 지식을 뽐낸다면 당신은 다른 누구보다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복잡한 교양 상식을 쉽고 명료하게 풀어낸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는 그런 열망을 가진 당신에게 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각종 매체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그런데 그중에서 정작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얼마나 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지만, 지식의 빈틈이 많아지고 있다. 포퓰리즘, 페미니즘, 기후 위기, 존엄사, 메타버스 등은 우리가 여러 매체에서 수없이 들으며 익숙해진 주제들이다. 그러나 정작 마음먹고 사람들 앞에서 설명하려고 하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이는 파편화된 지식만이 머릿속에 엉성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지식의 빈틈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와 공동 저자 두 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도비(김도균) : 무지몽매한 청년들의 알기 위한 대화 <몰라도 아는척>을 팟캐스트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이어 나가고 있는 '도비(김도균)'과 '양말(이용주)'입니다. 저희는 좋게 얘기하면 '선한 사회를 꿈꾸는 이웃 시민'이고, 나쁘게 말하면 '몽상가'였어요. 먹고 살 문제로 바쁜 와중에도 좋은 사회의 조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죠.
사실 서로 다른 지역에 살게 되면 이런 대화를 안 하게 될 줄 알았는데, 대체재가 없더군요. 그렇게 ‘우리 관심사를 서로 멀리서 살더라도 온라인으로 늘어놓자! 그런데 그냥 하면 좀 아까우니까 방송의 형태로 남겨도 보자!’가 팟캐스트와 이 책의 시작이었어요. 저희가 꿈꾸는 ‘선한 사회’를 위해 대화하고, 배우고 고민한 3년간의 기록을 정리한 것이 바로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입니다.
책에서 보면 본인을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어떻게 교양 책을 집필하게 되셨나요?
양말(이용주) : 저희는 정말로 평범합니다. 정신없이 변화해가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에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고, 배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우리도 선과 정의에 대해서 고민하고 질문하고는 하지만, 자신 주변에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의 정의와 불행만을 감당하는 사람들이에요. 나로 인해 상처받기를 바라지 않을 뿐이죠.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자신을 자주 되돌아보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조그마한 선이라도 공유하고, 알려 나가면 분명 더 나은 내일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오디오클립 <몰라도 아는 척>이 시즌2를 맞이했다고 들었어요. 시즌2에는 어떤 내용들을 다루실 예정인가요?
도비(김도균) :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몰라도 아는 척하는 것은 똑같으니까요.(웃음) 하지만 이제 저희가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회사원이 되었고 정신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방송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고, 진행하는 방식에 변화를 줬어요. 시즌1은 '도비(김도균)'와 '양말(이용주)'이 각자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사회적 논제와 트렌드에 대해 각자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는데요. 책도 나오고, 저희를 찾는 분도 많아진다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형태는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콘텐츠라면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청취자분들도 이야기를 따라가기 쉬울 테니까요.
집필하시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양말(이용주) : 아무래도 저희의 포지션이죠. 연구자였으면 이렇게 광범위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배경 정보를 정리하는 데만 몇 달을 보냈을 거예요. 대신 그분들이 할 수 없는 역할, 이를테면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는 많은 사람이 건널 수 있게 튼튼한 다리를 천천히 쌓아 올리는 책이라기보다는, 우선 강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옆에 놓아주는 책입니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나 다리가 완공되면, 별 볼 일 없어질 운명이지만 나름의 역할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다룬 주제 중 가장 집필하기 어려웠던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도비(김도균) : 어느 하나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지식의 최전선에 계신 분들의 작업에 비하면 쉽게 쓰였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한 주제를 뽑자면 ‘페미니즘’입니다. ‘남자들이 하는 페미니즘 이야기’가 어떻게 비칠지 굉장히 고민이 많았어요.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은 오해와 편견이 퍼져있고, 여성도 아닌 저희가 페미니즘에 관련된 담론을 책에 적을 당위성이 있을지 꽤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즘과 젠더를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저희가 사회에 대해 가진 기시감, 남성성과 가부장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 수 없었어요. 그런 저희의 고민이 제대로 된 문장으로 잘 전달되었을지가 걱정이긴 하지만, 저희의 이야기를 통해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활발한 담론이 형성되어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는 24개의 키워드를 다루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 주제 중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지금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둬야 할 주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양말(이용주) :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선택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감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지방의 각 도시는 자급력을 잃어버리며 하나씩 소멸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사람이 몰려드는 수도권은 그 인구를 흡수해가며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어요. 인구 감소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 그리고 지방 사람이 겪어야 하는 차별과 혐오의 확산. 이런 부분들을 해당 키워드에서 같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비(김도균) : 인간이 탄소 기반 사회를 구축한 지 200년이 채 안 지났는데도 찾아온 기후 위기는 이 사회가 지속이 불가능한 체제 속에 있음을 증명합니다. 문명의 혜택과 풍족함을 누릴 수 있는 세대에 운 좋게 태어났지만, 잘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착취를 통해 성립된 풍족함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런 고민을 「PART 3. 기후위기: 보는 걸 넘어 행동으로」에 담았습니다.
이후 어떤 작업을 이어가실 건가요? 앞으로의 작업이 궁금합니다.
양말(이용주) : 우선, 열심히 직장을 다니고 방송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방송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공부를 하다 보면 대본의 양이 쌓일 것이고, 이게 또 저희의 소중한 원고가 될 거 같습니다. 방송 <몰라도 아는척>이 시즌2를 맞이한 만큼, 저희의 책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역시 시즌2를 내는 것이 욕심입니다
도비(김도균) : 시간이 허락되는 한 계속해서 우리가 궁금한 ‘사회는 왜 아직도 행복하지 않지?’에 대한 의문과 답을 나름대로 찾아 나갈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몰라도 아는 척’이 아니라 타인에게 충분히 전달하고, 공감시킬만한 식견까지 갖출 수 있으면 더더욱 좋을 거 같고요. 저희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내 품 안의 사람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게,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함께 꿈꾸기 위해 '몰라도 아는척' 해보겠습니다.
*도비(김도균) 마케터를 꿈꿨으나 어느새 카피라이터이자 기획자로 살고 있다. 혼자 책으로만 읽고 고민하던 걸 양말과 만나 둘이 풀어가는 게 일상이다. 최근의 고민은 사회 적응자로 살아가기 위해 타협할지, 아니면 꿋꿋하게 밀고 나갈지에 대한 것. 글과 팟캐스트로 생각과 감정을 남기며 '선'과 '정의'에 대해 가볍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양말(이용주) 지방에서 나고 자랐는데, 직장생활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현재 목표는 열심히 돈을 모아 성공적으로 퇴사해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 좋아하는 것은 양말을 꼼지락거리며 시사와 교양을 즐기는 것. 어려운 주제가 나오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몰라도 아는 척하며 지식을 배워가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목표는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가 당당하게 들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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