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는 걸 아는 사람"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사는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는 걸 아는 사람. 몰라도 괜찮다는 걸 아는 사람.
글ㆍ사진 임나리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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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협조_비플러스 카페

'들여다보고 안아주는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 '시와'. 그의 두 번째 에세이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에는 음악가의 일과 삶의 기록이 담겨있다. 노래란 무엇이고 노래하는 사람이란 어떤 이인가. 시와는 거듭 자신에게 물으며 노래가 가진 힘을 확신하게 됐다.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내면도 응시하게 됐다. 그 과정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며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를 완성했다. 독립 음악가로 살며 감당해야 하는 많은 일과 고민들, 노래가 탄생하기까지의 순간과 그 안의 감정들도 이야기한다. 더없이 진솔한 목소리가 활자 너머로 들려온다. 시와의 노래가 그러하듯. 

가수 시와는 처음 무대에 오른 2006년부터 현재까지 노래를 짓고 부르며 살아가고 있다. 특수 교사로 일하면서 음악 치료를 공부하다가 음악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2007년 발매된 EP <시와,>를 시작으로 <소요 (逍遙)>, , <다녀왔습니다><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 등 정규 앨범 네 장과 미니앨범 두 장, 싱글 여덟 장을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중단되자 직접 관객을 찾아가서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콘서트 '노래 속의 대화'를 진행했다.



지치는 마음은 계속 오고 또 가고

올해 많이 바쁘셨을 것 같아요. 앨범 <잠 못 이루는 당신에게>도 발매됐고, 이번 책도 출간됐잖아요.

그랬네요. 2월에 EP를 내고 5월에 그 EP를 실물 음반으로 만드는 텀블벅을 했었거든요. 6월에는 단독 공연도 했고 또 이 책도 나왔으니까, 돌이켜 보면 바쁜 시간이었네요. 제가 짠 타임라인은 아닌 것 같은데...(웃음)

그런가요? 

네, 미리 계획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어요. 사실 올해 2월에 EP를 낼 때는 제가 에너지가 많이 없어서 좀 다운된 기분이었어요. 의욕적으로 뭘 하기보다는 이미 만들어둔 앨범을 공개하는 것에 만족하고, CD를 만들 생각을 못 했어요. 제작하는 데 또 힘을 내서 의욕적으로 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책에도 썼지만, (독립 음악가로서) 제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3월부터 다시 에너지가 살아나더라고요. 그래서 텀블벅도 열게 됐고, 덕분에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 힘으로 단독 공연도 하고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책은 올해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언제쯤일지 가늠을 잘 못하고 있었어요. 작년 11월에 1차로 원고 마감을 했고, 3월쯤에 추가로 글을 더 썼는데요. 그때부터 편집장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을에 나오는 계획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첫 번째 에세이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이후 10년 만에 나온 책이에요.

맞아요. 첫 책이 2012년에 나왔어요. 처음에 출판사에서 이번 책의 제안을 주셨을 때, 대번에 하겠다는 말씀을 못 드렸어요. 제가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10년 전에 책을 내고 나서도 '내가 더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생각했거든요. 아마 그건 '내 글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자신 없음 때문이기도 했겠죠. 이번 책은 음악가로서 사는 삶에 관해서 써보자는 제안을 받은 거였는데, 막상 하기로 마음먹은 뒤로 쓸 거리들은 생겼어요. 음반 작업하고 제작하면서 저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또 잘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망설였어요.

집필을 결심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음악 활동은 저의 자발적 의지로만 하게 되는 일이라, 계속 자가 발전해야 되는데요. 책은 외부에서 저를 원하고 제안을 하는 거니까 '이것에 기대서 가 봐도 괜찮겠다, 맨날 내 의지로 모든 걸 다 해봤는데 이번에는 누군가가 원하는 걸 해봐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어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야 되는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제안으로 시작하는 일도 해보고 싶었어요.

'음반과 음원 발매를 위한 음악가 겸 제작자의 일' 26가지에 대해서도 쓰셨는데요. 26번째는 '당장 떠오르지 않아 다 쓰지 못한 일들'이에요. 사실상 무한대인 거죠.(웃음)

네, 하려고 하면 더 많더라고요.

조금 지치는 마음도 있었던 걸까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이끄는 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걸까요? 

맞아요. 그런 지치는 마음은 계속 오고 또 가는 것 같아요. 사실 최근에도 그랬어요. 책도 냈고, 또 계획해둔 단독 공연이 있어서 그걸 알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공연 준비 자체보다 공연을 알리고 그것으로 성과를 얻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저의 기대만큼 쉽지 않은 걸 느끼면서 지치는 마음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닌데요, 요 며칠 사이에 제 생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제가 그렇게 힘들어 했던 게, 단순하게 정리하면 자기 연민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기 연민이요? 

이렇게 힘들게 무언가를 하는 나 자신에게 빠져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음악가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SNS를 하는 피로함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하거든요. 내가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잊는다, 그래서 뭐라도 자주 올리는 게 좋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쉽고 가볍게 그걸 해내기도 하는데, 또 어떤 사람들은 말 하나도 골라가면서 조심스럽게 하잖아요. 저와 제 친구들은 그런 편이에요. 그래서 SNS에 쓰는 말은 되게 밝고 경쾌하게 쓰지만 쓰는 마음은 가볍지 않다고 할까요. 저도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도 강요한 적은 없지만 나의 활동과 공연을 알리는 걸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게 실제로 힘든 일이라기보다는, 그걸 하는 내가 힘들어한다고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게 자기 연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SNS,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는」이라는 꼭지가 떠오르네요. 신경 안 쓰며 살고 싶지만, 어쨌든 손가락은 인스타그램 앱으로 향한다고 쓰셨죠. 

네. 자기 연민이라고 말하면 너무 납작하게 만든 것 같기는 하지만, 제가 저를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 맞는 것 같아요.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한다고, 내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하고 들여다보면,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닌 것 같거든요. 누구도 나한테 하라고 한 적도 없고 안 하면 정말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실제로 SNS를 안 하면서 활동을 이어가는 음악가들도 있고요. 그런데 내가 이걸 하는 건, 사실 SNS를 할 때의 달콤함도 있거든요. 늘 달콤하지 않고 늘 반응이 좋지는 않으니까 그게 힘들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를 하기 싫다고 하면서도 계속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만둘 수 있는데 안 그만둔 거니까. 이 책을 쓰면서 저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게 됐는데요. 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더라고요. 저는 그걸 풀어내는 게 노래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저의 복잡한 마음을 구구절절 다 말하는 걸 들어줄 만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었어요. 그래서 말을 안 하면서 지내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책을 쓰면서 사실은 제가 얼마나 말하고 싶었는지 알게 됐어요.(웃음) 그래서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쓴 것 같아요. 책을 쓴 이후로 저한테 그런 욕망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SNS를 할 때도 더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는 걸 아는 사람

'나를 음악 하는 사람 혹은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해도 될지' 고민하면서 첫 꼭지를 쓰셨어요. 이번 책을 쓰시면서 스스로에 대해 많이 질문하신 것 같아요. 

네, 책을 쓸 때도 그렇고 평소에도 많이 질문해요. 힘들면 질문하는 것 같아요. 질문의 방식은 직접 쓰는 건데요. 김하나 선생님께 배운 마인드맵도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웃음) 이를 테면 뭔가를 결정하거나 선택해야 할 시기인데 못하고 있을 때, 지금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고 있는지를 쓰는 편이에요. 왜 그런지, 어떤 마음인지, 무엇이 그렇게 복잡한지, 셀프 인터뷰하는 거예요. 아침 일기로 쓰기도 하고요. 메모장에 적어보기도 해요. 그게 자연스럽게 책에도 드러났던 것 같아요. 

평소에 긴 줄글을 쓰시진 않잖아요. 그런 점에서 책을 쓰는 경험이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나에 대해 더 알게 되는 부분이 있었나요? 

그렇죠. 이렇게 줄글로 써본 경험을 이전에 해본 적이 있는데, 앨범이나 싱글을 발매하면 음원 플랫폼에서 스페셜 콘텐츠를 내놓기도 해요. 저한테도 지면이 와서 셀프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음반을 만들고 완성한 후의 심정 같은 걸 써봤는데, 제가 제 마음을 더 잘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방식이 되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책 쓸 때도 이렇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스페셜 콘텐츠를 쓸 때는 질문과 답변으로 썼는데, 책에는 더 잘 어우러지게 녹이려고 했어요. 글을 쓰면서 '이번 꼭지에는 이런 내용을 쓰고 시작과 끝은 이렇게 해야지'하는 계획을 세웠던 게 아니에요. 그냥 쓰기 시작했어요. (글이) 가는 대로 두었는데, 저에게 묻고 답하는 글을 쓰면서 저를 더 알게 되는 게 있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쓰고 보니까 내 마음이 이렇다는 걸 알겠다'는 문장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알게 되니 어땠나요? 작가님은 어떤 사람인 것 같으세요?

나는 어떤 사람이냐, 그 생각을 4집 <다녀왔습니다>를 낼 때 엄청 많이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 질문을 잘 하지 않아요. '나는 누구인가'라든지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든지 '내가 나를 잘 모르겠어'라든지, 그런 걸 잘 하지 않아요. 나뿐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계속 변화하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제 인생을 다 살고 죽고 난 뒤에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나는 영원히 모르는 거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사는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는 걸 아는 사람. 몰라도 괜찮다는 걸 아는 사람. 

그걸 아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를 잘 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죠. 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을 텐데, 그건 내가 지금 보는 만큼만 아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제부터인가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 사람의 인생이 한 장의 사진이라고 한다면, 지금 저는 하나의 픽셀 위에 서 있는 거예요. 제가 사는 동안 점점 더 멀리서 그 사진을 바라보게 되고요. 지금은 하나의 점만 보고, 조금 더 커지면 어떤 형태까지 보이고, 죽는 시점이 오면 사진 전체가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고, 모를 수밖에 없고, 모른다고 말하게 된 것 같아요.

작가님의 노래에는 여백이 많은데요. 책은 그보다 여백이 적은 것 같아요. 조금 더 빼곡하게 이야기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맞아요. 그런데 여백이 있긴 있어요?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백을 느낀 부분도 있었어요. 「노래 한번 해 보라는 말」이라는 글이 그랬는데요. '노래하러 간 곳이 아닌데 노래하기를 요청받는 때'에 대해 쓰셨잖아요. 생각 끝에 '나는 그 부탁이 싫었다는 것'을 알게 되셨는데, 글의 마지막에서 '노래 아닌 다른 일을 하러 간 곳에서 노래를 부탁 받고, 노래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라고 쓰셨어요.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아, 그게 어떤 이야기냐 하면요. 그 글 안에서는 누구의 이야기인지 드러나지 않게 하고 싶어서 시점을 조금 불분명하게 썼는데요. 사실은 친구들과 만나서 (그런 요청을 받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한 다음 날 노래를 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노래하러 간 자리가 아닌데 누군가 노래를 해달라고 했을 때, 그동안은 저의 마음을 잘 모르고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노래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서 제 마음을 알았어요. 나는 그걸 정말 싫어하는구나. 그래서 예전에는 상대방의 제안에 딸려가는 상황이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싫어한다는 걸 아는 상태로 내가 선택을 한 거예요. 노래하는 걸. 그게 차이점이었어요. 이전과 달리 주체가 저인 거죠. 내 감정을 알고 나서 한 선택이었어요. 싫어하는 나를 알지만 노래할 수 있다, 라는. 그게 여백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무례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게 놀라운데요?

그 분에게는 그게 무례가 아니었겠죠. 저도 예전에는 '무례'라는 인식이 없었어요. 10년 전에 낸 첫 책에 쓴 이야기인데, 심리 상담을 받을 때 선생님이 저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원하는 걸 더 크게 보는 사람인 것 같다'고 하셨었어요. 생각해 보니 제가 쭉 그래왔더라고요. 그랬기 때문에 노래를 요청 받았을 때도, 그게 무례하다는 생각보다는, '이 사람이 원하는데 내가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하는 것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요구를 하는 사람이) 있죠. 제가 입장을 밝히면 그제야 무례라고 생각하시기도 하고요. 무례인 걸 알지만 '얘기하면 될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부탁을 하시는 분들이 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요"라면서 이야기하시거든요. 그 말로 무례가 사라진다고 생각하시기도 하고, 조금 완충된다고 생각하시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제 쪽에서 더 입장을 확실하게 해야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어렵네요. 

그렇죠. 사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를 무례라고 규정하고 싶지는 않고요. 얼마든지 나한테 이야기해줄 수 있는데, 선택권을 나한테 주면 좋죠. 그러면 무례가 아닌 것 같아요. 



내 노래의 가장 큰 수혜자는 나

에세이는 '나'를 솔직하게 내보여야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꾸미거나 감추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요?

어떨까요... 그런데 쓴 사람만 아는 것 같아요. 자신이 솔직한지 아닌지는.

작가님은 어떠세요? 

저요? 솔직하게 쓸 수 있는 것만 쓴 것 같은데.(웃음) 책을 내고 보니까 '더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안 한 게 많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친한 친구가 책을 보더니 무언가 많이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냐고 했더니 네가 조심스러워서 말 못한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고, 자기는 그렇게 짐작이 된대요. 실제로 그랬을 것 같고요. 솔직할 수 있는 만큼의 이야기들은 책에 다 쓴 것 같아요. 아까 이야기한 「노래 한번 해 보라는 말」이라는 글처럼, 에피소드에 나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쓰기도 했는데요. 그런 식으로 아직 저한테 정리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써야 해서 조심스럽거나 하는 것들은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솔직할 수 있는 만큼 썼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6년 동안 노래를 만들고 불러오셨는데, 아직도 첫 녹음 때는 긴장한다고 쓰셨어요. '부르다 보면 나아질 거야'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신다고요. 

매번 새로운 일 같지 않아요? 매번 다른 상황이고. 기자님도 똑같이 인터뷰 하고 똑같이 글을 쓴다고 하지만, 만나는 사람이 다 다르잖아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그걸 글로 남기는 건 상대와의 상호작용이기도 한데, 누구를 만났고 어디에서 만났는지가 다 다르니까 매번 새로운 일처럼 느껴지실 것 같아요. 노래를 녹음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매번 새로워요. 우리만 그럴까요?(웃음) 안 그런 사람도 있겠죠?

작가님은 '여전히 긴장하고 헤매는 나'를 순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그러셨나요?

처음에는 안 그랬어요. 초기에 냈던 음반들은 내고 나서 안 들었어요. (음반을 들으면서) 이렇게 노래하는 내가 마음에 안 든다는 느낌이 분명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음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제가 녹음한 노래를 다시 듣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 들어요.(웃음) 그런 걸 보면 이제는 순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내가 그만큼이라는 걸. 지금은, 그만큼이죠.(웃음)

작가님의 노래를 들으면 옆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다독여주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음악을 들려주시는 분이 스스로에게는 냉정하다면, 팬의 입장에서 속상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은 자신도 잘 다독여주시는 분 같아서,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좋았어요.

그렇게 읽어주셔서 다행이에요.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결국, 이 노래의 가장 큰 수혜자는 나겠구나. 제 노래는 제가 제일 많이 듣잖아요. 부르는 순간에도 들으면서 부르니까. 듣는 분들에게 다정하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노래를 만드는 게, 사실은 나한테 진짜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아요. 이제는 그 사실을 계속 기억하게 돼요. 내일 공연이 있어서 오늘 인터뷰에 오기 전에 베이스 연주자 언니랑 합주하고 왔는데요. 

언니도 저도 요즘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합을 맞춰보기로 한 노래가 '곁에 있어도 될까'였어요. 그 노래를 부르는데 갑자기 언니가 연주를 하다가 멈추는 거예요. 자기한테 불러주는 노래 같아서 울컥했대요. 그런데 그 노래를 부르는 순간, 제 앞에 언니도 있었지만 그 노래를 듣는 저도 있었거든요. 둘이 같이 연주하면서 이 시간을 건너가는 힘을 서로에게 주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좋았어요. 여기에 와서 또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기분이 좋네요.

스스로를 '노래의 통로'라고 하셨어요. 작가님에게서 노래가 완성되어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남은 부분은 듣는 사람들에 의해 메워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메워져서 좋기도 하고요. 노래가 온전히 저로부터 시작된 게 아니어서도 좋아요. 매개가 되는 기분, 괜찮은 것 같아요. 무대에 서서 그 순간에만 생기는 어떤 감정이나 에너지를 보여주고, 관객은 그걸 받고, (무대 위의) 우리도 관객의 에너지를 받아서 무언가를 더 하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 제가 온전히 갖고 있는 걸 내놓는다기보다는 어디에서 보고 배운 것, 영향 받은 것을 주로 내놓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그 영향을 (관객에게) 드리고 저도 또 받고, 그렇게 계속 순환이 되는 것 같아요. 들어와서 나가고 또 들어오고 나가고. 그 기분이 좋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제가 세상의 일부라는 느낌인 것 같아요. 외롭지 않은 것 같아요.

책에서 몇몇 곡들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쓰셨는데, 그 또한 순환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의 꿈 이야기에서 노래가 만들어지기도 하고(<다녀왔습니다>), 노래 제목을 팬들과 같이 짓기도 하고요.('곁에 있어도 될까')

맞아요. 제가 음악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그런 걸 모르고 (노래가) 온전히 내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갈수록 저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알게 됐나 봐요. <다녀왔습니다>라는 노래도, 제가 그 전에 꿈에 관심을 갖고 꿈에 대한 책을 읽고 워크숍에 참여하고 그랬던 경험이 없었더라면, 상상을 못 해봤을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 작가님의 노래에는 여백이 많은데요. '그곳에 여백이 있는 이유'를 작가님도 알고 팬들도 알아주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런데 몰라도 돼요. 알아주지 않아도 돼요. 그 여백은 듣는 분이 자신의 이야기로 메울 수도 있으니까, 몰라도 돼요. 어제 같이 일하는 분들과 만날 일이 있었는데요. 10월 3일에 제가 참여한 컴필레이션 음반이 발매되거든요. 대전의 '복합문화공간 맞배집'이라는 곳에서 기획한 컴필레이션인데, 그 작업이 끝난 걸 기념하면서 함께 작업한 뮤지션이랑 뮤직비디오 만들어주신 분들을 만났어요. 같이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시러 갔는데 가게 이름이 '푼크툼(punctum)'이었어요. 들어본 단어인데 뜻이 뭐였더라? 하면서 찾아봤더니, 사진 작품을 감상할 때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걸 푼크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걸 알고 우리가 너무 기뻐했어요. 우리가 식사 자리에서 그런 대화를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음악을 만드는 마음도 푼크툼이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의 여백은 몰라도 되고, 듣는 분이 자기 경험에 비춰서 작품을 받아들여주시면 된다고 생각해요.



계속해보겠습니다

'노래 속의 대화'의 마지막 공연은 언제였나요? 

8월에 마지막으로 했어요. 이 책에 '노래 속의 대화' 이야기를 못 써서 아쉬웠어요.

은유 작가님의 『크게 그린 사람』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죠.(웃음)

맞아요. (웃음) '노래 속의 대화'에 대해서는, 관객으로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제 마음이 서지 않아서 이번 책에 못 쓰기도 했어요. 책을 내고 보니까 '썼어도 좋았을 텐데 왜 안 썼지? 『크게 그린 사람』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싶더라고요.(웃음) '노래 속의 대화'처럼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하는 공연은 작년까지 마무리를 했고요. 앞으로 이 공연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가 저의 숙제예요. 분명한 건, 좋아서 계속 하고 싶다는 거예요. 

관객에게 공연 신청을 받고 직접 찾아가서 노래를 부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렇게 보일 줄은 몰랐어요.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도 제가 기자님께 여쭤보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저는 하나의 이야기인데 되게 넓어지는 그런 대화가 좋더라고요. 대화라면 저의 이야기만 계속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도 들어야 되잖아요. 기계적인 주고받음이 아니라 파생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거기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런 걸 좋아해요. 그래서 '노래 속의 대화' 같은 공연도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3년 전에 '정말 나만이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찾는 중에 처음 생각한 거였어요. 노래를 하는 건 나의 이야기를 계속 하는 거니까, 그것을 듣는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연을 하면서 되게 좋은 순간들이 많았어요.

특히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한 번은 어느 남자 분이 부모님과 같이 '노래 속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는데요. 최근에 엄마가 정년퇴직을 하신 모양이에요. 그런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노래를 함께 듣는 시간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신청하셨대요. 실제로 '노래 속의 대화' 중에 제가 그 엄마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좋더라고요. 살아온 시간 전체를 들은 게 아니라 그냥 '요즘 어떤 마음으로 지내세요?'부터 시작된 건데, 요즘 어떤 마음인지 말한다는 건 그 시간이 다 담겨 있는 거더라고요. 그 시간이 되게 좋았어요. 

또 한 번은 친구 다섯 명이 모여서 신청을 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완벽한 사랑'이라는 노래를 신청했어요. 노래를 듣기 전과 들은 후에 다섯 친구가 '사랑이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그 대화 사이에 있다는 게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가까이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고, 제가 그 사이에 있다는 게 행복했어요. '노래 속의 대화'를 하면서 듣는 분들이 대화하는 걸 보는 것도 너무 좋은 거구나, 라는 걸 알았죠. 

팬들에게도 평생 기억에 남을 시간이 됐겠지만, 작가님께도 잊지 못할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한 번은 청각 장애인 분이 오셨어요. 보청기로 소리를 듣기도 하고 입술도 읽으시는 분이었는데, 혼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괜찮대요. 그런데 공연장에 가면 웅웅거려서 어려운 점이 있는 거죠. 그래서 '노래 속의 대화'처럼 가까이에서 음악을 듣고 직접 입술을 보면서 듣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하셨어요. 그때 그분과 대화하면서 공감을 많이 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이건 제 느낌인데, 진짜로 쉴 곳을 계속 찾고 있는 중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당시에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기억에 남았어요... 요즘은 편안하게 쉬시려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때 이후로 공연에 자주 오세요. 제가 공연에서 문자 통역, 수어 통역을 시작했거든요. 지난 6월 공연에도 오셨고 이번 공연도 예매했다고 하셨어요.

단독 공연을 앞두고 계시죠. 자막, 통역, 휠체어 이동까지 고려해서 준비하셨다고요. 항상 그렇게 해오셨어요?

올해부터 했죠. 몇 년 전에 단독 공연을 할 때도 이동이 불편한 분들에게 편한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그때는 공연장에 엘리베이터가 있었어요. 사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정도면 규모가 큰 편이라, 그만한 공연장에서 자주 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작은 공연장 중에는 그런 곳이 없어서 아예 1층에 위치한 곳을 찾았어요. 그런 일들에는 올해 더 많이 주목하기 시작했죠. 그러고 보니까 제가 특수 교사로 일했었는데 너무 마음을 덜 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살고 가르치는 일도 했었는데, 거기에서 떠나와서 음악을 하면서는 함께 하는 일을 안 하고 있었다는 걸 최근에 더 깨달았어요.

이번 공연의 이름이 '숨 쉬는 시간'입니다. '숨'이라는 노래도 지으셨는데요. 작가님께 '숨'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계속 곁에 있고 계속 쉬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것, 그래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특별한 것. 그런 거예요. 아마 저의 요가 선생님 때문에 그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항상 어떤 자세를 안내할 때 이 자세에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지금 나한테 필요한 동작인지 아닌지 확인할 때 숨이 되게 중요한 척도인 거예요. 

그래서 더 숨에 대해 인식하게 됐어요. 마치 '파랑새를 찾으러 전 세계를 떠돌아다녔는데 집에 있더라'라는 것처럼, 내가 늘 곁에 두고 있는 것이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굉장히 소중한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해요. 동시에, 숨이라는 건 사이가 있어야 쉬어지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이건 저의 친구를 통해서 생각하게 된 거예요. '숨'을 같이 작사한 친구가 있는데, 숨을 생각하면 무엇과 무엇의 사이가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생각을 갖게 됐어요. 이것도 요가 선생님과 친구에게 제가 영향 받은 것들이 노래로 나오는 것이네요.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이 책을 쓰면서 글을 쓰는 것이 즐겁다는 것도 알게 됐고, 글을 쓰는 동안 내 마음을 더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앞으로 더 쓰고 싶어요. 그리고 10월에 하는 단독 공연이 끝나면 새로운 음반 작업을 시작하려고 해요. 아직 곡은 하나도 없는데, 이제 쓰려고요.(웃음) 책이 될 글도 더 쓰고 싶고요. 노래도 계속 만들어 갈게요. 계속해보겠습니다.(웃음)

글이 좋아지고 재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몰라요. 제가 두려움을 깼나 봐요. 내가 쓸 수 있을까? 나한테 쓸 말이 있을까? 하는 장벽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쓰기 시작하니까, 어떻게 써야지 계획한 것도 아닌데, 쓰기 시작하니까 다음 글이 이어지더라고요. 아마도 잘 쓰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노래 만들기 수업을 할 때도 그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좋은 노래를 만들려고 하면 시작을 못할 수도 있다, 그냥 노래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노래를 만들고 나서 그걸 다듬어가면서 좋은 노래가 되는 거니까 시작하는 우리는 그냥 만드는 것에 목적을 두자, 라고 말해요. 제가 책을 쓰는 마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쓰는 것을 목적으로 했더니 재밌고 즐거웠어요. 그러다 보면 좋은 글이 될 수도 있고... 그 문턱을 하나 넘었나 봐요.



*시와(Siwa)

시와는 2006년에 홍대 앞 라이브 클럽 빵에서 노래하기 시작한 싱어송라이터이며, 누군가 자신의 음악을 들었을 때 마음속에 한 폭의 그림이 그려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있다.




나는 노래하는 시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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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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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시와는 2006년에 홍대 앞 라이브클럽 빵에서 노래하기 시작한 싱어 송라이터이며, 누군가 자신의 음악을 들었을 때 마음속에 한 폭의 그림이 그려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있다. 2007년에 빵 컴필레이션 3집 [history of Bbang]에 '화양연화'를 수록해 시간이 정박된 것 같은 아름다운 순간을 만났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시와가 직접 제작하고, 같은 해에 발표한 '길상사에서', '기차를 타고', '사실 난 아직', '랄랄라'가 실린 EP앨범 [시와,]는 이렇다 할 홍보 없이 꾸준한 공연과 자연스레 퍼져가는 입 소문 만으로도 지금까지 4번째 재판을 거듭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때면, 고요한 가운데 전해지는 몰입의 기운을 느끼는 것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는 시와는 꾸준한 공연으로 그녀의 음악을 서서히 알려나가고 있던 중, 2009년에는 EBS space 공감의 헬로루키에 응모, 7월의 헬로루키로 선정되어 담백한 포크 음악이 주는 깊은 울림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또한 시와의 음악은 그녀의 바램처럼 한 폭의 그림이 연상되는 탓인지 유달리 영화음악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 EP앨범 [시와,]의 '길상사에서'는 이경원감독의 단편'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에, 1집에 실릴 곡들의 초기 버전은 김루리 감독의 단편 'two way two love'에 실렸다. 뿐만 아니라 영화를 위한 곡들을 새로 작곡하기도 했는데 그 중 김동령 감독의 'American Alley'(2009 야마가타 영화제에서 오가와신스케 상 수상)의 엔딩곡은 이번 앨범의 10번 트랙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와'는 사실 이집트에 있는 오아시스가 있는 사막의 이름이며 예전에 서교호텔 뒤에 있던 맥주바의 이름이기도 하다. 시와는 전시와 공연이 곧잘 열리던 그 가게에 자주 들르며 그곳에서 공연하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몇 달 후 가게가 사라진 후에야 클럽 공연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 공간을 떠올리고는 시와라는 이름을 스스로에게 붙여주었다.